[저격! 인터넷 신조어] '오버워치' 차고 '고오급' 레스토랑 가는 당신에게

2016년 07월 23일 19:00

고오급

 

[형용사] 품질이 뛰어나고 우수함. 품질이 지나치게 좋은 나머지 대중적 인기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유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한 한 게임 커뮤니티 회원의 평가에서 유래

 

품질이 뛰어나고 가치가 높은 것을 일컫는 말. ‘물건이나 시설 따위의 품질이 뛰어나고 값이 비쌈’을 뜻하는 ‘고급’과 같은 의미다.

 

이 표현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해 한 한 게임 커뮤니티 회원이 남긴 평가에서 유래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고급 레스토랑으로 풍자한 합성 이미지 - 나무위키 제공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블리자드 인기 게임 캐릭터들을 선택해 팀을 이뤄 공동 목표를 수행해 가는 ‘AOS’ 장르 게임이다. 많은 기대 속에 2015년 출시되었으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 하였다. 특히 국내외에서 압도적 인기를 끌고 있던, 비슷한 장르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성을 넘지 못 하였다.

 

이러던 중 한 게임 커뮤니티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고급 레스토랑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분식집에 비유한 글이 올라왔다. 이후 이 글에 달린 동조 댓글이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고급 레스토랑’이란 표현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댓글에는 ‘어릴때는 분식집의 자극적인 맛과 친구들과 떠들면서 떡볶이 먹는 재미에 빠져서 분식집을 선호하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고급진 분위기에서 최상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선호하게 되죠’라거나 ‘어릴때는 자극적인 맛때문에 롤을 하게 되지만 결국 나이 먹을수록 담백한 히오스를 하게 되는거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고급 레스토랑에 비유한 게임 커뮤니티 댓글 - 디시위키 제공

이 댓글이 바이럴을 탄 이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역설적 새 이름을 얻게 되었다. 장점이 많은 게임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인기 게임을 ‘분식집’으로 보이게 할만큼 훌륭한 게임은 아니라는 일반 게이머들의 평가를 반영한다.

 

게이머들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게임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온라인 대전을 할 상대를 찾기 힘든 것도 ‘고급 레스토랑이라 오래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동시에 당시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던 ‘오버워치’는 ‘고급 시계’, 콘텐츠에 대한 실망감이 일던 ‘디아블로3’는 고급 수면제, ‘하스 스톤’은 ‘고급 여관’이란 별명을 얻는 등 블리자드의 게임들이 일제히 개명을 하게 되었다.

 

‘오버 워치’는 베타 테스터로 선정되기 어려워 ‘고급 시계’로 불리게 되었다. ‘디아블로3’는 잠이 올 정도로 지루해서, ‘하스 스톤’은 게임의 배경이 신비의 여관이라 이런 별명이 붙었다.

 

당시 전반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지 못 하던 블리자드 게임들을 조롱하는 의미로 ‘고급’이란 표현을 사용한 셈이다. 헬조선에서 ‘노력’을 ‘노오력’이라고 강조해 말하듯, ‘고급’ 역시 ‘고오급’이라고 변형되었다.

 

‘고오급’은 처음에는 비하의 의미도 함께 담은 표현이었으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널리 쓰이게 되면서 차츰 진짜 ‘고급’을 의미하는 것으로 뉘앙스의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독특한 방식의 총쏘기 게임 ‘오버 워치’가 최근 정식 서비스 이후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고오급’의 비하적 의미는 더욱 옅어졌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FPS 게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FPS 게임 '오버워치' 이미지 -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버 워치’는 특유의 게임성을 인정받으며 출시 3주만에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3주간 1위를 지킨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밀어냈다. 여기에 ‘오버 워치’ 대항마로 꼽힌 ‘서든 어택 2’마저 여성 캐릭터 선정성 논란 등 저렴한 이슈와 함께 침몰하고 말았다.

 

‘고오급’은 이제 고급 상품을 다룬 온라인 뉴스 기사의 제목에도 쓰일 정도로 널리 퍼져가고 있다.  

 

‘노오력’이란 표현에 ‘노력’에 대한 사람들의 애증이 담겨 있는 것처럼 ‘고오급’에도 ‘고급’에 대한 사람들의 이중적 감정이 담겨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고급스러운 것을 찾아 누리고 싶어하는 마음과, 고급을 누림을 내세우는 사람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이 얽혀 있다는 관찰이다.

 

 

[생활 속 한마디]

 

A: 어제 36시간 줄선 끝에 우리나라에 처음 오픈한 ‘훽훽버거’를 맛볼 수 있었어요.
B: 오, 그런 ‘고오급’ 햄버거를 드시다니...

 

 

※ 편집자 주

‘저격! 인터넷 신조어’가 시즌2로 되돌아 왔습니다. 오늘도 인터넷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말들이 태어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기 때문에 이런 신조어들도 더 많이 태어나고 더 빨리 유행합니다. 사이트를 돌다 만나는 신조어의 뜻이 궁금하신 분들, 인터넷 언어의 렌즈로 세상의 변화를 엿보고 싶은 분들, 이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언어 교양을 채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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