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과기공약,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진보적 성향

2017년 03월 30일 18:00

[동아사이언스-KISTI 공동기획 ‘과학기술 공약 키워드맵’②]

 

※편집자 주 : 한국에서 과학기술 분야 선거공약으로는 주로 어떤 내용이 나올까. 각 정당별로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 과학기술정책의 현 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 역대 선거공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키워드맵을 준비했다.


국내 정당들의 성향을 말할 땐, 보통 안보·노동·경제·복지 이슈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순으로 보수성-진보성을 띤다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과학기술 이슈를 중심으로 평가하면 이 순서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과학기술을 산업발전의 수단으로 보는 선거공약이 많다는 점에서 가까웠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과학기술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선거공약이 많았다.


동아사이언스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는 2002년 이후 최근까지 대선과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이 제시한 과학기술 공약을 분석해 ‘핵심단어 지도(키워드맵)’를 작성했다. 새누리당은 ‘산업·융합’, 더불어민주당은 ‘산업·IT·기업’, 국민의당은 ‘대학·혁신·중소중견기업’, 진보진영은 ‘출연연·비정규직’에 집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키워드맵에서 크기가 큰 단어는 공약 및 정책제안에 자주 등장한 단어이고, 서로 가까이 있는 단어는 연관성이 높은 것들이다. 빨간색은 단어들이 밀집해있는 지역을 나타내는데 노란색, 녹색, 파란색으로 갈수록 밀집도가 떨어진다.

 

※이번 키워드맵에 들어간 자료와 분석방법, 한계를 소개한 상세기사 

 

새누리당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새누리당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새누리당 키워드맵 크게 보기


분석결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키워드맵에서 가장 도드라진 단어는 ‘산업’이었다. ‘미래, 융합, 신산업, 경쟁력, 산업화, 안보, 해외진출’이라는 단어와 함께 등장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과학기술을 토대로 산업화를 이뤘던 성장전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첨단무기개발 등 안보 문제와 관련된 공약도 자주 보인다. 한편 ‘세계적, 인재, 교육, 환경, 원천기술, 고부가가치, 시장’이란 단어도 자주 등장해 경쟁과 수월성을 중시하는 보수파의 시각이 과학기술에도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더민주 키워드맵 크게 보기


더불어민주당의 키워드맵 중심에도 ‘산업’이 있었다. 다만 ‘IT, 환경, 인터넷, 신재생에너지, 서비스, 융합’ 등 주변에 핵심단어들이 함께 등장한다는 점이 새누리당과 다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했던 주요사업들이 공약에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 측면에서 지역균형개발과 관련 있는 ‘지역/지방, 기업, 대학’ 등도 자주 등장한다. 

 

새누리당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국민의당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국민의당 키워드맵 크게 보기


국민의당은 과학기술계 내부 이슈와 관련된 단어가 많았다. ‘산업’이 빠졌다는 점이 새누리·더민주와 차별점이다. 실제 공약집에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산업발전을 돕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키워드맵에 주로 등장한 ‘대학, 혁신, 연구자, 과학기술인, 중소중견기업’이란 단어는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개인의 이력과도 관계가 깊어 보인다. 연구자에게 독립성을 부여해 혁신의 주체가 되게 하겠다는 맥락으로 ‘연구비, 배분, 다양, 이공계, 대학원’ 등도 많이 등장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산·학·연의 역할분담과 협력을 강조하는 공약이 많다. 키워드맵에서 ‘대학, 출연연, 중소중견기업, 대기업’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동등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로 나타났다.  

 

진보진영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진보진영이 과거 선거기간 발표했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분석해 그린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진보진영 키워드맵 크게 보기


진보진영은 과학기술 관련 공약의 분량이 많고 관심사가 다양해 키워드맵에서도 도드라지는 부분이 많았다. ‘비정규직, 출연연, PBS, 폐지, 대학, 평가, 제도, 지역/지방, 재생에너지, 유기농업, 황우석’ 등 핵심단어도 많다. 진보진영에서 강조하는 노동자·환경 친화정책과 연구윤리 및 공익을 강조하는 정책이 다수 들어갔기 때문이다. ‘참여, 공익’이란 단어는 다른 단어와 연결되지 않고 외딴 섬으로 떨어져있다. 구체적인 공약보단 상징적인 의제로 머물러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시기별로 정당/단체의 과학기술 공약을 나눈 다음 유사도를 구한 그림.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시기별로 정당/단체의 과학기술 공약을 나눈 다음 유사도를 구한 그림.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시기별 정당/단체 유사도맵 크게 보기

 

위는 공약에 등장한 단어를 기준으로 각 정당/단체의 유사도를 구한 그림이다. 같은 집단으로 묶인 정당/단체는 색이 같다. ‘코사인 유사도(cosine similarity)’로 계산했는데,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그 값이 0.397 이하는 연결선을 제거했다. 이후 파젝(Pajek) 소프트웨어로 집단을 나누고 시각화했다.

