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대선 과기공약, 2007년보다 2012년 후퇴했다

2017년 04월 06일 11:40

[동아사이언스-KISTI 공동기획 ‘과학기술 공약 키워드맵’③]
 

※편집자 주 :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과학기술 분야 선거공약은 어떤 내용이 나올까. 과거와는 어떤 차이를 보일까. 이를 알기 위해 역대 선거공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키워드맵을 준비했다.

 

2007년 17대 대선보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과학기술 공약의 양과 질, 다양성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이 부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지방, 이공계, 기업, 황우석’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단어군에서 변화가 포착됐다.


동아사이언스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는 2007년과 2012년 대선 당시 주요 후보가 발표한 과학기술 공약집을 분석해 ‘핵심단어 지도(키워드맵)’를 작성했다. 키워드맵에서 크기가 큰 단어는 공약 및 정책제안에 자주 등장한 단어이고, 서로 가까이 있는 단어는 연관성이 높은 것들이다. 빨간색은 단어들이 밀집해있는 지역을 나타내는데 노란색, 녹색, 파란색으로 갈수록 밀집도가 떨어진다.

 

★2007년 대선 키워드맵 크게보기★

2007년 대선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2007년 대선 과학기술공약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2012년 대선 키워드맵 크게보기★

2012년 대선 과학기술공약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2012년 대선 과학기술공약 키워드맵 -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제공

●박근혜 후보, ‘산업’조차 추상적으로 다뤄


키워드 맵을 보면 2007년에 비해 2012년 대선에서 전반적으로 공약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두 대선 모두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7년에는 ‘산업’ 주위에 ‘IT, 융합, 에너지, 환경’ 등 관련된 단어가 비중 있게 등장해 공약이 구체적으로 나왔음을 보여준다. 2012년에는 ‘산업’만 덩그러니 도드라져 구체성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 때문으로 추정된다. 2007년 대선에 출마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비교하면 과기공약의 빈도 수에서 차이가 난다. 이명박 후보는 전체 250쪽의 공약집 중 과학기술정책에 11쪽을 할애했다. 박근혜 후보는 전체 398쪽의 공약집 중 6쪽에 불과하다. 즉, 과학기술 공약이 양적으로 줄어들었다.


질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는 ‘신성장동력’, ‘환경산업’, ‘보건·의료·제약·한방산업’ 등 과학기술을 이용해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구체적 용어를 사용했다. 이에 비해 박근혜 후보는 ‘국민행복기술’, ‘브레인웨어’, ‘창조산업’ 등 추상적인 단어가 많다.


한편 2007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2012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큰 변화 없이 산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주요 단어에서 시대적 변화 보여


과학기술 공약 키워드맵을 살펴보면 시대적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2007년 대선에선 ‘지역/지방, 이공계, 황우석’이란 단어가 주로 사용됐다.


‘지역/지방’은 당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명박 후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정동영 후보도 지역클러스터 정책을 제시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수도권 규제완화로 지역정책의 비중이 줄어들며 2012년 대선에선 ‘지역/지방’이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이공계’란 단어는 참여정부 시절 이공계 위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탓에 자주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이공계 위기 담론이 사라졌고, 과학기술정책에서도 해당 이슈의 비중이 사라졌다.


‘황우석’이란 단어는 2005년~2006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의 여파다. 민주노동당은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과학기술정책이 황우석 사태를 불렀다며, 정책실패에 대해 엄정하게 평가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2012년 대선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기업’이다. 2007년보다 2012년 키워드맵에서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후보들이 ‘과학기술을 통한 기업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게 됐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진보후보 사라져 진보의제도 소멸


2007년 대선에선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완주했다. 그는 ‘부자와 특권의 과학기술에서 사회적 약자와 참여의 과학기술로’라는 제목으로 진보적인 의제를 던졌다. 2007년 키워드맵에 들어간 ‘황우석, 공익, 공공성, 사회적, 민주적, 비정규직, 과학기술자, 청년, 환경, 보건의료, 복지, 안전, 친환경, 유기농업’ 등의 단어가 이를 반영한다.


2012년 대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는 중도사퇴했다. 사퇴하기 전 내놓은 공약집에서 과학기술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학기술 공약이 후순위로 밀렸다고 볼 수도 있다.


진보후보의 빈 자리를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일부 채워 넣긴 했지만, ‘대학, 혁신, 연구자, 과학기술인, 중소중견기업’ 등 기존 진보 진영에서 많이 제기했던 의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급히 치러지는 2017년 대선에선 어떤 과학기술 공약이 나올까. 동아사이언스와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는 이번 대선에 나올 과학기술 공약도 분석할 계획이다.
 

 

[심층기획 전체보기]

ⓞ과학기술 공약 키워드맵이란? 분석방법과 한계는?
①대선-총선의 과학기술 공약은 ‘산업 발전’을 위한 것?
②과기공약,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진보적 성향

 

도움말 : 박진서 KISTI 미래정보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엄수홍 연구원(서울대 대학원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 과학사 전공) 

연재대선캠프에 과기공약 묻는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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