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지식IN] ③독감 걸리면 죽을 수도 있나요?

2016년 12월 16일 09:00

아, 이럴 수가! 온몸이 욱신거리고 말 못할 고통(?)이 동반된다는 독감에 걸리셨군요. 이젠 회복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그러려면 독감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예로부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긴 했지만, 독감도 이길 수 있을지…. 최 대리의 하루를 함께 지켜보시죠.

 

(발병 1일차, 저녁 8:00)

몸이 으실으실한 것 같더니, 결국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 GIB 제공
몸이 으실으실한 것 같더니, 결국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 GIB 제공

아무래도 독감에 걸린 것 같습니다. 이미 병원은 문 닿은 시간이어서, 얼마 전 감기 걸렸을 때 받아온 약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열은 좀처럼 내리질 않고, 차도가 없습니다.

 

모기 물린 데에 무좀약을 바르는 격입니다. 전혀 의미가 없지요. 우리가 흔히 감기약이라고 부르는 약은 감기 증상을 일으킨 바이러스(원인균)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감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몸의 회복을 돕는 것들입니다. 열이 나면 해열제, 몸살 기운이 찾아오면 진통제, 어딘가 일으켰을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먹는 것이지요.


독감은 증세가 심할 경우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먹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충분히 쉬고 필요에 따라 해열제나 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상태가 나아집니다.

 

 (발병 2일차, 오전 8:30)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급하게 병원을 찾았습니다. - GIB 제공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급하게 병원을 찾았습니다. - GIB 제공

아픈 몸을 추스려 겨우 병원에 왔습니다. 의사에게 증상을 이야기하니, 진찰을 하더니 독감이 의심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독감검사를 권하네요. 이거 꼭 해야 하나요? 그냥 약 처방만 받고 싶은데요. 심하다고 하면 엉덩이 주사 맞고요.

독감이 의심되면,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독감검사를 제안합니다. 주로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간이항원검사를 진행하죠. 기다란 면봉을 코 안쪽으로 깊숙이 넣어 콧물을 채취해서 인플루엔자 A, B 바이러스의 항원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검사입니다. 하지만 이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져서, 독감인데도 음성반응이 나올 확률도 높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감은 증상이 나타난 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야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높다고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결과는 정확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확진검사보다는 정확성이 조금 떨어져도 결과를 빨리 알려주는 간이항원검사가 더 도움이 되겠네요.

  

대표적으로 독감의심환자에게 실시하는 두 종류의 독감검사, 처한 상황에 따라 알맞는 검사를 진행해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대표적으로 독감의심환자에게 실시하는 두 종류의 독감검사, 처한 상황에 따라 알맞는 검사를 진행해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발병 2일차, 오전 10:30) 

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 타미플루를 처방받았습니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 타미플루를 처방받았습니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돈을 더 내고 검사를 한 결과,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독감 약이라며 타미플루를 처방해 주었어요. 이거 근데 몇 년 전 유행했던 신종플루 약 아닌가요? 궁금해서 네X버에 검색해 봤더니 조류독감 치료제라고 하고요.

 

독감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독감이 심하지 않을 때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을 처방하는 방법입니다. 열이 높다면 해열제를, 기침이 심하다면 기침을 멈추게 해주는 약을 먹는 겁니다. 그리고 몸이 스스로 이겨내도록 기다리는 거지요.  

 

타미플루는 조류독감 치료제가 아니라 조류독감에도 효능이 있는, 항 인플루엔자바이러스제입니다.
타미플루는 조류독감 치료제가 아니라 조류독감에도 효능이 있는, 항 인플루엔자바이러스제입니다.

두 번째는 독감이 심하고 다른 합병증의 위험이 높을 때 바이러스가 번식하지 못하도록 막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겁니다. 타미플루는 대표적인 항바이러스 제로 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독감과 같은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발병 2일차, 오후 2:00)

 

위키미디어 제공
위키미디어 제공

아프고 나니 별게 다 걱정이네요. 혹시 타미플루도 항생제인가요?

 

아니오. 항바이러스제입니다. 항생제는 세균을 잡는 약이고요.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를 잡는 약이지요.

