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00 여행-11편 독립서점투어] 동네 책방 속 사람여행, 강릉 참깨책방 깨북

2017년 03월 16일 15:00

◉ 고백 타임 011 :“비록 마지막 편이지만, 고100 여행은 계속 ing”  


동아사이언스에서 고하는 고100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 편이야. 좀 더 액티비티한 여행을 안내하는 새로운 여행이야기를 들고 찾아오려 해. 그렇다고 고100 여행이 끝은 아니야. 강원도의 100곳을 고하겠다는 약속은 지키고 싶어. 그 여행은 브런치를 통해서 계속 고할 예정이야. 동아사이언스를 통해 전하는 고100 여행의 마지막 편 여행지는 강릉의 작은 동네 책방이야. 강릉의 유일한 독립출판서점이기도 하지. 숨어있는 이곳을 고하려 해.

 


✔ 강릉 참깨책방 깨북 여행 포인트

 

고종환 제공
고종환 제공

▶ 강릉 참깨책방 깨북에서 발견한 두 가지를 고한다!


필자가 독립출판서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면서부터다. 자연스레 여행지에서 꼭 가볼 곳으로 그곳의 동네 책방이 1순위가 되었다. 동네 책방 중에서도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고향의 유일한 독립출판서점인 강릉 참깨책방 깨북이다. 책이 궁금해지고 사람이 궁금해지는 곳, 마음이 머무는 책방을 고하고자 한다.  

 

강릉 참깨책방 깨북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하나의 강릉을 만나게 된다. - 고종환 제공
강릉 참깨책방 깨북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하나의 강릉을 만나게 된다. - 고종환 제공

#1. 책이 궁금해지고, 사람이 궁금해지는 곳  


책을 보러 갔다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온다. 동네 책방이 주는 선물이다. 필자에게 그 선물을 준 첫 번째 책방이 바로 강릉 참깨책방 깨북이다. 독립출판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기획하고 제작까지 하기로 마음먹으면서부터 이곳을 찾았다. 강릉의 유일한 독립출판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이곳 역시 오픈을 준비 중이었다. 이전에도 독립출판서점이었던 곳인데 주인이 바뀌면서 새로이 단장하고 있었다.

 

봄맞이 중인 깨북. 비어있던 선반에도, 테이블에도 책들이 가득하다. - 고종환 제공
봄맞이 중인 깨북. 비어있던 선반에도, 테이블에도 책들이 가득하다. - 고종환 제공

강릉 참깨책방 깨북은 지난해 12월에 문을 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 책방을 다시 찾았다. 전보다 책들이 풍성해졌다. 마음껏 가져가도 좋은 엽서, 스티커들도 늘었다. 강릉의 의미 있는 건물들을 테마로 한 기념엽서도 반갑다.

 

책이 이어준 고마운 인연, 강릉의 하나뿐인 독립출판서점을 운영 중인 안상현·권현희 부부. - 고종환 제공
책이 이어준 고마운 인연, 강릉의 하나뿐인 독립출판서점을 운영 중인 안상현·권현희 부부. - 고종환 제공

책방 주인은 안상현·권현희 부부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온 지도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강릉으로 이사 왔을 당시엔 신혼이었던 부부.


“8시 반에 일어나도 하루가 시작되더라고요.”
 

느리게 걸어도 괜찮은 여유를 찾아주어서 좋았고, 자연이 좋은 건 두말할 것도 없었다. 어느덧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제2의 고향이 된 강릉. 이곳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졌다. 부부는 시골의 작은 책방을 동경하며 먼 훗날 그런 책방을 하자는 데에 한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먼 훗날이 이렇게 앞당겨질 줄은 몰랐다. 이곳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진 않을까 궁금했다. 그 질문에 권현희 대표가 답했다. 


“제가 작년에 제주도에 갔을 때 동네 서점들과 편집숍을 가보았는데 그 매력에 쏙 빠진 거예요. 문만 열고 들어가면 또 하나의 제주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강릉 살면서 항상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강릉스러운 게 사라져가는 거 같고 잘 드러내지도 않고. 이곳의 서점이 막상 없어진다고 하니까 뭔가 강릉스러운 것이 없어지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좀 더 발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 내서 발을 내딛게 됐죠. 만약 이런 서점이 서너 군데 있었으면 용기를 못 냈을 거예요.”

 

표지부터 독특한 책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동네 책방. - 고종환 제공
표지부터 독특한 책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동네 책방. - 고종환 제공

용기를 내준 것에, 없어질 뻔한 동네 책방을 다시 살려준 것에 책방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깊이 감사했다. 또한, 책이라는 연결고리로 좋은 인연이 된 것에 감사했다.   

 


#2. 마음이 머무는 동네 책방 & 여행지 책방 


작은 책방을 하고 싶다는 꿈을 이룬 지 세 달째. 아직은 섣부른 질문일 수 있지만 책방을 하면서 좋은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안상현 대표가 답했다. 


