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북한 개발했다는 ICBM 엔진은 어떤 성능?

2017년 03월 20일 18:00
2006년 진행했던 엔진시험(왼쪽) 모습과 19일 진행한 엔진시험 모습(오른쪽). 보조 엔진을 장착해 여러개의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볼 수 있다. - 북한 노동신문 제공
2006년 진행했던 엔진시험(왼쪽) 모습과 19일 진행한 엔진시험 모습(오른쪽). 보조 엔진을 장착해 여러개의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볼 수 있다. - 북한 노동신문 제공

북한이 새로운 대형 로켓 엔진 실험에 또 다시 성공,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새형 대출력 발동기(신형 고출력 로켓엔진)를 개발했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시험 결과에 크게 만족해 ‘로케트(로켓) 공업 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뤘고 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작년 9월에도 같은 엔진을 실험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번 엔진 실험을 통해 그때에 비해 적잖은 기술적 진보를 얻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조엔진 4개를 연결해 자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리라는 평가다. 국방부는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엔진 성능의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과거 미사일 개발 과정을 통해 이번 신형 ICBM 엔진의 성능과 완성도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 보았다.

 

●‘대포동(백두산)’ 계열 액체연료 엔진

 

군 당국이나 국내 발사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엔진이 ‘백두산’ 계열 발사체 엔진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북한이 개발 중인 장거리 액체연료 로켓 중 가장 최신형이라는 뜻이다. 연료로는 주로 디메틸히드라진(UDMH)이라는 독성이 높은 질소수소 화합물을 이용하며,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산화제’로 적연질산, 사산화질소 등을 이용한다. 액체산소 등과 달리 수개월 전에도 미리 연료를 주입해 놓을 수 있어 ‘무기용 액체연료’라고 불린다.

 

북한의 미사일은 여러 명칭이 뒤섞여 쓰여 혼란을 주고 있다. 북한의 백두산 1호는 북한이 1988년 소형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쏘아 올리는데 사용했던 ‘대포동 1호’의 다른 이름이다.

 

당시 북한은 실제로는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 실험을 통해 적잖은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대포동 2호(백두산 2호)의 발사 실험을 2006년 진행했지만 이 역시 발사 42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비록 발사에 실패했지만 최대 사정거리 1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적잖은 위협으로 판단됐다.

 

북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시 2009년 4월 대포동 2호를 개량한 ‘은하 2호’에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탑재해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2012년 12월엔 ‘광명성 3호’를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발사에 또 다시 성공했다. 2016년에는 은하 3호에서 세부 성능을 한층 더 다듬은 ‘광명성호’ 역시 또 한 차례 발사에 성공해 기술적 안정성을 한층 더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들 발사체는 기본적으로 구소련의 구형 미사일인 ‘스커드’가 기본이다. 북한은 구형 스커드 엔진을 복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 5호, 6호’를 개발한데 이어, 출력을 한층 더 키운 ‘노동’ 미사일도 개발해 일본 내 미군기지까지 조준할 수 있는 힘을 키웠다. 이 발사체를 한층 더 개량해 우주발사체 개발에 성공한 것이 은하 3호와 광명성호다. 발사체 여러 개를 묶어 힘을 키우는 ‘클러스터링’ 기법 역시 이 당시 자체 개발했다.

 

●추력 80t 추정 역대 최대 성능… 보조엔진 실험 및 자세제어 실험 동시 진행

 

북한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엔진은 추력 80t 정도로 추정된다. 이 엔진을 2개 묶을 경우 추력은 160t이 된다. 기존 은하 3호나 광명성호의 120t을 훨씬 상회하는 추력이다. 4개를 묶을 경우 320t에 달한다. 즉 이번 엔진 실험으로 북한은 핵 소형화 없이 지금까지 개발한 핵탄두를 언제든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가능해진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발사체 전문가는 “이 정도 추력을 갖춘다면 핵 소형화를 하지 않고도 1t 이상의 대형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무리없이 날려 보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에도 이 엔진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엔진의 성능시험을 진행해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실험에서 북한은 당시보다 실력이 진일보했다. 먼저 4개의 보조엔진을 연결해 동시에 실험했다. 이는 발사체의 자세 및 방향제어 기술 역시 일부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엔진 주변에 여러 대의 작은 엔진을 설치해 발사체가 날아가는 방향을 조절하는 ‘보조엔진 방식’은 주로 구형 발사체에 자주 쓰인다. 최신형 엔진에는 엔진 분사구의 방향 자체를 조절하는 ‘김발’ 방식을 자주 이용한다.

 

발사체 전문가는 “북한이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참고한 기본 엔진이 구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여러개의 작은 보조엔진 중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자세 제어에 큰 차질이 생기고, 무게도 더 무거워지기 때문에 근래에는 잘 쓰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실용화까지는 아직 거리… “지하 사일로 넣기엔 너무 커”

 

그러나 북한이 이 엔진으로 실제 ICBM을 개발하기엔 아직 거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만한 발사체를 운영하려면 발사대를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밀하게 발사 가능한 지하 사일로 운영이 필수다. 그러나 이번에 실험한 엔진 두 개만 하나로 묶을 경우 크기가 너무 커져 사일로 운영이 사실상 어렵다. 무기로 쓰기엔 아직 엔진 소형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발사체 전문가는 “ICBM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엔진의 크기를 줄이는 추가 연구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ICBM을 개발하는데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재돌입’ 기술도 걸림돌이다. 우주공간까지 올라갔다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ICBM의 속도는 초속 7㎞를 상회한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은 초속 5.3㎞ 정도로 예상된다. 재돌입할 때 공기 마찰에 따른 열 유입은 속도의 3.5제곱으로 계산하므로 단위면적당 열 유입률은 2.6배 이상 높아진다. 무기로 쓰기 위해선 이런 열을 견딜 수 있는 대비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ICBM급은 물론 무수단 급에서도 아직 한 번도 재돌입체 비행 실험을 한 적이 없다.

 

북한의 ICBM은 백두산 계열뿐 아니다. 과거 열병식 등에서 고체 장거리 미사일 KN-08이나 KN-14등을 공개한 바 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차량탑재식 장거리 미사일로, 초기에는 세를 과시하기 위한 모형 미사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 엔진연소시험 등도 발견된 적이 있어 한미 군 당국은 이 두 종류의 ICBM을 북한이 실제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형태의 미사일인 중국의 DF-31 등을 참고할 경우 사거리 8000~1만1000㎞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를 한 적이 없어 정확한 성능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신형 ICBM엔진 실험 전경 - 조선중앙TV 제공
북한의 신형 ICBM엔진 실험 전경 - 조선중앙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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