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의 문화산책]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인데버’

2017년 04월 09일 18:30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LA)에 있는 과학관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에 가면 퇴역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인데버(Endeavour)’를 만날 수 있다. ‘노력’이라는 뜻의 인데버란 이름은 미국 내 학생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7일(이하 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의 특별 전시장에서 마주한 인데버는 그 자체로 웅장함을 자아냈다. 스크래치와 그을음 등 우주를 오가며 생긴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왕복선 ‘인데버’. -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왕복선 ‘인데버’. 비행기처럼 생겼지만 지구 궤도로 올라갈 땐 로켓처럼 발사된다. -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 25번의 임무, 우주에서 299일 보낸 ‘인데버’

인데버는 상공 600㎞ 가량의 지구 궤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우주 왕복선이다. 1986년 1월 발사 직후 폭발한 우주왕복선 ‘챌린저(Challenger)’를 대체하는 후속 모델로 볼 수 있다. 1992년 5월 7일 통신위성 ‘인텔샛(IntelSat)Ⅳ’를 재가동시키기 위해 처음 우주로 발사된 뒤, 총 25번의 임무 수행을 위해 지구 궤도에 다녀왔다. 인데버는 2011년 3월을 마지막으로 퇴역했으며, 총 299일을 우주에서 보냈다.

 

인데버는 과학 실험에도 많이 활용됐다. 1992년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여성 우주인 매 제미슨의 과학 실험 임무인 ‘스페이스랩(Spacelab)’을 도왔다. 1993년에는 지구 저궤도에서 운용되는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을 점검하기 위해 올라갔고, 1994년에는 직접 레이더 장비를 싣고 ‘우주 레이더 실험’을 수행했다. 이후 90년대 후반부터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이나 우주비행사들을 수송하는 데 활용됐다.

 

인데버에는 과학실험 장비와 거대 탑재체뿐만 아니라 사람도 탈 수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인데버의 조종실 밑바닥에서 나오는 사다리를 타고 선체에 오르내렸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은 선체 내부 공간을 둥둥 떠다니게 된다.

 

우주왕복선 ‘인데버’의 뒷모습. 추진력을 내는 로켓 엔진 3개가 보인다. -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우주왕복선 ‘인데버’의 뒷모습. 추진력을 내는 로켓 엔진 3개가 보인다. 선체 곳곳에 보호막으로 붙여진 서로 다른 종류의 타일도 눈에 띈다. -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 우주 왕복 위해 저온과 고온 모두 견뎌

 

비행기처럼 생긴 인데버는 궤도에 올라갈 땐 로켓처럼 수직으로 세워진 상태에서 발사된다. 반대로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 때는 비행기처럼 활주로를 이용해 착륙한다. 인데버를 싣고 우주로 발사된 로켓은 ‘우주수송시스템(STS)’이라고 불리는 발사체로, ‘우주 셔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주 셔틀은 인데버 같은 궤도선과 고체 로켓, 외부 탱크 등 크게 세 가지 장비로 구성돼 있다.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무려 250만 개 부분으로 나뉠 정도로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를 하고 있다. 고체 로켓은 발사대에서 궤도선을 쏘아 올릴 때 필요한 추진력을 낸다. 외부 탱크에는 엔진 구동에 필요한 추진제(수소 연료와 산소 산화제)가 담겨 있다.

 

인데버는 저온과 고온에 모두 견딜 수 있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선체 표면의 온도는 섭씨 영하 157도까지 떨어진다. 반대로 임무를 마치고 다시 지구 대기권으로 돌아올 때는 최대 섭씨 1649도까지 올라간다. 이는 철을 녹이기에도 충분한 온도다. 때문에 인데버는 선체와 그 안의 우주 비행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수 소재의 타일과 코팅을 사용한다.

 

실제로 인데버에 가까이 다가서자, 선체의 표면을 이루고 있는 소재가 특정 위치마다 제각각인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섭씨 371~1260도까지 달라지는 외부 환경의 온도에 따라 최대한 효율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가령 선체의 맨 앞부분 꼭지와 정면에서 공기를 맞받는 날개 앞부분은 최대 섭씨 1650도까지 견디는 강화탄소로 이뤄져 있었다.

 

한편 인데버(OV-105)는 NASA가 건조한 5번째이자 마지막 우주 왕복선으로, ‘함대의 보석(jewel of the fleet)’으로도 불린다. NASA는 더 이상 우주 왕복선을 만들고 있지 않으며, 현재 미국에서는 스페이스X, 보잉, 오비털ATK 같은 민간 우주기업이 우주 왕복선을 건조하고 있다.

아폴로 사령선.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에 전시된 이 사령선은 아폴로-소유즈 시험 프로젝트에 활용됐다.-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아폴로 사령선.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에 전시된 이 사령선은 아폴로-소유즈 시험 프로젝트에 활용됐다.-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 유인 우주 왕복 캡슐 ‘아폴로 사령선’

 

인데버 외에도 이곳에는 아폴로 임무에 실제 사용됐던 유인 우주 왕복 캡슐 ‘아폴로 사령선’도 전시돼 있다. 이 캡슐은 미국의 우주비행사들이 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 임무에 사용됐던 사령선과 동일한 모델이다. 최대 3명의 우주비행사를 지구에서 달 궤도까지 옮겨 놓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1969년 7월 아폴로 11호 임무 때 선장인 닐 암스트롱,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은 아폴로 사령선을 타고 달 궤도에 처음 진입했다. 그리고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 착륙선으로 갈아탄 뒤 착륙해 달의 땅을 처음 밟았다. 이로써 존 F. 케네디가 주장했던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이 달에 착륙한 뒤 안전하게 복귀하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달성됐다.

 

이곳에 전시된 아폴로 사령선은 본래 ‘아폴로 18호’ 임무를 위해 개발됐지만, 미국 의회에서 예산안을 삭감하는 바람에 해당 임무에는 활용되지 못했다. 이후 이 캡슐은 ‘아폴로-소유즈 시험 프로젝트’에 사용됐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의 우주선이 공동 비행한 최초의 우주 계획으로, 1975년 7월에 진행됐다. NASA에서는 아폴로 우주선을 사용한 마지막 비행이었고, 이 비행 이후 1981년 4월에 우주왕복선 컬럼비아 호가 발사될 때까지 유인 우주비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는 우주뿐만 아니라 환경, 생물, 물리 등 다양한 테마의 체험형 과학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998년 2월에 개관했으며 2012년 10월부터 인데버를 전시하기 시작해 더 유명해졌다.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입구. -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 입구. - 로스엔젤레스=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지금
이기사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