 

 

 

 

 

 

 

 

(발병 3일차, 오전 7:00)

 

독감 3일차, 큰 아이가 기침을 하기 시작합니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독감 3일차, 큰 아이가 기침을 하기 시작합니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어제까진 가족들이 무사했는데, 큰 아이가 미열과 기침 증상을 보입니다. 감기가 쉽게 옮는 것처럼 독감도 전염이 되겠죠? 독감은 어떻게 전염되나요?

 

독감은 독감 걸린 사람의 체액에 의해 전염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예를 들면 콧물이나 침)에 담겨있는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 가면서 전염되지요. 그래서 마스크가 꼭 필요한 겁니다.

 

그럼 독감의 숙주는 무엇인가요?

 

사람입니다. 독감을 만드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입니다. 가장 처음에는 새에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워낙에 변이가 많이 일어나 현재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숙주는 인간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발병 3일차, 오후 6:00)

마스크로 더 이상의 감염은 막아야 하겠습니다. - GIB 제공
마스크로 더 이상의 감염은 막아야 하겠습니다. - GIB 제공

아이까지 증상일 보이자 아내가 집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마스크가 정말 독감의 전파를 막아주나요?

 

네, 특히 이미 독감에 걸린 분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분비되는 분비물에 의해 전염된다는 걸 기억하고 꼭 사용해 주세요. 또 사용한 마스크는 다른 곳에 접촉하지 않고 깨끗이 소독해서 사용하고, 귀찮다면 그냥 1회용 마스크를 사용하세요.


아직 독감에 걸리지 않는 분들은 다른 사물과 자주 접촉하는 부분 – 예컨대 손 –을 수시로 깨끗이 씻어 체내에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아무래도 몸이 으실으실해서 퇴근 후에 따뜻한 곳에 몸을 지지러(?) 가야겠습니다. 혹시 땀을 빼면 독감이 낫는데 도움이 되나요?

 

그러지 마세요…. 땀은 체온 조절을 위해 나는 분비물입니다. 땀이 난다는 건 체온이 너무 높아 식혀야 한다는 뜻이고요. 독감처럼 몸이 제 컨디션이 아닐 때는 이런 체온조절 기능이 마비돼 함부로 땀을 흘리며 체온을 식히면 더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발병 4일차, 새벽 2:00)

설마 독감때문에 죽진 않겠죠?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설마 독감때문에 죽진 않겠죠?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벌써 꼬박 3일 째 열이 안 떨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독감에 걸려 죽은 사람도 있나요?

 

다행히 독감만으로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독감 증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폐렴’입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질병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합병증이 심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겠지요.

 

(발병 4일차, 오전 10:00)

다행히 4일 만에 독감을 이겨냈습니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다행히 4일 만에 독감을 이겨냈습니다!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 소스:GIB) 제공

 

서서히 열이 잡히더니, 새 세상이 열렸습니다. 혹시 이 독감이 지금 유행하고 있는 조류독감과는 상관없겠지요? 저는 닭은 아니니까요.

 

조류독감과 독감은 먼 친척입니다. 조류독감(AI)역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해 생깁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A형, B형, C형이 있으며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A형입니다. A형은 또 크게는 바이러스를 이루는 단백질, 헤마글루티닌(H)와 뉴라미니다제(N)의 형태차이로 구분하는데, H형에 16종류, N형에 9종류가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A형 독감은 H3N2형, 조류독감은 H5N6형입니다. 단백질의 조합에 따라 숙주, 전염력, 발생증상이 모두 달라집니다.

 

다행히 발병 4일 만에 겨우 쾌차한 최 대리. 사람이 아프면 면역력뿐만 아니라 멘탈도 약해지죠. 이렇게 독감은 정말 무서운 질병입니다. 부디 미리미리 여건에 맞는 예방접종으로 예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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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주

예년보다 빠른 독감때문에 난리입니다만. 사람들에게 빠르게 알려져야할 독감정보들이 다른 이슈에 묻혀 전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3회에 걸쳐 반드시 알아야하는 독감에 대한 지식을 전해드립니다. 추운 날씨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염지현 기자 ginny@donga.com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한세희 기자 h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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