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핵 가진 인공생명체, 2년 내 세상에 공개

2017년 03월 12일 18:00
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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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핵을 가진 최초의 인공생명체 개발이 전환점을 돌았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유전체 정보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레시피’를 완성하고, 목표로 한 효모 게놈 16개 중 5개를 추가 합성했다.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된 ‘효모 합성유전체 프로젝트(Sc2.0·Synthetic Yeast Genome Project)’ 국제연구진이 1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학술지 ‘사이언스’ 10일자에는 Sc2.0 연구진이 현재까지 개발한 인공 효모의 일러스트가 표지로 등장했다. 지렁이를 달은 꼬불꼬불한 선은 효모의 염색체를 표현한 것. 6개의 금색 선은 연구진이 현재까지 합성에 성공한 염색체, 10개의 흰색 선은 아직 합성하지 못한 염색체를 의미한다.

 

● ‘레시피’는 모두 나왔다…10개만 더!

 

Sc2.0은 게놈(유전체) 전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인공효모를 개발하려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효모의 게놈 정보를 해독하고, 이를 토대로 A(아데닌), G(구아닌), T(타민), C(시토신) 등 4종류의 염기를 합성해 만든 DNA들을 이어 붙여 합성 염색체를 만든다. 그리고 이를 실제 효모의 염색체와 바꿔 넣어주면 최종적인 인공생명체가 탄생한다.

 

 

연구진이 현재까지 개발한 인공 효모의 이미지. 30%를 합성 게놈으로 대체해도 자연 효모와 기능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사이언스 제공
연구진이 현재까지 개발한 인공 효모의 이미지. 30%를 합성 게놈으로 대체해도 자연 효모와 기능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사이언스 제공

Sc2.0은 2007년부터 인공 효모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이언스’에 7편의 논문을 통해 발표한 성과 중 하나는 효모 게놈을 설계할 수 있는 방법, 즉 ‘레시피’를 모두 밝혔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각 기관은 효모의 16개 염색체를 각각 할당받아 합성 작업에 착수했다. 첫 성과는 2014년 3월로 3번 염색체가 개발됐다. 이번 중간발표에서는 추가적으로 2, 5, 6, 10, 12번의 5개 염색체를 제작했다. 효모 게놈의 3분의 1정도를 인공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후 합성된 염색체를 실제 효모 염색체와 치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제작한 30% 인공상태인 효모는 자연 효모와 기능적 차이가 없었다. 자연 상태의 효모처럼 증식하고, 생명 현상을 이어나갔다는 의미다.

 

레시피가 모두 밝혀진 만큼 연구진은 2년 내 완전한 인공생명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일부 연구팀은 합성 게놈의 오류를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는 기술도 발명하며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첫 ‘진핵’ 인공생명체

 

사실 최초의 인공생명체는 이미 2010년 개발됐다. 미국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는 가장 작은 생명체라고 알려진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박테리아 ‘JCVI-syn1.0’을 개발했다. JCVI-syn1.0은 세포핵이 없는 원핵생물이다. 염색체도 1개만 갖춘 아주 간단한 구조다. 이와 달리 Sc2.0이 개발하려는 인공효모는 사람처럼 세포핵을 가진 진핵생물로, 염색체도 여러 개인 더 복잡한 유기체다.

 

인공생명체 분야 양대 산맥인 두 단체의 연구엔 원핵/진핵 외 다른 차이도 존재한다.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게놈만 갖춘 ‘최소 합성 유전체’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유전자 901개, 염기쌍 107만7949개를 가진 JCVI-syn1.0에서 생명유지에 필수적이진 않은 유전자들을 ‘녹아웃(제거)’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개발된 JCVI-syn3.0은 1.0의 절반 수준으로 473개의 유전자, 53만1000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됐다. 일반 박테리아와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으로 ‘슬림’해진 것이다.

 

반면 Sc2.0은 게놈 전체를 새롭게 설계해도, 설계 이전과 동등한 기능을 갖는 생명체를 개발하려 한다. 연구진의 합성법은 자연 효모의 게놈 구성과 완전히 동일하진 않음에 두 효모는 같은 기능을 한다. 학술지 ‘네이처’는 웹사이트 뉴스를 통해 이를 ‘진화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라고 표현했다. 인공효모와 자연효모의 게놈 구성 차이가 곧 효모가 현재와 같은 상태로 진화하게 한 핵심역할을 한 존재라는 것이다.

 

즉, 크레이그벤터연구소가 증식능력은 떨어지더라도 어쨌든 증식은 할 수 있는 최소 게놈을 구현한다면, Sc2.0은 설계법을 새로 구성해도 결과적으로 같은 성능을 내는 인공생명체를 만들겠단 의미다.

 

합성 생물학 분야 전문가인 최인걸 고려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 사용한 합성법이 효모 특성에 맞춘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진핵세포에 그대로 사용하긴 어렵다”면서도 “적어도 진핵세포 유전체 합성의 시발점이 된 것으로 향후 ‘인간 유전체합성 프로젝트’ 등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가 2010년 합성한 최초의 인공생명체 ‘JCVI-syn1.0’(왼쪽). 최근에는 여기서 게놈(유전체) 양을 더 줄여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유전자만 남긴 ‘JCVI-syn3.0’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름에서 ‘syn’은 인공적으로 ‘합성(synthesis)’ 했다는 뜻이다. - 사이언스 제공
미국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가 2010년 합성한 최초의 인공생명체 ‘JCVI-syn1.0’(왼쪽). 최근에는 여기서 게놈(유전체) 양을 더 줄여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유전자만 남긴 ‘JCVI-syn3.0’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름에서 ‘syn’은 인공적으로 ‘합성(synthesis)’ 했다는 뜻이다. - 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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