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저녁형 인간이 손해 보는 세상

2017년 04월 13일 09:00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억지로 습관을 바꾸다 역효과가 나는 사람도 있지요. 성인 중 약 40%는 저녁형 인간과 아침형 인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또 살면서 변하기도 할까요?


사이먼 아처 영국 서레이대 교수팀은 수면 유형을 결정하는 유전자 PER3의 길이가 길면 아침형이고, 짧으면 저녁형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PER3의 영향은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청소년 시기엔 유전자의 영향이 강하지만 40대가 되면 사회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합니다.


보통 청소년기에 저녁형 성향이 두드러지는데요. 그러다가 사춘기가 끝날 때 쯤 아침형 성향이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성별도 영향을 끼칩니다. 남성이 저녁형인 경우가 더 많지요. 여성의 생체시계는 24시간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남성보다 짧기 때문입니다. 낮이 짧은 가을과 겨울에 태어나면 아침형, 봄·여름에 태어나면 반대로 저녁형이 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아침형은 아침에 몸을 개운하게 만드는 코티솔 호르몬과 잠이 오게 만드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농도가 저녁형보다 빠르게 높아집니다. 아침형은 오전에 성과가 좋지만 이후 인지능력이 계속 떨어집니다. 저녁형은 인지능력과 성과가 저녁에 가까워질수록 좋습니다.


인지 능력의 차이를 정보 처리 방식의 차이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아침형은 논리적·분석적인 좌뇌형, 저녁형은 직관적인 우뇌형이라는 것이죠.


스페인 마드리드대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저녁형이 귀납추리능력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업 성적은 아침형이 더 좋은데요. 학자들은 학교 수업과 시험을 이른 아침에 시작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저녁형 학생들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생활리듬이 깨지기 쉽습니다.


개인의 생활리듬과 사회 환경이 맞지 않는 현상, 즉 생체시계와 사회적 시계의 불일치를 ‘사회적 시차’라고 부릅니다. 큰 사회적 시차를 겪는 사람들은 담배, 술, 카페인에 많이 의존하고 우울증 증상도 많이 겪는다고 합니다.


특히 햇빛을 적게 받고 밤에 조명을 많이 받는 저녁형은 생체시계와 환경 사이 불균형이 생겨 우울증이나 알코올중독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학교든 회사든 개인에게 맞는 시간대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겁니다. 속담부터 바꿔야겠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잘 잡는다.”

 


- 참고: 과학동아 2013년 07월호 '저녁형 인간이 손해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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