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사람에게 전염되나요?

2016년 12월 20일 17:00

GIB 제공
GIB 제공

지난 11월 16일 국내에서 발생이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은 현재까지 가금류 2000만 마리의 목숨을 뺏어갔습니다. 물론 그중 대부분의 녀석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고기’가 될 운명이었겠지만, 누군가에겐 자식같은 존재였고, 누군가에겐 생업의 현장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겐 올 한해 열심히 살았다는 훈장이었을지 모릅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냐’며 탄식하고 발은 구르지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 관계자들의 비통한 마음을 헤아리기엔 턱없이 부족하겠지요. 어찌 그 마음을 다 헤아리겠습니까.

 

●혹시 옮으면 어쩌지?

 

처분 당한 새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혹여 조류독감의 피해가 다른 방식과 유형으로 나에게 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앞서 가장 궁금했던 ‘먹거리’에 대한 걱정을 내려놨으니(관련기사 ☞ 조류독감인데, 치킨 먹어도 되나요?), 이젠 직접적인 ‘감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전염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예방’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홈페이지를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팝업창이며, 메인화면이며 온통 조류독감에 대한 이야기네요. 이걸 보니 더욱 궁금증이 생깁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홈페이지 메인 화면 - 농림축산식품부 관련 홈페이지 화면 캡쳐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홈페이지 메인 화면 - 농림축산식품부 관련 홈페이지 화면 캡쳐

농림축산식품부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쓰고, 기침, 재채기를 할 때에는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라”는 당부를 합니다. 혹시, 전염의 위험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

 

1) 조류독감은 정말 사람에겐 옮지 않나요?

 

사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선 문제를 일으켰던 2003년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감염 사례는 물론 사망한 희생자도 있습니다. 전염 공포를 조장하려고 하는 의도는 절대 아닙니다. 단지 정확한 사실 전달을 위해 감염 사례를 소개합니다.

 

1997년 홍콩에서는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후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조류의 배설물 등을 통해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3년 태국에서 발생한 H5N1형 조류독감과 2013년 홍콩 등지에서 나타난 H7N9형 조류독감은 본격적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H5N6형 바이러스의 경우 2014~2015년 사이에 감염된 16명의 중국인 중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구가 많은 중국의 상황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이 유형의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중국에서만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6차례에 걸쳐 H5N1형, H5N8형 조류독감이 유행했지만, 다행히 우리나라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조류독감, 사람에게 전염되나요?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소스;GIB) 제공
조류독감, 사람에게 전염되나요? - (주)동아사이언스(이미지소스;GIB) 제공

게다가 대부분 감염자는 주로 생닭이나 생오리를 직접 만지거나 접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생닭이나 생오리를 식재료로 사용하시는 분들은 꼭 장갑을 착용하시고, 이왕이면 조류독감 이슈가 잦아들 때까지 만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살아있는 가금류도 되도록이면 만남(?)을 피하고, 철새도래지나 가금류 농장은 당분간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산책로에서 야생 조류의 사체를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밟거나 만지지 마세요.

 

또 손을 자주 씻어서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습관적으로 얼굴 주위를 자주 만지는 분들이 많으실 줄로 압니다. 의식적으로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신경 써 주세요.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조류에게 가장 치명적이지만, 언제 어떻게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위협을 가할지 모릅니다.

 

2) 만약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이 조류독감에 걸리면, 기침과 호흡 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그 외에 독감처럼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몸살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요. 심해지면 설사나 두통, 의식 저하 같은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혹시 닭이나 오리, 또 다른 조류를 만지거나 만난 뒤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관할지역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해야 합니다! 

 

충북 괴산 소수면에 위치한 오리사육 농가에서 조류독감 의심 신고가 접수돼 관계자들이 오리를 땅에 묻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충북 괴산 소수면에 위치한 오리사육 농가에서 조류독감 의심 신고가 접수돼 관계자들이 오리를 땅에 묻고 있다. - 포커스뉴스 제공

3)조류독감에 걸린 닭이나 오리를 살처분하면, 바이러스의 확산은 막을 수 있나요?

 

잔인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살처분이 동물에게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사체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가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이 많은데요,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대형 수조(사체 250톤 정도 처리 가능)에 담아 처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대형 수조는 지하 또는 지상에 설치되며, 매몰 또는 설치 이후 6개월 동안은 월 1회, 1년 뒤에는 6개월 간격으로 3년 동안 바이러스가 남아있는지 확인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 수가 많아지자, 매몰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조류독감 판정을 받은 농장은 24시간 이내에 모든 동물을 살처분 해야 하고, 지정된 플라스틱 대형 수조에 넣어 땅에 묻어야 하지만 모든 농장 주인이 넉넉한 토지를 갖고 있지는 않아 매몰지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체를 ‘소각’하면 바이러스를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지만, 처리해야 할 사체의 양이 많아 차선택으로 매몰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땅에 묻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가 차단 돼 접촉 또는 공기 중으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하네요.   

 

※취재팀주

그 어떤 때보다 큰 규모의 조류독감이 난리입니다만. 사람들에게 빠르게 알려져야 할 관련정보들이 다른 이슈에 묻혀 전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4회에 걸쳐 반드시 알아야하는 조류독감에 대한 지식을 전해드립니다. 추운 날씨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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