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가서 소원 빌려면, 이곳으로 가면 된다고~

2016년 11월 24일 16:30

◉ 고백 타임 003 :“고백을 하면, 나는 단오를 모른다” 


그동안의 여행을 돌아보면 기억에 생생히 남는 여행엔 공통점이 있었어. 바로 그 나라 또는 그 지역의 문화를 경험한 여행이더라고. 그렇다면 내 고향 강릉의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했지.

 

딱 떠오른 건 ‘강릉단오제’였어. 가장 크고 성대하게 열리는 축제거든. 매년 음력 5월 5일을 전후해서 열리는데 올해도 약 10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해. 올해 축제는 이미 지났고 내년 축제가 열릴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걸까.

 

그러다가 ‘강릉단오문화관’을 발견하게 됐어. 1월 1일, 설날, 추석날만 빼고 매일 문을 여는 곳이더라고. 내가 찾은 날엔 공연까지 관람할 수 있었어. 이곳을 돌아보고서야 알았어. 그동안 난 강릉단오제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걸. 그러면서 천 년을 이어온 축제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는 시간이었지.

   

✔ 강릉단오문화관 여행 포인트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 강릉단오문화관에서 발견한 세 가지를 고한다!


11년 전 이맘때였다.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땐 왜 선정됐는지 이유도 모른 채 기뻐했다. 11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너무 익숙해서 그 가치를 모른 채 즐겼던 강릉단오제를 강릉단오문화관에서 다시 본다. 사계절 내내 단오문화를 한눈에 보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 내년 강릉단오제를 기약하게 되는 곳, 강릉단오문화관에서 발견한 세 가지를 고한다.   

 

2004년 2월 개관한 강릉단오문화관. 전시동과 공연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 고기은 제공
2004년 2월 개관한 강릉단오문화관. 전시동과 공연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 고기은 제공

#1. 강릉 단오문화를 한눈에 쏙! 


[Back] 강릉단오문화관은 어떤 곳? 


성대한 강릉단오제 축제와는 달리 작은 규모의 전시실에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강릉 단오문화를 한눈에 쉽게 이해하는 데에는 이만한 장소가 없다. 창포물에 머리감기 체험을 할 수 없지만 왜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지를, 강릉단오제 때 마셨던 신주가 어떤 의미가 담겨 있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제의마당, 단오굿마당, 놀이마당 등으로 구성된 1층 전시실. - 고기은 제공
제의마당, 단오굿마당, 놀이마당 등으로 구성된 1층 전시실. - 고기은 제공

축제는 음력 5월 5일을 전후로 8일간 펼쳐지지만 실은 이미 한 달 전 음력 4월 5일부터 축제가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된다.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행사인 송신제까지 일련의 과정을 차례차례 읽어나갈 수 있다. 아는만큼 보이는 법. 강릉단오문화관을 관람하고 나면 내년 강릉단오제를 더 의미있게 경험할 수 있다. 

 

강릉 단오의 시작을 알리는 신주빚기(왼쪽). 사물놀이에서 북 대신 사용되는 강릉지역의 사물놀이 악기인 제금(오른쪽). - 고기은 제공
강릉 단오의 시작을 알리는 신주빚기(왼쪽). 사물놀이에서 북 대신 사용되는 강릉지역의 사물놀이 악기인 제금(오른쪽). - 고기은 제공

[Go] 강릉단오문화관 전시실에서 이것만은 꼭!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1. 대관령국사성황신 범일국사 설화 읽기- 탄생부터 비범한 범일국사. 그의 설화를 읽고 나면 왜 그가 강릉지역의 수호신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2. 소지올리기 간접 체험 - 갑자기 활활 타오르는 종이가 화면에 뜬다. 소지다. 단오제 기간 내내 사람들은 굿당에 모셔놓은 국사성황신 앞에서 소원을 빌며 소지를 올린다.


3. 관노가면극 등장인물 탐구 – 우리나라 유일의 무언가면극이다. 등장인물은 양반광대, 소매각시, 시시딱딱이 2명, 장자마리 2명. 총 다섯마당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흐름을 알고 공연을 보면 즐거움은 두 배!   

 

전시실 나오는 길. 강릉단오제 전체과정을 작은 디오라마로 한 번 더 복습하기! - 고기은 제공
전시실 나오는 길. 강릉단오제 전체과정을 작은 디오라마로 한 번 더 복습하기! - 고기은 제공

#2. 소원을 쓰면 내년 강릉단오제 소제 행사에 자동 참여?!


전시동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소망나무. 소원을 담은 종이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필자도 하얀 종이에 소원을 써서 소망나무에 걸었다. 이는 내년 강릉단오제 소제 행사 때 태운다고 한다. 소제는 신목과 신위를 비롯해 단오제단을 장식했던 각종 기물을 한자리에 모아 태우는 행사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행사에 자동 참여하는 뜻밖의 기회를 얻는다. 내년 강릉단오제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저마다의 간절한 소원이 달린 소망나무 - 고기은 제공
저마다의 간절한 소원이 달린 소망나무 - 고기은 제공

[Back] 강릉단오제, 천 년을 이어온 힘의 원동력은? 


