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칼럼 10] 물건을 망가뜨리는 강아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

2016년 12월 25일 09:00

Q. 강아지가 자꾸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합니다. 무시를 해도 소용이 없어요.
A. 개를 때리거나 학대하는 행위는 절대 해서도, 용납해서도 안됩니다만 중요한 순간 단호하게 야단치는 행위는 필요합니다. 다만 간식이 최후의 필살기이듯, 야단도 가장 결정적인 순간 쳐야합니다.

 

처음 데려와서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것도 잠시 초보 견주 여러분께서는 곧 현실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낯선 곳에 떨어져 조금이라도 익숙한 주인 옆에 찰싹 붙어있던 작은 솜뭉치는 곧 집안 곳곳을 탐험하고 다닙니다. 조금이라도 신기한게 있으면 물고 뜯고 부시기 시작합니다. 조금 지나면 예쁘다고 쓰다듬는 손도 물고 걸어다니는 발도 물어댑니다. ‘예쁘기만 하다’에서 ‘예쁘긴 한데 말썽꾸러기’가 되는 거지요.

 

 

일단 주둥이로 들어가면 망가지는 걸고….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일단 주둥이로 들어가면 망가지는 걸로….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 3회 연속 말하는 인내에 또 인내

 

개의 말썽을 어디까지 참을 수 있을까요? 3회 연속으로 계속 인내를 외치고 있는 듯합니다(사실 개소리칼럼을 시작할 때부터 외치긴 했습니다). 근데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화가나는 일이 있다고 대화도 안통하는 상대에게 화를 내서 뭐합니까. 화는 내서 통할 때나 내야지 그렇지 않는다면 그저 스스로 분통만 터질 뿐입니다.

 

사실 개의 행동을 참고 기다리라는 말은 저만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맥락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만) 유명한 모 훈련사도, 개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문제가 되는 개의 행동을 어떻게 교정하면되냐는 질문을 포털에 검색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절대’ 화를 내지 말고 다른 행동으로 유도하라고 조언합니다(초보 견주가 다른 행동으로 어떻게 유도하는지 알 수없다는 건 일단 제쳐둡시다).

 

하지만 개의 모든 행동을 무한정 참을 수는 없습니다. 개의 모든 행동을 참고 언제나 기다리는 것은 자비로운 부처님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옛날 고리짝 시절 훈련법대로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때려서 고친다는 것은 또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동물의 권리, 존엄,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제쳐두고라도 때렸을 때 행동이 정말 완전히 교정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결국 개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필요합니다. 큰 소리를 내라고도 하고, 콧잔등에 딱밤을 놓으라는 조언도 있습니다만, 이런 방법은 모두 정말 개 바이 개입니다. 저희 개님은 페트병으로 큰소리를 냈더니 놀자는 줄 알고 신나하더라고요. 맙소사.

 

● 개와 주인의 신뢰가 우선적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기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개와 주인간의 신뢰입니다. 이전 화에서 이야기했던 ‘기다려’나 ‘앉아’ 훈련과는 다릅니다. 기다려, 앉아는 간식을 이용해 특정 명령어가 나왔을 때 기분 좋은 보상이 따르면서 반사적으로 행동하도록 길들이는 겁니다.

 

하지만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은 개에게 이미 학습된, 혹은 학습되고 있는 행동을 인간에 맞게 바꾸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젖니가 빠지고 새 이빨이 나느라 잇몸이 가려와 자꾸 사람을 무는 강아지가 사람을 못 물게 해야합니다. 물 때마다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 물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이 과정이 잘 못되면 오히려 안좋은 기억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 공격성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개와 충분히 교감을 나누고 신뢰를 쌓은 사람이어야 훈련시키는 사람을 믿고 행동을 멈추게 됩니다(물론 그 과정도 중요합니다).

