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칼럼] 강아지 발톱이 길어서 닿을 때 아파요!

2017년 02월 25일 19:30

Q. 강아지 발톱이 너무 깁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발톱깎이로 잘라주시면 됩니다. 자신이 없다면 끝부터 조금씩 잘라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산책으로 발톱이 자라는 속도를 늦출 수도 있습니다.

 

저희 집 개님은 아주 웃긴 습관이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원하면 옆에 와서 앉은 채로 간절히 사람을 바라봅니다. 특히 뭔가 맛있는 걸 먹는 것 같다면 그렇지요. 그 간절한 눈빛을 보는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리며 항복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몇 번 겪으면 내성이 생깁니다. 간절한 눈빛을 애써 모른 척하고 있다 보면 갑자기 다리 언저리에 충격이 옵니다. 개님이 앞발로 ‘툭’치는 겁니다.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주인, 설마 지금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 거 모르는 거 아니지?’

 

● 그냥 냅두기에는 너무나 아픈 발톱

 

그런데 말입니다, 이 ‘툭’이 아픕니다. 저희 개님이 사이즈가 큰 것도 있겠지만(15kg, 일반적으로 집안에서 키우는 반려견 크기는 아니죠), 무엇보다 아픈 이유는 개님의 발톱 때문입니다. 고양이와 달리 개는 발톱이 항상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본견(?)은 나름 ‘툭’ 친다고 친 것이지만 딱딱한 발톱이 긁히면서 상당히 아픕니다. 거칠고 두터운 청바지를 입고 있어도 아플 정도니, 여름에 맨 다리일 때는 붉게 할퀸 흔적 자국이 남기 마련입니다(다행이 피가 날정도는 아닙니다).

 

사람의 손톱이 손가락 끝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개의 발톱 역시 개의 다리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달릴 때는 스파이크의 역할입니다. 사람은 걷거나 길 때 발바닥 전체와 손바닥 전체를 짚지만 개 다리를 해부학적으로 보면 발가락 뼈 끝만 닿아있는 모양새입니다. 흔히 ‘젤리’라고 부르는 볼록살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발톱은 땅을 박찰 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린 시절에 볼 수 있었던 삥끄 젤리…! 산책을 자주 나가 이제는 굳은살이 생겨 단단합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어린 시절에 볼 수 있었던 삥끄 젤리…! 산책을 자주 나가 이제는 굳은살이 생겨 단단합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지금이야 반려견으로 자리 잡았지만 야생 시절에는 사냥에 도움을 줄 정도로 강력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맹수들이 사냥할 때면 먹잇감의 목을 물어 숨통을 끊는데, 이 때 숨통을 끊기 위해서 먹잇감을 붙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발톱입니다.

 

구멍 팔 때도 아주 도움이 됩니다. 개와 함께 산책을 나가다 보면 흙이 있는 곳에서 개가 땅을 파고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땅속에 숨어있는 지렁이(가끔 개구리일 때도 있습니다)를 찾을 수도 있고, 낯설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냄새를 찾아 땅을 팝니다. 그래서 가끔은 누군가 공원에 몰래 묻어둔 치킨(대체 양심을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습니다,먹다 남은 치킨을 땅에 묻는 걸까요?)을 찾는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판 구멍을 다시 메우는 건 당연히 주인의 몫입니다.

 

 

 

● 야생에서는 자연스럽게 닳지만…반려견은 주기적으로 깎아줘야

 

개 발톱도 사람처럼 계속 자랍니다. 야생의 늑대는 사냥을 하고 땅을 파고, 거친 땅을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발톱이 닳습니다. 그래서 생활하기에 딱 적당한 수준으로 길이가 유지가 됩니다. 그 이상 길어지면 닳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와 함께 하는 반려견은 다릅니다. 야생 늑대(혹은 개)처럼 전속력으로 달릴 일이 많지 않고, 흙에서 구멍을 팔 일도 없습니다. 사냥은 말할 것도 없지요. 당연히 발톱이 닳을 일도 없습니다.

 

야생이라면 문제가 없었을 발톱 문제, 사람이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으니 사람이 책임져야 합니다. 방법이요? 간단합니다. 깎으면 됩니다. 사람 손발톱 깎듯, 아기 손발톱 깎듯 말이지요.

 

개의 발톱을 잘 살펴보면 발톱이 자라난 부분에 일부 살이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 상처나지 않게 발톱만 있는 부분을 톡, 잘라주면 됩니다. 개 크기가 작아 사람 손톱깎이에 발톱이 들어간다면 그걸 이용해도 됩니다만, 개 발톱은 튜브같은 모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주 어린 강아지가 아니면 어렵습니다. 그런 개주인들을 위해 개용 발톱깍이가 당연히 있습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습니다. 예민한 개들은 주인이 손에 무엇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을 들고 온다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간식을 미끼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 다음 톡톡 잘라줘야 합니다. 뭐, 말이 톡톡이지 처음 자를 때는 간식은 무한정 개의 주둥이로 들어가는데 얼마나 잘라야 할지 모릅니다. 처음부터 많이 자를 생각하지 말고 끄트머리만 잘라준다고 생각하면됩니다.

 

발톱이 흰 개는 그나마 괜찮습니다. 흰 발톱 안으로 흰색~분홍색 살이 보이니까요. 문제는 검은 발톱을 가진 개입니다. 알 수가 없습니다. 대체 어디까지가 발톱이고 어디부터가 살일까요? 알아 맞춰보세요~♬도 아니고 말이지요. 끄트머리부터 조금씩 깎다보면 감이 오실 겁니다. 물론 실수해서 상처를 내고 강아지가 깨갱하면서 도망가고, 주인도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습니다. ㅠㅠ

 

그런 여러분을 위해(급 홍보같은 느낌이 듭니다만) 우리 주변에는 동물병원이 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나 반려견을 다루는 훈련을 받은 미용사 등이 약간의 비용을 받고 숙련된 솜씨로 빠르게 깎아줍니다. 수의사의 말에 따르면 ‘이렇게 간단한 거 해주면서 왜 비용을 요구하냐!’라고 화를 내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시면 스스로 하시면 됩니다.

 

이 과정이 어쨌든 부담스러워 발톱이 자라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싶다면 산책을 많이 하시면 됩니다. 모 훈련사가 말했지요. 개 문제 행동의 90%는 산책으로 해결이 된다고요. 매끄러운 방바닥이 아니라 거친 아스팔트, 흙을 많이 밟고 걸으면 발톱이 닳기 때문에 자라는 속도가 확연히 늦춰집니다. 뭐, 쓰다 보니 결국 발톱 문제도 ‘산책이 해결해준다’는 결론이 나네요.

 

산책은 정말 중요합니다(기승전산책).

 

도움 | 양대건 수의사

 

 편집자주

저출산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맞아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주 1회 개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담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도 모르고요. 기자의 경험과 결정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혹은 키우길 계획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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