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유전이다

2016년 09월 27일 06:00

깊어가는 가을,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가을은 고독한 계절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런 때에 유독 우울하거나 외롭다고 느끼시는 분들 계신가요? 사람들은 혼자일 때 고독, 즉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저마다 다 다른데, 이 외로움도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약학대학 연구진은 사회적 상황과 관계없이 영구적 외로움을 느끼는 유전자가 따로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영향 받을 확률이 가장 크긴 하지만 유전적으로 외로움을 더 잘 느끼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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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같은 수의 가족 및 친구가 있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중 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그다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반면 똑같은 상황의 다른 한 사람은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기도 한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이에 연구진은 미국의 50세 이상의 성인 10,760명의 유전자 및 건강 정보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 외로움의 정도를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외롭다는 것을 밝히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도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첫째, 당신은 얼마나 자주 다른 이들과의 교제가 부족하다고 느끼나요?
둘째, 당신은 얼마나 자주 소외감을 느끼나요?
셋째, 당신은 얼마나 자주 다른 이들에게서 자신이 고립되었다고 느끼나요?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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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설문조사를 통해 심각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비슷한 유전적 형질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전자 정보는 희귀 유전자의 요인을 모두 배제하고 일반적인 유전적 변수만을 고려해 분석했는데요. 외로움에 유전자 정보가 14~27%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다른 사람들보다 외로움을 유난히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외로움의 유전적 소인(素因, predisposition)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외로움이 신경증(장기간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되는 상태) 및 우울증과 함께 유전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외로움의 유전 형질이 정신분열증 및 양극성 장애, 심각한 우울증과 약하지만 관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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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전에 발표된 연구결과와는 다르게 도파민이나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특정 유전자와 외로움의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결과가 이렇게 다르게 나타난 이유는 이전의 연구는 유럽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반면, 이번 연구는 미국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를 이끈 에이브러햄 팔머 교수는 외로움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 메커니즘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바로 유전자 변이에 가능성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정신약리학(Neuropsychopharmacology)’ 저널에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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