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캠프 “기초과학 집중육성…공모형 그랜트 확대” 주장

2017년 02월 24일 15:30

※편집자 주 : 차기 대통령은 과학기술 분야와 관련해 어떤 공약을 내세울까요? 동아사이언스는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들의 캠프에 질문지를 보내, '과학기술 분야 정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각 후보 측에서  받은 답변을 차례로 정리해 전해드립니다. 답변 전문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DB 제공
동아일보DB 제공

[대선캠프에 과기공약 묻는다](1)안희정

-기초과학은 장기적인 투자…정부 중심으로 집중 육성
-연구자 자율·창의 위해 공모형 그랜트 방식 확대
-정부조직, 변화보다는 안정 중시…세종시로 이전
-학생 아닌 성인도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 만들 것


안희정 캠프의 과학기술정책 방향성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정부 간섭을 줄이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안 캠프는 답변서에서 “과학기술이 정부 정책에 동원되면 자율은 사라지고 눈치를 보게 된다”며 “과학자 사회가 자율적으로 연구 과제를 기획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정부가 특정 분야를 지정해 육성하는 것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지역과 산업의 균형발전, 그리고 국내 기술개발-지역-산업의 연계 활동에 투자하는 게 옳다”면서 “역설적으로 정부가 집중 육성해야 하는 분야라면 그것은 물리, 화학, 생물,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라고 설명했다.


기초과학분야 정책과 관련해 안 캠프는 “기초과학에 대해 단기적인 경제적 효과나 성과를 측정하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며, 기초과학 투자 방식을 과제 관리에서 공모형 그랜트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답했다.


공모형은 연구자가 주제를 기획해 정부과제로 제안하는 방식을 뜻하고 그랜트는 과제평가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뜻한다. 둘 다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꼽힌다. 호원경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과학자 494명이 작년 하반기 국회청원서를 내는 등 과학기술계에서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등 과학기술 분야 정부부처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과학계의 민주적 합의를 전제로 과학기술 정부조직 형태는 장기 지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전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더불어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이 ‘과학기술부 부활’을 주장하는 데 비하면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과학기술 거버넌스와 관련된 모든 조직의 세종시 이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캠프 답변 요약(※전문은 클릭)


Ⅰ. 과학기술 거버넌스


Q.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창조경제라는 방향성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과거 국가주도 개발시대 방식으로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 알파고가 나왔다고 연구소를 급하게 설립하고, 갑작스레 9대 전략과제를 내세웠는데, 이런 방식 자체가 이제 맞지 않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이 정부 정책에 동원되면 자율은 사라지고 눈치를 보게 된다. 과학자 사회가 자율적으로 연구 과제를 기획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Q. 차기정부의 과학기술 분야 정부조직은 어떻게?


A. 과학계의 민주적인 합의를 전제로 과학기술 정부조직 형태는 장기 지속해야 한다. 과학기술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잦은 정부조직 개편이 있었다. 근본적으로는 현재 헌법기구로 있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Q. 출연연 관련 정책공약은?


A. 정부의 정책 운영 실패가 출연연에 대한 논란을 악화시킨다. 문제 해결책의 핵심은 연구소의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데 있다. 연구소의 특수성을 인정해 연구개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연구비 사용 및 행정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 현장에 맞는 지원을 위해선 과학기술 거버넌스와 관련된 모든 조직의 세종시 이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정부, 기업, 대학의 R&D 역할구분은?


A. 과거와 같이 정부가 기초, 응용, 개발을 나누고 연구개발 주체를 선정하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역할 구분보다 협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협력의 인센티브가 생기다 보면 자연스레 역할 구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Ⅱ. 과학기술 인력정책


Q. 여성 및 청년과학자 관련 정책이 있는지.


A. 여성 및 청년 과학자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경력단절 여성과학자에 대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고, 직장 어린이집의 양적, 질적 확대로 보육의 근본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또한 청년 과학자들이 연구개발계에 진입하기 위해, 포스닥 TO(인력수)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정부가 포스닥 TO를 대폭 늘리는 단순한 방안에서 벗어나 연구소의 자율 운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Q. 해외로 나가는 이공계 우수인재를 잡기 위한 대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육성방안은?


A.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도 한국이 과학기술 활동을 수행하기에 매력적인가 여하에 따라 인재의 이동성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연구개발 인재가 연구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를 개선해주고, 비효율적 정부 간섭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Ⅲ. 과학기술 지원정책


Q. 기초과학 지원정책은?


A. 국가가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은 인재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기초과학에 대해 단기적 경제 효과나 성과를 측정하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다. 우리가 과학기술대국, 첨단기술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기초과학은 투자다. 그것도 장기적인 투자다. 뇌과학을 연구하다가 인공지능이 상용화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투자가 보장될 때 발전과 번영이 가능하다.

 


Q. “상향식 연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 방식을 과제관리에서, 공모형 그랜트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향식(바텀-업)뿐만 아니라, 하향식(탑다운) 형식의 사업도 연구기획에서는 전문가의 주도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Q. 특별히 집중육성하려는 분야나 프로젝트가 있는지?


A. 융복합되는 과학기술 발전의 트랜드를 고려하면 정부가 특정 분야를 지정해 육성하는 것보다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지역과 산업의 균형발전, 그리고 국내 기술개발-지역-산업의 연계활동에 투자하는 게 옳다. 역설적으로 정부가 집중 육성해야 하는 분야라면 그것은 물리, 화학, 생물,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라고 생각한다. 


Ⅳ. 과학문화


Q. 과학문화·대중화 정책은?


A. 우리나라에서 과학문화는 주로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 차원에서 발전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TED 강연을 보면 성인들이 과학에 열광한다. 선진국의 경우 성인들이 과학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고, 과학 토론회나 방송 시청도 즐겨한다. 우리나라도 과학문화의 범주를 넓게 잡아, 성인들이 즐기고 참여하고, 또 자기계발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모두를 위한 과학’ 캠페인과 프로그램 확대에 정부투자를 늘릴 것이다.

 


Q.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 캠프에서 주요하게 추진하는 과학기술 정책공약이 있다면?


A.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사기진작 정책, 연구몰입 환경의 보장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변지민 기자

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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