 

신뢰 관계는 서열 관계와 다릅니다. 사람과 사는 개는 그들의 종족에게 각인된 성격 덕에 기본적으로 사람을 리더로 삼습니다. 사람이 여럿이라면 그 중에서 먼저 명령을 듣는 사람을 개 나름대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개가 사람을 자신보다 서열 아래로 보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신뢰 관계는 다릅니다. 개도 믿는 사람이 있고 믿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함께 사는 가족은 믿고, 낯선 사람은(사람이어도!) 경계할 겁니다. 신뢰관계는 개와 사람이 서로 살아가며 쌓는 겁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개에게 언제나 일관적으로 행동하는 겁니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주고, 놀아주고 산책을 합니다. 사람이 명령했을 때 제대로 들으면 좋은 일(이라고 쓰고 보통 간식이라고 읽습니다)이 생기고, 밤이 되면 조용해 지면서 잠을 잡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시키는대로 말을 들었는데 우리에 가둔다거나, 조용히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깨워서 때린다거나 하는 일관적 없는 행동은 신뢰 관계를 깨는 행동인 거지요.

 

만약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 개가 특정 인물에게 공격성을 보이거나 경계를 하면 그 가족 구성원이 개에게 일관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 적이 없나 잘 떠올려 보세요. 개는 생각보다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습니다.

 

재미난 사례를 하나 들려드릴까요? 저희 개님은 몸에 뭘 두르는 것을 싫어합니다. 옷은 물론 하네스(몸줄)을 하는 것도 싫어하지요. 하지만 저는 꼭 하네스를 채우고 싶었습니다. 몇 번 속아 넘기는 방법으로 하네스를 채웠더니 그 다음부터 한동안 저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밖에 나갔다가 동생과 함께 집에 들어갔는데 동생은 10년 만에 만난 사람처럼 반가워했습니다. 저한테 올 때까지만 해도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반가워하다가 가까이와서 제 냄새를 맡고 저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쌩하니 몸을 돌려 가버리덥니다. …다시 신뢰를 쌓는데 고생 좀 했습니다.

 

● 혼내는 행위는 결정적인 순간에 딱 한 번만

 

개와 충분한 신뢰를 쌓았다면(개가 잠을 잘 때 곁에 와서 신체 한 부분을 붙이고 자거나, 반가워 하거나 등 아마 개와 지내다 보면 감이 오실 겁니다)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준비가 된겁니다. 이제는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어린 강아지가 저지를 수 있는 사고는 몇 개 안됩니다. ① 배변 실수를 하거나 ② 사람을 물거나 ③ 물건을 망가뜨리거나입니다. 배변 훈련 편에서도 이야기했듯 배변 실수는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배변 실수에 대해 절대 야단치시면 안됩니다. 개는 본인이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배설물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 배변을 한 뒤 배설물을 숨기기 위해 먹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식분증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장담컨데 배변 실수보다 식분증이 더 골치아프실 겁니다.

 

사람을 물 때는 왜 무는지 생각을 하셔야합니다. 다 큰 성견이 다짜고짜 만나는 사람마다 물면 스스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전문 훈련사의 도움을 받으셔야합니다(사실 다짜고짜 만나는 사람을 그냥 물지는 않습니다. 아마 무엇인가 원인이 된 사건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린 강아지가 무는 것은 다릅니다. 무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유치가 빠지고 새 이빨이 나면서 이가 가려워서입니다. 가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개 스스로의 취향에 맞는 물어뜯을 거리를 찾게 됩니다. 그 가운데 표면은 보드랍고 속은 단단한 사람의 신체는 개가 아주 좋아하는 물어뜯을 거리입니다(웃음).

 

사실 이 문제는 이빨이 모두 다시 난 뒤라면 문제가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는 행동을 그냥 둘 순 없습니다. 어릴 때 무는 것은 아프지도 않아도 제지해야합니다. 이빨이 가려워서 한 번 물어봤는데 그냥 냅두는 걸 보니 물어도 된다고 학습될 수 있으니까요. 물려고 할 때마다 다른 장난감을 대신 입에 넣어줍시다.

 

 

안 아프다고 무는 거 그냥 두다간, 신체 어딘가에 보시는 캔처럼 구멍 뚫립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안 아프다고 무는 거 그냥 두다간, 신체 어딘가에 보시는 캔처럼 구멍 뚫립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물론 쉽진 않습니다. 강아지도 취향이 있으니까요. 사람이 대신 준 장난감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습니다. 금새 장난감은 내버려두고 다시 사람의 신체부위(보통 발가락)을 향해 다가옵니다. 그럼 또 다른 장난감으로 유도합니다. 무한 반복입니다. 참으세요. 화를 내지 마십시오(웃음). 하지만 결정적일 순간에는 야단을 쳐야합니다. 계속 반복적으로 다른 물건으로 유도를 해도 개의 집념이 결국 성공할 때가 있습니다. TV나 책을 보느라 개가 무는 것을 잊었는데 개가 힘조절을 못해서 아프게 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유치는 날카로워서 상처가 날 수도 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바로 그 때 야단을 쳐야 합니다. 지체해서도 안되고 기다렸다가도 안됩니다. 야단칠 도구는 항상 손에 닿는 부분에 구비해두고 행동하는 즉시 야단쳐야합니다. 야단치는 타이밍을 놓쳤다면 그냥 참고 다른 장난감으로 바꿔주세요.