 

정당/단체 중 ‘2007년 대선 한나라당, 2008년 총선 한나라당, 2008년 총선 통합민주당, 2012년 대선 새누리당, 2012년 대선 민주통합당, 2016년 총선 새누리당’은 공약의 유사도가 높은 한 집단이다.

 

또한 ‘2012년 대선 안철수, 2012년 대선 타운미팅, 2016년 총선 정의당, 2016년 총선 공공연구노동조합, 2017년 대선 공공연구노동조합’은 공약·정책제안 유사도가 높은 한 집단이다.

 


[아래는 정당별 키워드맵 분석 상세내용]


(1)새누리당 ★키워드맵 다시 보기★


키워드맵에서 핵심 단어는 ‘산업’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과학기술 공약은 ‘창의산업-창조경제’라는 대주제 아래 있었다. 산업과 함께 ‘미래, 융합, 신산업, 경쟁력, 산업화, 안보, 해외진출’이라는 단어가 주로 등장했다. 아래와 같은 공약이 대표적 사례다.


△2016년 총선 “초혁신분야 : 뇌, 우주, 플라즈마, 초전도, 사이보그 등 향후 인류의 미래를 새로이 개척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산업화 추진”
△2008년 총선 “국산무기첨단화 및 방위산업의 민간산업화 추진”


이밖에도 ‘세계적(글로벌), 인재, 교육, 환경, 원천기술, 고부가가치, 시장, IT, NT, BT, 에너지’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2007년 대선 “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 세계적인 인재 양성”
△2007년 대선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굴하여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입니다.”


(2)더불어민주당 ★키워드맵 다시 보기★


더불어민주당의 과학기술 공약 키워드맵에는 ‘산업’과 ‘IT’가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의 과학기술 공약은 ‘혁신경제로 신성장동력 확충 과학기술·문화강국 실현’이라는 대주제 아래 있었다. 여기에 ‘융합, 성장동력, 미래, 환경, 인터넷, 서비스, 콘텐츠, 신재생에너지’ 등이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아래와 같은 공약이 대표적 사례다.


△2012년 대선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ET(환경공학기술), ST(우주항공기술), CT(문화콘텐츠기술) 등 미래 첨단산업분야에서 한국을 견인할 핵심기술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겠습니다.”
△2012년 대선 “인터넷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정보통신기술(ICT)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이밖에도 ‘일자리, 글로벌, SW, 경쟁력’ 등이 두드러졌고, ‘기업, 지역/지방, 대학’ 등도 한 축을 차지했다.


△2012년 대선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여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2012년 대선 “지역의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여 지역과 수도권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3)국민의당 ★키워드맵 다시 보기★


국민의당의 과학기술 공약 키워드맵에선 ‘대학, 혁신, 연구자’가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인, 연구비, 배분, 다양, 이공계’ 등이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의 과학기술 공약은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적인 과학기술’이란 대주제 아래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2012년 무소속으로 대선판에 뛰어들었다가 중도사퇴했다. 당시 안 의원이 만든 정책공약집을 국민의당 키워드맵에 포함시켰다)


△2012년 대선 “대학은 인재 양성과 혁신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공공기관인 출연(연)은 기업과 밀착하여 혁신경제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
△2012년 대선 “경제 성장을 목표로 정부가 R&D 투자를 특정 분야에 집중시켜 소수의 이공계 대학 연구자가 전체 이공계 대학 연구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수 집중이 발생하고 있음”


이밖에도 ‘출연연, 중소중견기업, 자원, 대기업, 패러다임’ 등이 주로 등장했다.


△2012년 대선 “정부와 출연연 간 접촉 창구를 단순화하여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방지”
△2012년 대선 “정부 R&D지원은 선도형 산업 중소중견기업 기초과학에 집중”


(4)진보 ★키워드맵 다시 보기★


진보진영의 키워드맵에선 ‘비정규직, 출연연, 대학, 평가, 제도, 지역/지방, 재생에너지, 유기농업, 황우석’ 등이 등장했다. 2016년 총선에서 정의당의 과학기술 공약은 ‘국민과 함께, 지역과 함께하는 과학기술’이란 대주제 아래 있었다. 노동자·환경 친화정책과 연구윤리 및 공익을 강조하는 정책이 다수 들어갔다. 아래와 같은 공약이 대표적 사례다(진보진영에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의당 등이 발표한 공약을 포함했다).


△2007년 대선 민주노동당 “부자와 특권의 과학기술에서 사회적 약자와 참여의 과학기술로”
△2007년 대선 민주노동당 “정부출연연구소의 비정규직 비율을 25%까지 축소하고, 이를 위해서 정부 R&D예산에서 인건비 비율은 증가시키고 PBS제도를 폐지하겠습니다”
△2008년 총선 진보신당 “친환경유기농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유기농업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를 2012년까지 농진청 연구개발투자예산의 25%까지 확대”
△2007년 대선 민주노동당 “‘황우석 사태’ 등 과학기술정책의 실패에 대한 엄정한 평가 및 책임자 처벌”

 

도움말 : 박진서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엄수홍 연구원(서울대 대학원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 과학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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