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경 기자의 온도차 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美 대통령

2016년 10월 20일 19:00

※편집자 주
8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로 연수를 떠나 방문 연구원(visiting scholar)으로 있는 이현경 기자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온도차’는 온갖 도처에 널린 것들의 차이를 들여다본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건물인 로이스홀.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건물 중 하나인 로이스홀. UCLA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곳 중 하나다.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햇빛에 이제는 조금 적응했나 생각이 들 때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캠퍼스도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1년 내내 뜨거운 여름일 것만 같던 이곳에도 9월 중순이 넘어가자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났고, 새 학기가 시작됐고, 학생들이 캠퍼스에 돌아왔습니다. 긴장 반, 설렘 반의 신입생들이 만들어내는 대학 캠퍼스 특유의 분위기로 요즘 UCLA는 다소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칩니다.

 

UCLA는 10개 캘리포니아주립대(UC) 중에 한 곳입니다. 제일 처음 생긴 UC 대학의 ‘원조’는 1873년 문을 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입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Cal(캘)’이라고 얘기하면 이는 UC버클리를 가리킵니다.

 

1919년 UCLA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이름도 UCLA가 아니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UC버클리의 남쪽 분교라는 의미로 ‘UC's Southern Branch’로 불렸습니다. UCLA로 ‘격상’된 건 1927년입니다. 그리고 1929년 학부생 5500명이 입학하면서 종합대학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현재 UC 대학 10곳을 통틀어 노벨상 수상자는 총 62명 배출됐습니다. 그 중에서 UCLA에서는 20%에 가까운 13명이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 수상자는 201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이드 섀플리 명예교수입니다.

 

이밖에 미 대통령이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과학메달(National Science Medal) 수상자는 10명이나 됩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도 한명 배출했습니다.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 수상자는 3명이 나왔습니다.

 

영국 고등교육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의 2015년 전 세계 대학평가에서 UCLA는 16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QS의 올해 전 세계 대학평가에서 UCLA는 31위에 올랐습니다. 2010년 이후 UCLA는 연간 연구비만 10억 달러(약 1조1238억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 같은 분수대. 물이 위로 솟아 오르는 일반적인 분수와는 다른 형태를 고민한 끝ㅇ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제공
세계에서 유일하게 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분수대. 폭포를 연상시킨다. 물이 위로 솟아 오르는 일반적인 분수와는 다른 형태를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고 한다.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 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 첫 보고

 

UCLA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학문 분야는 의학입니다. 1956년 UCLA 메디컬센터는 세계 최초로 개흉술(open heart surgery)에 성공했습니다. 또 1964년에는 폴 테라사키(Paul Terasaki) 교수가 장기이식의 가능성을 처음 확인했습니다(테라사키 교수는 올해 1월 87세로 타계했습니다).

 

그리고 1981년 UCLA 의료진은 첫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 발생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UCLA는 지금까지도 에이즈 연구에서는 선두 주자로 꼽힙니다. UCLA는 에이즈 연구소(UCLA AIDS Institute)를 별도로 운영하면서 에이즈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를 밝혀냈고, 모유 수유를 통해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전달된다는 사실 등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5년간 UCLA 연구진은 에이즈 감염 경로를 연구할 수 있는 동물 모델을 만들었으며, 에이즈 치료에 효과가 있는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 임상 2상을 진행하는 등 에이즈 연구에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UCLA 메디컬센터의 자부심은 미 대통령을 치료하는 병원이라는 곳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현재 미 대통령이 서부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응급 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UCLA 메디컬센터에 우선적으로 이송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 UCLA의 또 다른 자부심, 브루인즈(Bruins)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스포츠팀의 상징인 곰(Bruins) 동상.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스포츠팀의 상징인 곰(Bruins) 동상. 캠퍼스 한 가운데 놓여 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 발 뒤꿈치는 사람들의 손길에 닳아서 반들반들해졌다.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제공

UCLA를 얘기할 때 스포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UCLA 캠퍼스는 1984년 개최된 LA올림픽 선수촌으로 쓰였습니다. 당시 기계체조와 테니스 경기가 UCLA에서 열렸습니다.

 

UCLA 출신 선수들은 미국 스포츠 역사에서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6차례 MVP를 따낸 전설적인 선수 카림 압둘-자바(Kareem Abdul-Jabbar),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최고의 쿼터백(공격수에게 공을 공급하는 포지션)으로 활약한 트로이 아이크만(Troy Aikman) 등이 모두 UCLA 출신입니다.

 

현재 프로선수로 활동하는 UCLA 졸업생은 120명이 넘습니다. 종합대학 중에서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 종목에 선수를 배출한 경우는 UCLA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UCLA 캠퍼스 중앙에는 UCLA 스포츠팀을 상징하는 곰(Bruins) 동상이 있습니다. 이 곰의 오른쪽 발을 만지면 행운이 따른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위로 살짝 치켜 든 발뒤꿈치가 닳아서 반들반들 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제공
미국 메이저리그의 첫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건물. 숫자 42는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로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매년 4월 15일은 재키 로빈슨을 기념하는 재키 로빈슨 데이로 모든 선수들이 42번이 찍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 하버드대? 사실은 UCLA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중앙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월도서관. 하버드대를 배경으로영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중앙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월도서관. 하버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금발이 너무해’ 촬영지로 사용됐다.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캘리포니아 주는 연중 일조량이 많고 날씨가 좋아 영화 산업이 발전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UCLA 캠퍼스도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나왔습니다. 2001년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배경은 동부에 위치한 하버드대이지만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도서관은 UCLA의 중앙도서관인 파월도서관입니다.   
 
또 2004년 국내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도 하버드 로스쿨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UCLA 캠퍼스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UCLA의 중앙도서관과 로이스홀 근처 계단은 한때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김래원과 김태희 계단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연중 일조량이 많고 날씨가 따뜻해 영화 산업이 발전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된다. 사진은 국내 드라마에 나왔던 계단.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제공
연중 일조량이 많고 날씨가 따뜻해 영화 산업이 발전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된다. 사진은 국내 한 드라마의 촬영지로 사용된 계단. - 로스앤젤레스=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캘리포니아 주 얼바인=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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