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재난 전달 기능: 실시간 ‘경험 정보’가 대중에게 잘 먹힌다

2017년 03월 21일 12:00

[지진 알림 이대로 괜찮을까 ①]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에서 연신 알림이 울립니다. 카카오톡, 라인,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는 물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SNS에서 올라오는 글에 대한 알람도 끊임없이 울립니다. 나름대로 알림받기를 골라서 설정하고 있는데도 시시때때로 손목에서 알림이 옵니다. 시덥지 않은 알림도 많습니다만, 때로는 매우 중요한 내용도 날아옵니다. 예를 들면 지난 번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의 경우 국민안전처의 문자보다는 ‘트친’들의 실시간 체험이 좀 현실감있게 다가왔거든요.

 

재난 상황에서 SNS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위급 상황에 빠졌어도 누군가 구해주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사고 상황을 판단하고 피해자들이 있을 만한 곳을 추측했어야 했지요. 특수견이 냄새로 추적하는 것 정도가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찾는 방법이었습니다.

 

GIB 제공
GIB 제공

 

그러나 이제는 많이 다릅니다. 자신이 어디에 조난당했는지 스마트폰을 이용해 직접 전송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 기능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겁니다. 2016년 봄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 지진에서도 조난자들은 SNS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구조 신호를 보냈고, 무사히 구출됐습니다.

 

이용자 수가 20억에 가까운 SNS 페이스북은 이런 SNS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2014년에는 생존자들의 생사를 주변에 알리는 안전 확인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또 지난달 페이스북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재난구호기능’을 내놨습니다. 홍수나 지진, 테러 같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식료품, 피난처, 교통 등 도움을 쉽게 요청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조난 당사자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SNS는 상황을 지켜보는 다른 사람에게도 정보를 주는 좋은 수단입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경주 지진 당시 한 트위터리안이 이런 트윗을 남겼습니다. ‘타임라인에서 진동을 느꼈다는 트위터 친구들을 보고 있자면 현재 진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요. 그만큼 실제 느끼는 경험이 생생하게 녹아있는 정보가 바로 SNS의 정보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 규모 얼마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달받았지만 정확히 어떤 정도의 지진인지 감을 잡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정보를 준 것은 SNS였지요. ‘철문이 바르르 떨렸다’ ‘벽에 금이 갔다’ ‘벽이 흔들려 무너질 것 같아 밖으로 나와서 기다리는 중이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짧은 단문들을 보며 지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간접적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일반 대중들이 SNS에 올리는 사진을 이용해 거대 기상 이변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영국 워릭대 나탈리야 차첸코 박사팀이 미국공공도서관학회지(PLOS ONE)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2004년부터 2014년 플리커에 올라온 사진들을 분석했더니 사람들이 일상으로 올린 사진에서 홍수나 허리케인 같은 기상 재난의 징조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강의 수위가 평소보다 높다면 재난의 징조인 거지요. 차첸코 박사는 이 기능을 ‘사회적 감각’이라고 부르며 이 감각을 꾸준히 모니터링만 해도 재난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SNS는 정보가 넘쳐나는 곳입니다. 지나치게 넘쳐나서 정보를 가려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시간으로 생생한 경험을 담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고, 알릴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스로에게 익숙한 언어로 전달되는 정보가 더 잘 기억되고 이해될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SNS의 재난 알림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될 겁니다.

 

※ 편집자주
재난은 항상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비를 해도 막상 재난이 닥치면 당황해서 제대로 행동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입니다. 하물며 재난을 알리는 정보가 어려운 용어로 돼 있다면 더욱 그렇겠지요. 동아사이언스는 과학기술이슈정보센터와 함께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를 줘야 하고, 어떻게 행동하도록 평소에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해 3부에 걸쳐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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