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갓 데려온 강아지, 목욕시켜도 될까요?

2016년 09월 02일 20:00

편집자주

저출산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맞아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주 1회 개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담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도 모르고요. 기자의 경험과 결정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혹은 키우길 계획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기자네 개님, 하늘이를 소개합니다 :)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기자네 개님, 하늘이를 소개합니다 :)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 개소리 요약:

Q. 집에 갓 데려온 강아지 목욕시켜도 될까요?

A. 비상사태라는 전제하에 털을 잘 말리고 체온 유지 할 수 있으면 목욕시켜도 됩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해 6월, 나른함을 견디고 업무를 보고 있던 휴대폰이 ‘지이잉-’ 울렸습니다. 별 생각없이 메시지를 확인했던 저는 심장을 입을 틀어막으며 심장을 부여 잡았었지요. 가족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가족방에 가타부타 말도 없이 올라온 사진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사진을 보자마자 이렇게 소리칠 뻔했었네요.

 

“이 돼지 새끼는 뭐야!”

 

네, 사진의 정체는 강아지였습니다. 물에 쫄딱 젖은, 흰 수건 위에서,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의 강아지 말입니다.

 

충격과 공포의 돼지 새끼! 기자는 이 사진을 보고 정말 어디서 새끼 돼지를 데려온 줄 알았답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충격과 공포의 돼지 새끼! 기자는 이 사진을 보고 정말 어디서 새끼 돼지를 데려온 줄 알았답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 집에 온 첫날 목욕당한 개님

 

사진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수많은 질문이 생겨납니다. 몇 살이지? 돼지 같은데 종은 뭐지? 집에 먹을 건 있나? 장난감은? 목줄은? 동물 등록은? 여기저기 정보를 묻고 듣고 다니는 게 직업인 만큼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또 많아서 질문은 점점 구체적으로 파생됩니다.

 

‘엄마개 젖을 제대로 먹고 자란, 2개월은 된 강아지가 건강하고 좋다는데?’
‘믹스견이 유전병 없이 건강하다고 들었는데…’
‘목줄 보단 몸줄(하네스)을 사야겠지?’
‘맞다, 갓 데려온 강아지는 목욕시키면 안되고 집에 적응하고 안정될 때까지 하고싶은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데….’

 

마지막 질문까지 오자 가장 먼저 가족방에 던져야할 주제가 결정이 났습니다. PC버전 카카오톡 채팅창을 향해 키보드가 불이 납니다. 너무 어린 강아지는 체온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물에 젖으면 금방 저체온증이 와서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자료를 전달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연락처 어딘가에 있을 수의사 지인에게도 조언을 요청했습니다.

 

수의사 지인이 조언해주는 건 아주 간단합니다. 마치 제가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강아지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 집에 온 강아지는 이미 물에 쫄딱 젖은 상황입니다.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그 땐 어떻게 해야 하지요? 말줄임표와 함께 온 답은 간단합니다.

 

‘이미 목욕을 시켰으면 어쩔 수 없지. 물기를 잘 말려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수밖에.’

 

수의사 지인의 말을 전하기도 전에 가족방에는 또다시 새로운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털이 보송보송하게 말려진 억울한 눈의 강아지 사진이 말이지요. 제게 연락을 했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나 있었는데 절 놀리기 위해 그런 사진을 보냈었나 봅니다.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탈한 표정의 개님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탈한 표정의 개님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 목욕을 절대 시키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독자 여러분은 물에 젖었을 때 달달 떠는 강아지를 본적 있나요? 전 본적이 있어요. 첫날부터 목욕을 당했던 저희 강아지를 제가 처음 목욕시켰을 때였습니다. 따뜻한 물을 대야 받아 털을 적셨지요. 당시는 한여름이었고, 당최 강아지는 어느 정도 물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백지 상태였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강아지 목욕시키는데 물 온도 재겠다고 온도계를 들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다만 그간 목욕탕을 다닌 상식으로 볼 때, 체온이랑 온도가 비슷하면 미지근하게, 그보다 좀 높으면 물이 따끈따끈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아지는 어떤 온도를 좋아하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물에서 시작해 조금씩 찬물을 섞어 물 온도를 내리며 털에 적셨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제게는 좀 미지근하다고 생각한 물이 적셔지자 강아지는 무슨 사시나무 떨듯이 몸을 달달달 떨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개는 사람보다 2℃ 정도 체온이 높아, 사람에게는 미지근한 물이 차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시 본래 이야기로 돌아와 봅시다. 어디선가 데려와서 집에 처음 온 강아지는 어두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스스로가 적응할 때까지 그냥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여의치가 않을 수 있습니다. 저희 집 강아지는 데려올 때 온 몸이 오물로 잔뜩 묻어있었다고 합니다. 강아지를 데려온 어머니께서는 더러운 상태의 강아지를 실내에 그냥 내버려 둘수는 없어 목욕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신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키고 빠르게 털을 말렸습니다.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해 따뜻한 바람으로 말렸는데, 두 가지 유의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헤어드라이기를 가까이 대면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사람도 뜨거운데, 하물며 어린 강아지는 더하겠지요. 두 번째는 강아지들은 의외로 속털이 많아 끝까지 보송하게 잘 말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헤어드라이기 소리에 강아지가 스트레스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어린 강아지를 목욕시켜야 하는 비상 상황이라 헤어드라이기 소리까지 고려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저희 강아지는 그 상황을 무사히 넘기고 집에 안착했습니다.

 

 

털을 보송하게 잘 말리고 집안 적응 중인 개님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털을 보송하게 잘 말리고 집안 적응 중인 개님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그런데, 집에 온 첫날 목욕을 시키느냐 마느냐는 정말 아주, 매우 사소한 문제더라고요. 제게는 앞으로 산더미 같은 선택지가 기다리게 됩니다. 대체 어떤 선택인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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