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2017년 행복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자!

2017년 01월 03일 10:00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무슨 이야기를 해볼까 하다가, ‘행복’을 준비해 보았다. 특히 여전히 다사다난할 것 같은 2017년이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등한시하거나 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은 중요한 것 같다. 단순히 그때그때 생존(surviving)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모르겠지만 살아있음을 느끼며 살고(living) 싶다면 말이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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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다음의 문장들에 얼마나 동의하는가?

‘행복해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인생의 고달픔을 잘 견디지 못한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행복 연구들로 유명한 심리학자 류보머스키 연구팀(Sheldon et al., 2010)은 약 여섯달 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노력들이 사람들의 행복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조건은 크게 두가지로 한 조건의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고 의미있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들 하기(자율성 느끼기), 또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자신감, 통제감 느끼기), 소중한 사람들과 관계 쌓기(소속감 느끼기) 등 일상적이면서 내적 욕구에 집중하도록 한 반면, 다른 조건의 학생들에게는 앞으로 여섯달 간 사는 곳, 소유물, 외모 등 객관적 조건을 향상시켜보도록 했다.


우선 여섯달 간 객관적 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한 사람들보다 자율성, 통제감, 소속감 등에 집중한 사람들이 6개월 전에 비해 행복도가 높아진 현상이 나타났다. 객관적 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한 사람들은 행복도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참고로, 학생들의 경우 변화시킬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한계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물질이 가져오는 행복감에 한계가 나타나는 현상은 꽤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한가지 더, 행복을 크게 1)긍정적 정서(기쁨, 즐거움, 평온함)와 ‘이정도면 내 삶은 괜찮은 편’이라는 2)인지적 평가로 나누는데, 보통 돈이 증가할수록 행복이 일직선으로 증가한다고 하는 연구들의 경우 측정치가 2)에 가까운 편이다(Kahneman & Deaton, 2010).

 

하지만 물론 여전히 돈은 1) 정서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행복(긍정적 정서)을 ‘촉진’시키기보다 불행(부정적 정서)을 ‘막는’ 역할을 하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물론 ‘잘 쓴다면’ 행복을 어느 정도 촉진시켜주기도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보통 1) “아 행복하다!”고 하는 긍정적 정서를 늘이는 것은 위의 연구에서와 같이 자율성 느끼기, 자신감/통제감/자존감 느끼기, 소속감 느끼기 등인데, 중요한 사실은 이 연구에서 이런 처치의 효과는 처음 행복도가 어땠는지와 상관 없이 행복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인 사람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즉 행복해지는 건 불가능하거나 행복해져봤자 별볼일 없다고, 또는 심지어 행복한 건 이기적이고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활동을 해도, 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행동을 해도 평소 행복에 대한 생각, 태도가 어땠는지에 따라 누구는 행복을 거두는데 누구는 아닐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연구자들은 행복해지는 데에는 ‘적절한 방법(proper way)’을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행복해지고자 하는 ‘의지(will)’를 갖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행복해지는 데에는 우선 행복해지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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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서, 음미하기(savoring) 관련 연구들로 유명한 심리학자 프레드 브라이언트(Fred Bryant)는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행복,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대해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라는 등의 죄책감을 느끼며 스스로 즐거움을 끊어내는 현상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식의 ‘행복 끊기(killjoy)’ 행동이 심할수록 현재의 즐거움에 머물지 못하며 행복하지 못할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Bryant & Veroff, 2007).


행복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역시 이런 일상 생활의 사소한 행동과 정서 하나하나에 영향을 주어 전반적인 행복도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짐작하게 해보는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사회는 대표적으로 행복도가 낮은 사회이면서 동시에 행복에 대한 태도 또한 다른 사회에 비해 비교적 부정적인 사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행복한 사람은 이기적일 것으로 본다던가 말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행복에는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같단 느낌도 많이 받는다. 사회 전반적으로 ‘모범 인생’에 대한 답안이 정해져 있듯 어떤 정해진 선을 벗어나는 행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느낌이다. 자기보다 객관적으로 못한(?) 사람의 행복을 아니꼽게 보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선 등도 종종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고 자존감이 그렇듯, 행복 역시 나만이 답을 알 수 있는 나만의 것인데, 사회의 이러한 면이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걸 막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기회에 행복에 대한 ‘태도’ 점검해보자.

 


※ 참고문헌
Sheldon, K. M., Abad, N., Ferguson, Y., Gunz, A., Houser-Marko, L., Nichols, C. P., & Lyubomirsky, S. (2010). Persistent pursuit of need-satisfying goals leads to increased happiness: A 6-month experimental longitudinal study. Motivation and Emotion, 34, 39-48.
Kahneman, D., & Deaton, A. (2010). High income improves evaluation of life but not emotional well-being.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7, 16489-16493.
Bryant, F. B., & Veroff, J. (2007). Savoring: A new model of positive experience. Mahwah, NJ: Lawrence Erlbaum.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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