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읽는과학] 뜨거운 곳 좋아하는 박테리아, 열적응 메커니즘 밝혀져

2017년 01월 22일 18:00

이번주 ‘사이언스(1월 20일자)’ 표지는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에 있는 큰 온천,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Grand Prismatic Spring)’ 사진입니다. 마치 이글거리는 태양을 찍어 놓은 것 같이 보입니다. 한 가운데 파란 부분을 중심으로 동심원처럼 밖으로 퍼져가며 초록, 노랑, 주황, 갈색을 거쳐 자연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습니다. 

 

1월 20일자 사이언스 표지, 미국 옐로스톤의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의 일부를 담았다. 커버스토리는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에 사는 박테리아 효소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 사이언스 제공
1월 20일자 사이언스 표지, 미국 옐로스톤의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의 일부를 담았다. 커버스토리는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에 사는 박테리아 효소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 사이언스 제공

● 과학자라면 꼭 들려야 할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   

 

옐로스톤국립공원은 세계 최초이면서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미국 3대 국립공원 중 하나입니다. 규모가 워낙 크고 서식하는 야생 동물 수도 많으며 땅속에서 지질 활동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어, 일반 사람들은 물론 과학자들도 참 좋아하는 명소입니다.

 

그런 옐로스톤국립공원에는 가면 빼먹지 않고 꼭 들러봐야 할 장소가 몇 군데 있습니다. 물론 여행 전문가들은 곳곳에 볼 것이 많아 하루이틀 사이에는 절대 다 둘러볼 수 없다고 말하지만, 과학자들이 주목한 장소는 이번주 사이언스의 표지 사진으로 선택된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입니다.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은 약 60만 년 전 대량의 마그마가 갑자기 분출하면서 지각이 함몰되며 생긴 거대한 칼데라호입니다. 이곳은 옐로스톤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가장 큰 온천입니다. 지름만 해도 약 110m(≒370피트)에 달하고, 가장 깊은 곳의 깊이는 약 50m(≒160피트)나 되니까요. 거기에 70℃ 정도인 물 2100L 정도가 1분에 한 번씩 파이어홀강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사람이 개미처럼 보이는 걸 보면,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 가늠해 볼 수 있다.  - 위키미디어 제공
사람이 개미처럼 보이는 걸 보면,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 가늠해 볼 수 있다.  - 위키미디어 제공

●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는 이유는 박테리아 덕분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명소로 떠오른 데에는 분명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는 온천이라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온천 한가운데가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수심이 깊은 탓도 있지만, 물 표면에 빛이 닿을 때 파장이 짧은 파란 빛이 산란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초록, 노랑, 주황색도 빛의 산란 현상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1969년 처음 이 온천에서 테르무스 아쿼티쿠스라는 호열성 박테리아가 발견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과학자들은 ‘55℃ 이상에서 생명은 존재할 수 없다’고 믿고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과학계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호열성 박테리아란 말 그대로 열을 좋아하는 박테리아, 열에 적응해 살 수 있는 박테리아를 말합니다.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은 가운데 가장 깊은 곳 (파란 부분)에는 아무리 호열성 박테리아라도 수온이 너무 높아 살지 못합니다. 다행히 중심에서부터 멀어질수록 수심이 얕아지고, 수온도 낮아져 파란 부분만 벗어나면 각 온도에 적응해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있습니다. 동심원을 따라(엄밀한 원은 아니지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온천의 색이 다른 이유도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가 각자 좋아하는 온도, 적응한 온도가 달라서 입니다. 박테리아 안에서 각종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효소가 종류에 따라 ‘적정 반응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지금껏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에 살고 있는 여러 가지 효소가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쳐 열에 적응해 왔는지를 궁금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비 응웬 박사 연구팀이 뜨거운 곳을 좋아하는 박테리아의 열적응 메커니즘을 밝혔습니다.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에 살고있는 박테리아 내 효소의 촉매 반응이 각각 어떤 온도에서 가장 활발해 지는 지를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 호열성 박테리아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열에 적응하는 지를 알아냈습니다. 박테리아는 돌연변이가 많고 자라는 속도도 빨라 연구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로 효소학 분야에 매듭 하나를 풀어낸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논문 원문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과학으로 자연의 신비가 밝혀지는 게 더 놀라울 뿐입니다.  

 

※참고논문

Evolutionary drivers of thermoadaptation in enzyme catalysis

DOI: 10.1126/science.aah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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