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강릉단오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에는 분명한 힘이 있다. 그 원동력은 바로 민중이다. 2005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이유 또한 그러하다.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모두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날로 시작된 강릉단오제. 오늘날엔 도시축제로 커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것은 지역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라는 것이다. 단오 시작을 알리는 신주빚기는 강릉시민의 신주미 모으기로 시작한다.

 

축제에서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힘은 난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 고기은 제공
축제에서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힘은 난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 고기은 제공

민속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시대에서 원형 그대로를 꿋꿋이 지켜가고 있는 것 역시 강릉단오제가 가치 있는 이유다. 힘겨운 삶을 축제로 승화시키고, 천 년을 전승해오고 있다. 켜켜이 쌓인 감사와 믿음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바로 강릉 단오문화인 것이다. 변하지 않아서 시대가 달라도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하는 강릉단오제. 그래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경험을 공유하는 축제다. 강릉단오제가 오래오래 이어져 온 이유이자, 오래오래 이어져야 할 이유다. 

 

단오문화관 벽면의 대형 벽화. 강릉 어린이, 시민이 강릉단오제를 주제로 그린 1,000개의 타일그림. - 고기은 제공
단오문화관 벽면의 대형 벽화. 강릉 어린이, 시민이 강릉단오제를 주제로 그린 1,000개의 타일그림. - 고기은 제공

#3. 관람료는 무료, 감동은 보너스!     


전통문화 공연은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다.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에 거리감을 두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모든 게 낯설어서 호기심 있게 보인다. 더군다나 관람료가 무료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강릉단오문화관 공연동에서는 매달 다양한 전통문화 공연이 열린다. 전통창작연희극, 농악, 판소리, 가야금, 관노가면극, 퓨전국악공연 등 다채롭다.   

 

휠체어 6석을 포함해 총 459석의 객석을 갖추고 있는 공연장. 상설공연, 기획공연이 올려지며, 각 공연단체의 대관행사도 열리고 있다. - 고기은 제공
휠체어 6석을 포함해 총 459석의 객석을 갖추고 있는 공연장. 상설공연, 기획공연이 올려지며, 각 공연단체의 대관행사도 열리고 있다. - 고기은 제공

[Go] 11,12월 주요 공연 대공개! 일정에 맞춰 강릉여행 어때?    

 
1. 11월 30일 저녁 7시 30분 - 숙명가야금연주단 <가야금 For you>
*예매 및 문의 : 강릉단오문화관 033-660-3944


2. 12월 2, 6, 9일 - 강릉단오문화관 기획공연 <다노네, 다노세>


3. 12월 27, 28일 - 연희극단 해랑 <매화뎐>
*공연 시간 미정. 11월 말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공연 시간을 확인할 것.
http://www.danocenter.kr/   

 

필자가 찾은 날 관람한 다노세, 다노네. 강릉단오제 제례, 단오굿, 관노가면극과 더불어 신명나는 삼도무속사물놀이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 고기은 제공
필자가 찾은 날 관람한 ‘다노세, 다노네’. 강릉단오제 제례, 단오굿, 관노가면극과 더불어 신명나는 삼도무속사물놀이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 고기은 제공

고100 여행 정보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단오장길 1 (노암동 722-2)
- 관람시간 : 09:00~18:00
*연중무휴 (단,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 관람료 : 무료
- 매년 4~10월 청소년 및 가족을 대상으로 강릉단오제 역사문화탐방 실시. 강릉단오제 관련 유적지를 돌아보며 단오문화를 탐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별도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 예정
- 매년 3~10월 강릉단오문화관 전통문화교실 진행. 사물놀이, 장구, 모듬북, 민요교실, 북춤, 강릉농악 등을 주 2회, 8개월 동안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수강료는 3만원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 공고 예정. (2월 중순 모집 예정)
http://www.danocenter.kr/   
      

 

✔ 강릉단오문화관 여행 후기 한마디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도움 - 강릉단오제위원회 김동찬 상임이사, 강릉시청 문화예술과 김근호 주무관, 강릉단오제위원회 최유진 대리   

 

※ 고100 여행 : 고백한다. 여행을 좋아하면서 정작 고향엔 무심했음을. 그래서 고100한다. 고향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도 100곳(갈 곳, 먹을 곳, 즐길 곳, 잘 곳 등등)을 고(Go)해서 고(告)하겠다.  


※ 필자 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만에 고향 강릉으로 돌아와 강원도 구석구석을 여행 중이다. 최근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뷰레이크 타임>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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