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G6발표, '파격보다 대세'

2017년 02월 27일 18:00

LG전자가 MWC를 앞두고 바르셀로나에서 G6를 발표했다. 지난해 G5가 MWC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G6 역시 같은 방법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발표를 미루면서 G6는 사실상 MWC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으로 꼽혔다.


G5의 핵심이 모듈을 비롯한 액세서리 확장에 있었다면 G6의 핵심은 디스플레이에 있다. 일단 모듈은 잊고 시작하자. G6는 이미 보도자료와 사전 정보로 알려진 것처럼 18: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썼다. LG전자는 이를 ‘풀비전 디스플레이’라고 이름 붙였다. 화면 크기는 5.7인치, 해상도는 2880x1440 픽셀이다.

 

LG전자는 G6를 발표했다. - 최호섭 제공
LG전자는 26일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G6를 발표했다. - 최호섭 제공

LG전자는 발표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디스플레이 설명에 쏟아 부었다. 왜 평범하지 않은 디스플레이를 썼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무대에 오른 조준호 사장은 “사용성과 신뢰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큰 화면을 얻는 데에 집중했다”고 이 화면에 대해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LG전자는 18:9 화면을 내놓으면서 많은 것들을 손에 넣었다. 프로세서의 성능을 떠나, 새 디스플레이로 바꿀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이 꽤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소비자들은 큰 화면을 원하지만 큰 스마트폰은 원치 않는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작은 폼팩터에 큰 화면을 넣길 원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해 왔다. 조성진 사장은 “G6는 5.2인치 폼팩터에 5.7인치 화면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품을 잡아봐도 5.2인치 스마트폰, 그러니까 갤럭시S7을 손에 쥐었을 때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5.7인치 디스플레이를 쓴 V20과 비교해도 훨씬 큰 차이가 있다.


작은 폼팩터에 5.7인치 폼팩터를 넣은 데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번째는 베젤이다. LG전자는 오래 전부터 화면 테두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G6는 전체적으로 테두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양 옆은 말할 것도 없고, 위 아래 베젤도 한계치까지 줄였다.

 

테두리를 줄이고 18:9 비율의 화면을 써 5.7인치 화면을 쓰면서도 크기가 작다. - 최호섭 제공
테두리를 줄이고 18:9 비율의 화면을 써 5.7인치 화면을 쓰면서도 크기가 작다. - 최호섭 제공

또 하나의 이유는 길어진 화면에 있다. 보통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대각선의 길이를 이야기한다. 이 때문에 ‘인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같은 화면이라도 화면 비율에 따라 면적이나 길이가 크게 달라진다. 대각선 길이는 같아도 18:9는 16:9 화면보다 긴 쪽은 더 길고, 짧은 쪽은 더 짧아진다. 손으로 쥐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폭이 더 좁아진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손에 쥐면 기존 5.7인치, 그러니까 V20이나 갤럭시노트7 등과 비교해 더 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단순한 화면비 외에도 새 디스플레이는 요즘 추세인 HDR10, 그리고 돌비 비전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 이 두 기술은 색을 더 실제처럼 표현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한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이 HDR10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배터리 이슈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들이 앞장서 HDR 콘텐츠를 내고 있고, 이 스마트폰은 그 콘텐츠들을 보여줄 수 있다.


새 화면 비율은 콘텐츠나 UX로 연결지어 볼 수 있다. 18:9는 최근 영화계에서 언급되고 있는 화면 비율이기도 하다. 유니비지움(Univisium)이라고 부르는데, 2.35:1의 씨네마스코프 비율과 TV의 16:9의 중간에 있는 또 하나의 포맷으로 언급되고 있다. 아직 표준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이 비율의 콘텐츠를 일찌감치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이전 제품인 V20과 비교해보면 화면 길이는 비슷하고, 폭은 좁다. 하지만 제품 크기는 꽤 차이 난다. - 최호섭 제공
이전 제품인 V20과 비교해보면 화면 길이는 비슷하고, 폭은 좁다. 하지만 제품 크기는 꽤 차이 난다. - 최호섭 제공

18:9 화면비는 가볍게 보면 2:1이기도 하다. 1:1의 화면 두 장을 포개놓은 것과 같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화면을 둘로 쪼개 쓰는 분할 스크린 기술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세로로 더 긴 화면은 앱을 두 개 띄워도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 G6에는 아예 1:1 사진을 찍는 전용 앱인 ‘스퀘어 카메라’ 앱을 두었다. 사진 두 장을 위 아래로 겹쳐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앞서 찍은 사진을 아래에 띄우거나, 다른 사진과 비슷한 구도를 만들어주고, 혹은 아예 다른 두 장의 사진을 포개는 등 정방형 사진에 대한 독특한 아이디어들을 담았다. 인스타그램에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사진도 기본적으로 18:9 비율로 촬영된다. 카메라는 1300만 화소 듀얼카메라로 뒷면은 71도의 화각을 찍는 조리개값 f/1.8 렌즈와 125도를 촬영하는 f/2.4가 들어간다. 전면 카메라도 500만 화소로 100도의 광각 사진을 찍을 수 있다.

