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칼럼 11] 털이 안 빠지는 개는 없나요?

2017년 01월 28일 12:00

Q.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고양이는 털이 많이 날린다고 합니다. 개는 안 날리나요?
A. 개바개, 종바종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 개는 털이 1도 날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뻥입니다.

 

GIB 제공
GIB 제공

 

개소리칼럼도 어느덧 두 자리수에 다다랐습니다. 이정도 되면 슬슬 개에 익숙해지셨을 거라 믿습니다. 적응 못해서 아무데나 배변을 하는 걸 보고 비명을 지르는 것도 처음 일주일 뿐입니다. 점점 무감각하게 치우게 되지요. 그리고 배변 상태로 개의 건강을 체크하는 수준이됩니다. 개를 집안에 들여오기 전에 걱정했던 ‘똥 오줌은 다 어떻게 치우려고!’는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지요, 털! 그 털이 말입니다.

 

● 개를 키우는데 눈이 가렵다면 알레르기 반응일 수도

 

털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다른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 합니다. 제게는 계절이 바뀔 때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옵니다. 코 속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비염’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콧 속 깊숙한 곳이 간질간질하고 콧물을 흘려대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병명을 알았으니 다음은 해결책을 찾을 차례입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발 물질을 찾아야했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전 제가 그렇게 여러 가지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알레르기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널리 알려진 견과류, 복숭아, 갑각류처럼 이미 널리 알려진 알레르기는 독자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그 외에도 요즘 대세처럼 느껴지는 미세먼지나 집먼지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가만히 보다보면 세상 모든 물질이 알레르기 물질 같습니다. 버드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같은 예를 보다 보면 말이죠. 그래도 살다 보면 제가 언젠가는 버드나무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겨서 고민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

 

알레르기 검사 항목 중 눈에 띄었던 항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개’나 ‘고양이’ 알레르기 였습니다. 여느 포유동물이 그렇듯, 개나 고양이도 털이 있고, 침으로 몸단장을 하고, 피부에서 각질이 떨어져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람 중에는 그런 분비물에 민감하게 반응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약할 경우 어딘가가 간질간질한 정도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할 경우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고, 천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면 그 전에 꼭 알레르기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까운 피부과나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가면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 개님을 데려오기 전에 저도 알레르기 유무를 알고 있었지요. 우습게도 전 개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제 동생도 있고요. 다행히 심하지 않아서 별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오히려 다른 알레르기가 더 심해 개 알레르기는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일부입니다. 실제로 검사 당시 ‘개와 고양이에게 약간의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음’ 정도의 소견이었고요. 하지만 심한 사람은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꼭 확인해보세요.

 

● 질병의 벽을 넘었다고 다가 아니다!

 

알레르기의 벽을 넘었다고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글의 서두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처음 개를 데리고 왔을 때 ‘그 똥, 오줌 다 어떻게 치우려고!’ 이건 처음에만 잠시 힘들 뿐입니다. 곧 무감각해지고, 가족들과 충분한 유대를 쌓고 훈련이 되면 알아서 화장실을 가립니다. 정작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털’입니다. 하~, 글을 쓰는 순간 벌써부터 한숨이 나오네요.

 

욕실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다보면 하수구에 언제 빠졌는지 모르는 머리카락 뭉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매일 머리를 빗질하며 손질하는데도 말이죠. 어디 욕실 뿐인가요? 침대에도, 옷 어딘가에도, 바닥에도 널린 게 머리카락입니다. 청소기를 열심히 돌리고 나면 청소기 안에 들어있는 것은 둘 중 하나지요. 먼지 아니면 머리카락입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 외에도 온몸에 있는 털이 빠지고 있습니다. 매일 목욕을 하며 관리를 하는데도 말이지요.

 

사람 털도 그런데 하물며 개는 어떻겠습니까. 전 진돗개는 털이 안 빠지는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런 어이없는 생각을 왜 했는지 모르겠는데, 털이 짧은 개들은 털이 안 빠진다고 생각한겁니다. 당연히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전 말이죠, 저희집 개님과 놀아주러 온 친구의 남색 코트가 회색이 되는 것을 봤어요. 과장을 1도 보태지 않고 말이죠!

 

전반적으로 개는 고양이에 비해서는 털이 덜 빠진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그럴 수 있을 겁니다. 왜냐면 개 품종 중에 정말 털이 많이 안 빠지는 종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푸들 같은 경우는 털이 잘 빠지지도 않을 뿐 더러 곱슬곱슬해 빠지더라도 다른 털에 얽혀 바닥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많이 빠지는 종과 덜 빠지는 종의 평균을 내면 중간 정도 털이 빠진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털이 많이 빠지는 개와 많이 빠지지 않는 개를 구분하는 것은 털이 자라는가/자라지 않는 가를 보면 됩니다. 털은 생물체가 섭취한 단백질로 만들어집니다. 살아있는 한 꾸준히 만들어지지요. 꾸준히 만들어지는 동안 경우의 수는 둘 중 하나입니다. 길게 이어지던가, 짧게 끊어서 내보내지던가.

 

즉 털이 길게 자랄 경우는 모공에서 빠지지 않고 길이만 길어집니다만 털이 짧게 끊어지면 특정 길이가 되면 털이 뽑히고 새로 나게 됩니다. 요크셔테리어나 푸들처럼 털이 길게 자라는 개 품종은 상대적으로 털이 덜 빠집니다만 웰시코기나 사모예드처럼 털의 길이가 일정한 길이를 유지하는 품종은 상상을 초월하게 빠집니다. 얼마나 빠질 수 있는지 유투브 동영상을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저희 집 개님도 장난이 아닙니다. 1년 365일 털이 빠지지만 특히 계절이 변하는 시기, 그것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빠지는 털은 그야 말로 재앙입니다. 야외에 있는데도 빠진 털이 털끼리 뭉쳐 바람에 굴러다닙니다.

 

따라서 평소 청소 상태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개를 키우는 것을 다시 한 번 고민하셔야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청소기를 돌리고, 하루 종일 테이프 크리너, 일명 돌돌이라고 부르는 청소 도구를 손에 들고 살아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알레르기보다 털 빠짐을 더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하하하.

 

 

털이 심하게 빠질 땐 이렇게 알아서 뭉쳐서 굴러다닙니다. 빗질을 해서 뭉쳤다고 하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털이 심하게 빠질 땐 이렇게 알아서 뭉쳐서 굴러다닙니다. 빗질을 해서 뭉쳤다고 하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털이 짧은 개들, 예컨데 미니핀이나 닥스훈트, 보스턴테리어 같은 개 품종은 털이 잘 보이지 않아 안 빠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겪어보니 그렇더라, 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그 분이 축복받은 겁니다. 더 빠지느냐, 덜 빠지느냐의 문제일 뿐 털이 빠지지 않는 개는 없습니다.

 

도움 | 양대건 수의사

 

 편집자주

저출산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맞아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주 1회 개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담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도 모르고요. 기자의 경험과 결정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혹은 키우길 계획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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