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 인터넷 신조어] (30) 너의 이름은...혼모노?

2017년 02월 04일 13:30

혼모노

 

[명사] 현실 생활에서도 오타쿠 기질을 드러내는 사람을 비하해 이르는 말

 

[유래] ‘진짜’를 뜻하는 일본어 ‘혼모노’ (本物)에서 유래했으며, 찌질하고 비사회적인 사람을 뜻하는 은어 ‘찐따’와 연관되어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혼모노는 일상 생활에서도 오타쿠 기질을 드러내는 사람을 비하해 부르는 말이다. 일본 만화나 게임 등에 열광하는 이른바 ‘오덕’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늘 있어 왔지만,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의 대성공과 함께 이들 오덕의 행동이 일반인들의 시선에 노출되면서 이들을 일컫는 혼모노라는 말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영화 ‘너의 이름은’ 포스터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영화 ‘너의 이름은’ 포스터

나무위키에 따르면, 본래 일본어 혼모노는 ‘진짜’라는 뜻에 걸맞게 진품, 진짜배기, 진국인 사람 등을 가리키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넘어오면서 ‘말로만 듣던 오덕이 진짜로 있었네’라는 뉘앙스를 담은 경멸적 호칭으로 자리잡았다.

 

혼모노 유행은 최근 디시인사이드나 일베 등에서 흥한 ‘진짜’ 드립과 연관되어 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한데 묶어 그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하는 사람 특징’ 드립이 수시로 올라온다.

 

이의 하위 장르로 찌질하고 비사회적인 사람들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찐따’에 대한 글들이 있다. 흔히 ‘찐따 특징’이라는 제목을 달고 올라오는 이들 글은 학교에서 일진의 괴롭힘을 당하는 ‘셔틀’이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하위문화에 열중하는 오덕들의 특징을 비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칭, 타칭 ‘병신’들의 모임인 일베나 디시에는 ‘찐따’들도 많을 수 밖에 없고, 이들은 본인의 경험과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일을 바탕으로 충실한 내용의 찐따 콘텐츠를 쏟아냈다.

 

이어 ‘찐따’라는 말은 점차 ‘정말로 찐따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진짜’로 변형되어 쓰이기 시작했다. 게시판에서 찐따들의 우울하고 기막힌 사연을 접하면 ‘진짜가 나타났다’ ‘이건 진짜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찐따’와 ‘진짜’의 발음이 비슷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일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오덕의 특성을 반영, ‘진짜’와 같은 뜻의 ‘혼모노’라는 일본어를 사용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최근 ‘너의 이름은’이 극장가에서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면서 혼모노들이 새삼 주목받게 되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는 극장에서 혼모노를 봤다는 글들이 넘쳐난다. 영화를 몇 번씩 본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이 영화에서 주제가가 나올 때 따라 부른다거나 결정적인 대사가 나올 때 타이밍 맞춰 따라 한다는 등의 목격담이 넘쳤다. 이들을 영화 관람을 방해하는 ‘민폐 관객’이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너의 이름은' 관련 혼모노 비난 글 - 디시인사이드 제공

최근의 혼모노 바람에는 두 개의 공격 전선이 엿보인다. 일반인들이 오타쿠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과 인터넷에서 찐따에 대해 가해지는 공격이다. 

 

오타쿠는 평소 자신들의 커뮤니티 안에서만 활동한다. 하지만 오타쿠들에 의해 발견된 콘텐츠가 사회 전체적으로 인기를 얻는 경우, 일반인과 오타쿠들의 접점이 생기면서 일반인 사이에서 오타쿠에 대한 비난 분위기가 일곤 한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연예인 성장 스토리를 담은 ‘러브라이브’가 일반 극장에서 상영되었을 때, 야광봉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단체 관람하는 러브라이브 팬들의 행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관련 기사) [저격! 인터넷 신조어] 이게 그 러브라이브인가 하는 그거냐

 

이는 평온한 영화 관람을 방해하는 무례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 익숙하지 않은 소수 하위 문화에 대한 무시나 반감의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혼모노는 ‘너의 이름은’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확산되긴 했지만, 그건 그동안 이미 인터넷에 똬리를 틀고 있던 찐따들에 대한 공격적 조롱 문화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왕따나 학교 폭력 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사람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숨은 공격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공격의 대상은 여성 (메갈), 남성 (한남충), 수구꼴통, 좌좀, 동성애자, 장애인, 정치적 반대 진영 등을 포함한다.

 

이 공격성은 ‘나/우리와 다른 사람들 전부’를 대상으로 확산되면서 결국 인터넷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혐오의 공간’으로 바꿔간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활 속 한마디]

 

A: ‘키미노 나마네와’ (영화 ‘너의 이름은’의 일본 제목)를 47번 보았습니다. 국내 개봉 전에 일본에 가서 15번, 국내 개봉 후 한국에서 22번.

 

B: 진정한 혼모노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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