 

71도, 125도 각도로 찍을 수 있는 듀얼 카메라가 들어간다. - 최호섭 제공
71도, 125도 각도로 찍을 수 있는 듀얼 카메라가 들어간다. - 최호섭 제공

그 외의 기본적인 구성은 이전 제품인 V20과 많이 닮아 있다. 안드로이드 7.0이 쓰이고, 앱 서랍 없는 LG UX 6.0이 들어간다. 소문으로 돌았던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가 들어간다. 다만 영어와 독일어만 쓸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한국어로 설정하면 해당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LG전자는 안정성도 강조했다. 특히 배터리에 대해 언급했다. 직접적으로 삼성전자를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듣는 이들은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G6에는 3300mAh 배터리가 들어간다. 작은 용량은 아니지만 또 그렇게 큰 용량도 아니다. LG전자는 ‘최적화된 배터리’라고 이야기한다. 실제 사용 시간은 써봐야 알 수 있다. 스냅드래곤820과 3200mAh 배터리를 쓴 V20이 배터리 면에서 별로 아쉬운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G6의 스냅드래곤821과 3300mAh 배터리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히트파이프와 일체형 금속 케이스로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고 열이 많이 나는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멀리 두어 열이 한 곳에 쏠리지 않도록 했다.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떼어 놓고, 히트파이프로 열을 식힌다. 배터리 안정성 때문이다. - 최호섭 제공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떼어 놓고, 히트파이프로 열을 식힌다. 배터리 안정성 때문이다. - 최호섭 제공

디자인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G6는 이전 제품과 달리 배터리를 교체하지 못한다. 일체형 제품이라고 부르는 디자인인데, 일반적으로 이 디자인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과 잃는 부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모양을 유지할 수 있고, 두께도 얇게 할 수 있다. IP68의 방진방습도 된다. 대신 배터리를 바꾸지 못한다. 예전에는 치명적이라고 비춰지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배터리 이용 시간이 꽤 길어졌기 때문에 대체로 약점보다는 강점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게 요즘 흐름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G6는 잘 만든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새 화면은 매력적이고, 디자인도 잘 나왔다. 또한 아직은 낯선 새 디스플레이에 대한 명분도 확실하고 활용 부분도 잘 잡았다. 안드로이드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구글 어시스턴트도 품었다. 어떻게 보면 디자인도 기존 LG 제품들과 확연히 다르고 오히려 갤럭시S와 비슷한 분위기도 있다. 애초 화제가 됐던 ‘LG답지 않은 제품’이라는 언급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V20으로 호평받았던 쿼드DAC 같은 요소들도 그대로 안고 있다.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35를 잡지 못한 부분이 약점으로 언급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성능보다 사용자 경험에 신경 쓴 부분이 그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을 것 같다. G6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은 도드라지는 부분보다 차분하게 시장에서 갖고 싶어하는 스마트폰의 기준을 잘 담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G6에게 남은 숙제는 판매 성적표 정도가 아닐까.

 

LG전자도 배터리 교체를 포기하고 일체형 디자인을 택했다. - 최호섭 제공
LG전자도 배터리 교체를 포기하고 일체형 디자인을 택했다. - 최호섭 제공

 

테두리처럼 디스플레이도 끝을 둥그렇게 굴렸다. - 최호섭 제공
테두리처럼 디스플레이도 끝을 둥그렇게 굴렸다. - 최호섭 제공

 

듀얼스크린에 사진과 캘린더 앱을 띄웠다. 1:1 비율이기 때문에 기존보다 조금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듀얼스크린에 사진과 캘린더 앱을 띄웠다. 1:1 비율이기 때문에 기존보다 조금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 최호섭 제공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18:9 비율의 영상도 만들고 있다. - 최호섭 제공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18:9 비율의 영상도 만들고 있다. - 최호섭 제공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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