 

야단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페트병이나 둘둘만 신문지를 들고 개의 옆을 내리치며 큰소리를 내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내리치면서 억양도 개가 평소에는 들을 수 없었던, 격한(=화내는) 억양을 사용하십시오. 단어를 하나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제 경우는 ‘안돼’와 ‘스읍’을 이용했습니다. 단 평소에는 야단칠 때 사용하는 도구(페트병, 둘둘만 신문)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고 단어(안돼, 스읍)도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개가 야단치는 도구에 가까이 가도록 두지도 마십시오. 야단치는 도구는 개에게 낯선 것으로 남겨놔야 합니다.

 

야단치는 도구를 제대로 활용했을 경우 이 도구는 개가 큰 다음에도 유효합니다. 15kg에 달하는 성견이 된 저희 개님은 지금도 둘둘만 신문지를 손에 쥐면(옆을 치지도 않습니다) 바로 꼬리를 말며 도망칩니다.

 

물건을 망가뜨리는 행동도 무는 행동과 마찬가지 마찬가지입니다. 이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애초에 ‘개의 발길이 닿는 것은 모두 망가진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모르는 물건을 만났을 때 사람은 여러 가지 수단으로 확인합니다. 눈으로 보고 움직임이 자유로운 손가락으로 만지고 더듬어보고 냄새를 맡거나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개는 냄새를 맡은 뒤, 일단 물고 부숩니다(웃음). 장난감을 줄 때 주는 순간 망가뜨린다고 생각하고 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장난감이 멀쩡히 돌아온 다면 개 마음에 안드는 장난감이거나, 운이 좋은 겁니다).

 

 

계속 주변을 탐색하고 돌아다니다가(왼쪽), 맘에 드는 것을 만남!(오른쪽).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계속 주변을 탐색하고 돌아다니다가(왼쪽), 맘에 드는 것을 만남!(오른쪽).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개가 냄새를 맡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때 눈을 절대 떼지 마십시오. 말 그대로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셔야 합니다. 돌아다니던 개가 흥미를 보이는 물건이 있다면, 그리고 그 물건은 망가뜨려서는 안되는 물건이라면 즉시 야단을 치십시오(페트병이나 둘둘만 신문지로). 한 번으로 안됩니다. 혼난 직후 행동을 멈추지만 조만간 또 하려고 합니다. 그 순간을 놓치면 안됩니다. 또 다가갈 때 야단을 치십시오.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간혹 물건을 망가뜨린 현장을 보고 혼내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개 입장에서는 어떤 포인트에서 혼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물건을 부숴셔인지, 주인이 들어오는 길에 누워 있어서 인지, 물건을 꺼내서 인지, 다른 물건을 더 안 부숴서 인지 말이지요. 사건은 후에 수습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예방입니다. 어딘가 다녀와서 물건이 부숴져 있다면 속으로 화를 삭히고 조용히 치우십시오. 평소와 다르게 말이 없는 주인만으로도 개에게 충분한 압박이 됩니다.

 

개의 행동을 교정하는 방법을 길게 이야기했습니다만 제가 드리는 조언은 아주 간단합니다.

 

① 야단치는 도구를 선택하고, 그 도구에 대해 개가 익숙해지도록 하지 마십시오.
② 결정적인 순간,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③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참고 다음을 기약하십시오.

④ 이 모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주인과 강아지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합니다. 강아지 시절에는 자는 시간 빼고는 누군가 개와 함께 항상 있고 관찰해야 한다고 생각하십시오.

 

행운을 빕니다.

 

도움 | 양대건 수의사

 

 편집자주

저출산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맞아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주 1회 개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담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도 모르고요. 기자의 경험과 결정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혹은 키우길 계획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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