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는 진품”…컴퓨터 영상분석, DNA 분석 등 과학기법 총동원 결과

2016년 12월 19일 19:00

 

진품 여부로 논란을 빚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 천경자 제공
진품 여부로 논란을 빚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 천경자 제공

1991년 이후 26년간 위작 논란에 휩싸였던 고 천경자 화백(1924-2015)의 그림 '미인도'가 진품으로 결론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가짜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을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천 화백은 1977년 중앙정보부 간부에게 미인도를 선물했다. 이후 미인도는 한동안 행방이 묘연하다가 1991년 갑자기 국립현대미술관에 나타났는데, 천 화백이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위작 논란은 시작됐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은 X선과 원적외선 촬영 등을 동원해 진짜라고 판별했지만, 8년 뒤 작품을 위조했다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작년 천 화백이 별세한 뒤 그의 차녀 김정희(62)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사건은 더욱 커졌다.


검찰은 미인도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컴퓨터 영상분석, DNA 분석 등 과학감정 기법을 총동원했다. 미인도에 포함돼 있을지 모를 사람 유전자를 분석했지만 천 화백이나 위작범으로 알려진 권춘식씨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검찰은 수학에 기반을 둔 ‘웨이블릿(Wavelet) 변환 분석’을 국내 최초로 사용하기도 했다. 웨이블릿 변환은 2008년 잉그리드 도비시 미국 듀크대 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로, 원작 그림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꾼다. 그리고 그림의 일부를 확대한 뒤 물감이 칠해진 층별로 나눠 붓칠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여기서 붓칠을 할 때 얼마나 머뭇거렸는지를 수치로 표현하고, 작가의 원작 그림과 머뭇거리는 정도를 비교해 수치가 높으면 위작이라고 판단한다. 아무리 똑같이 베껴 그려도 물감층마다 붓칠의 세기나 강도까지 같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서울중앙지검은 미인도가 진품이 맞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검찰은 미인도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으로 넘어갔다가 김 부장이 사형당한 뒤 재산환수과정에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미술품 감정에 어떤 과학적 방법이 사용되나가 궁금하면 다음 기사 참조

☞ 천화백 별세…끝나지 않은 ‘미인도’ 위작 논란

 


변지민 기자

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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