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뇽뇽의 色수다] (ep7) 여성이라면 솔직하게 당당하게

2017년 01월 08일 10:30

유럽 여성의 약 20~36%가 오르가즘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거나 성적 만족도가 낮고 성적 흥분을 잘 느끼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여성들의 성적 만족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고안되고 있는데 한 가지 후보로 제시된 것이 옥시토신 호르몬이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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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옥시토신 호르몬은 ‘사랑과 유대의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는 호르몬이다.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신뢰, 사랑 등을 촉진시키며 연인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끈끈한 관계뿐 아니라 오르가즘 같은 성적 흥분이나 높은 (성)관계 만족도에도 옥시토신 호르몬이 관련되어 있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 Michaela Bayerle-Eder 연구팀은 옥시토신 호르몬 스프레이로 여성들의 성적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40~65세 사이 여성 30여명에게 일상 생활 속에서 자위를 하거나 파트너와 관계하기 약 한 시간 전에 정해진 양의 옥시토신 호르몬 스프레이를 코 속에 분무하도록 했다. 22주간 분무 횟수와 함께 성생활 횟수, 만족도, 불편감, 성기능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오르가즘이나 윤활 정도 등 성기능이 약 26%, 성적 만족도는 무려 144%, 성적 흥미는 29%가 향상했으며 성생활과 관련해서 느끼는 불편이나 스트레스는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지만 주목해야 할 더 놀라운 사실은 ‘플라시보(가짜약)’ 조건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옥시토신 호르몬이 아닌 가짜 약을 코에 뿌린 여성들도 성기능, 성적 만족도, 성적 흥미가 30~40% 향상되고 불편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옥시토신 자체의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연구 과정에서 수반된 여성들의 사소한 행동들, 즉 자신의 성, 자신의 욕구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심을 갖는 것, 자신의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해 보는 것, 자신의 욕구와 성생활에 대한 ‘일기’를 쓰는 것,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지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파트너와 터놓고 이야기해보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노력들에 주목했다. 즉 호르몬보다도 관점과 태도의 변화가 여성들의 성적 만족도 향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듯 하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호르몬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많은 여성들에겐 자신의 욕구를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 성생활에 대한 파트너와의 솔직한 대화, 주변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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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솔직하게! 당당하게!


사실 여성들이 겪는 성생활 문제의 많은 부분이 (사회적 편견이나 억압 등으로 인해)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지지 못하거나 또는 파트너와 성생활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들이 있다.


일례로 약 70%의 여성들이 불만족스러운 섹스를 불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또 폐경 이후 성기능에 문제를 겪는 여성들의 경우 단순히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직시하고 파트너와 터놓고 얘기하는 것 만으로 증상의 40%가 감소한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여성이라면 스스로의 웰빙을 위해 새해에는 좀 더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지고 당당하게 요구해보는 것도 좋겠다.

 


※ 참고문헌
Muin, D. A., Wolzt, M., Marculescu, R., Rezaei, S. S., Salama, M., Fuchs, C., ... & Bayerle-Eder, M. (2015). Effect of long-term intranasal oxytocin on sexual dysfunction in premenopausal and postmenopausal women: a randomized trial. Fertility and sterility, 104, 715-723.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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