“잘 돼도 문제에요. 아직은 계산을 잘못해서. 일반 서점은 총판하고 해서 정산 업무가 수월한데. (독립출판서점은) 작가들하고 1대1로 하다 보니 그게 좀 복잡해요. 700원 보내야 하는데 송금 수수료가 500원이 들기도 하고. 작가 별로 계속 계산을 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죠. 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을까. 고민이 돼요. 한 번은 어떤 작가분이 찾아왔을 때였는데. 한참 얘기를 하다가 책을 몇 권 사서 가셨는데 나중에 우리가 뭘 팔았는지 체크를 안 한 거예요. 다행히 아는 분이라서 (어떤 책을 샀는지) 사진 좀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죠.”


그러면서도 독립출판서점을 하며 즐거운 일이 더 많다고 말하는 안상현 대표. 
 

“지금도 독립서점을 설명하려 하면 어려운데. 예전엔 사무실에서 일할 때 누군가 찾아오면 경계를 했는데 여기서는 문 열면 그런 과정 없이 딱 만나지니까 얘기도 되고 그런 만남이 재밌어요. 중간 과정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고. SNS에서 소통하다가 직접 만나는 게 처음인데도 되게 반갑더라고요. 그렇게 서로서로 오고 갈 수 있는 관계가 신기해요. 모르는 사람도 여길 어떻게 알고 왔는지 신기하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인데도 금세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더라고요. 오늘은 내심 누가 올까 하는 기대감과 설렘이 일어나죠.”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어떤 사람이 찾아올까 설렘을 주는 동네 책방. - 고종환 제공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어떤 사람이 찾아올까 설렘을 주는 동네 책방. - 고종환 제공

안상현 대표의 말이 끝나자, 권현희 대표는 또 다른 어려움과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일단 첫 달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진 않았어요. 저희가 이걸 유지할 수 있을까 없을까 키를 쥐고 계신 분들이잖아요. 독자분들이 오셨을 때 책에 대한 편견이 있으신 분들이 계세요. 그게 좀 아쉬워요. ‘독립출판서적이 다 그렇지. 그거 봐봐. 다 그렇잖아.’ 하면서 쓱 나가시는 분이 있으면 그건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아직 독립서점에 대한 개념 자체가 익숙지 않아서 그렇지만. 책을 제대로 보신 건 맞는지 싶더라고요. 그럴 땐 마음이 안 좋죠.”


그러면서도 이럴 땐 또 힘이 난다며 권현희 대표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 날 한번은 책방을 찾아오신 한 분이 이런 데 오면 힐링이 되는 기분이라며 우울했었는데 고맙다고 하는 거예요. 이런 자리가 계속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듣고 약간의 사명감도 생기는 거 같더라고요. 많은 분을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벌써 반기려는 마음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일단 고마워하시는 분들이 많고. 제가 환대를 해야 하는데 저희가 오히려 환대받는 거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어요.”

 

책방 주인에게 책 다섯 권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자 추천해준 독립출판 책들. - 고종환 제공
책방 주인에게 책 다섯 권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자 추천해준 독립출판 책들. - 고종환 제공

 

마음껏 가져가도 좋은 엽서들, 책방 주인의 마음 넉넉함이 묻어난다.(왼쪽) 볼수록 정이 가는 강릉의 건물들이 그려진 엽서. 강릉여행의 기념엽서로 추천!(오른쪽) - 고종환 제공
마음껏 가져가도 좋은 엽서들, 책방 주인의 마음 넉넉함이 묻어난다.(왼쪽) 볼수록 정이 가는 강릉의 건물들이 그려진 엽서. 강릉여행의 기념엽서로 추천!(오른쪽) - 고종환 제공

샘플북이 있어 충분히 훑어보고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줄 뿐만 아니라, 틀에 얽매인 형식이 아닌 책이라서 다양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러다 내 마음을 들어왔다 나간 것 같은 책을 만날지도 모른다. 동네 책방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필자가 찾은 동네 책방 선물은 이러하다. 아직 숨어있는 선물이 더 많을 것 같다. 그 선물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찬찬히 발견할 수 있도록 오래오래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고100 여행 정보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정원로 84-6 강릉 참깨책방 깨북 
-운영시간 : 오후 2시 ~ 9시 (월요일은 7시 30분까지 함.)
*운영시간과 휴일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방문 전 문의전화를 꼭 해볼 것. 
-문의전화 : 010-4926-4312

 


✔ 강릉 참깨책방 깨북 후기 한마디 

 

고종환 제공
고종환 제공


※ 고100 여행 : 고백한다. 여행을 좋아하면서 정작 고향엔 무심했음을. 그래서 고100한다. 고향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도 100곳(갈 곳, 먹을 곳, 즐길 곳, 잘 곳 등등)을 고(Go)해서 고(告)하겠다. 향후 고100 여행은 필자의 개인 연재공간인 브런치(https://brunch.co.kr/@kiun1018)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 필자 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만에 고향 강릉으로 돌아와 강원도 구석구석을 여행 중이다. 동아사이언스에서 <뷰레이크 타임>을 연재했으며, 최근 <뷰레이크 타임 석호이야기>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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