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중폭발 시키는 '버블제트' 위력 얼마나 될까?

2013년 05월 16일 18:09

두 동강난 모형선박의 모습
두 동강난 모형선박의 모습

 

‘펑’ 하는 소리가 산으로 둘러싸인 채석장을 한참이나 울렸다. 잠시 후 소낙비 같은 굵은 물방울이 사방에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채석장 내에 마련한 실험용 인공호수 위에 놓여 있던 알루미늄 보트는 수십 m 올라갔다가 두 동강 나 떨어졌다.


  9일 충남 당진의 한 채석장 인공호수에서 수행한 수중 폭파 실험 현장이다.


  신영식 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초빙교수는 2010년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으로 알려진 ‘제트플로(버블제트)’로 배가 파손되는 ‘수중 폭발 실험’을 진행하고 1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수중 폭발 실험은 물에 모형 선박을 띄워 두고, 밑에서 폭약을 터뜨려 배로 전달되는 압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미국 등 군사 선진국은 신형 군함을 개발할 때 실제 크기의 군함을 따로 건조해 실험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버블제트 현상은 일정한 리듬이 있다. 물속에서 폭약이 터지면 대량의 가스가 퍼져 나갔다가 수압에 밀려 폭발 중심부로 되돌아온다. 이런 현상이 두 세 차례 되풀이되다가 마지막에는 수면에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아 오른다. 이때 생긴 충격이 배를 들었다 놓으면서 부서지는 것이다.


  신 교수는 “옛날에는 어뢰를 쏴서 배를 침몰시키는 방식을 썼지만, 요즘은 배의 5m 아래에서 폭발을 일으켜 버블제트를 발생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신형 어뢰는 군함을 파괴하기 가장 좋은 1Hz(헤르츠·Hz=초당 1회의 진동) 충격파가 발생하도록 폭약의 양을 계산해서 만든다”고 말했다.


  신 교수팀은 폭약의 양을 바꾸고, 폭발 수심을 달리하면서 5차례에 걸친 실험을 한 결과 충격 리듬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길이 8.4m, 폭 0.68m에 무게 350㎏ 정도의 알루미늄 모형 선박을 만들어 실험했다. 사전 실험 결과 모형 선박은 7Hz의 리듬에 가장 취약했는데, 200g의 폭약을 물속에서 터뜨려 같은 진동수의 충격파를 만들어 주자 배가 부서질 듯 심하게 요동쳤다. 마지막 다섯 번째 실험에서 폭약의 양을 1㎏까지 늘리자 30m 높이의 큰 물기둥이 솟구쳤고, 모형 선박은 버블제트 현상으로 두 동강 났다.


  미국 해군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수중 폭발 전문가인 신 교수는 지난해 3월에도 비슷한 실험을 한 바 있다. 당시에는 선박과 4.5m 거리를 두고, 수면 아래 2m 깊이에서 폭약 500g을 터뜨리면 약 1000psi(프사이·1psi는 0.07기압)의 충격이 선박에 전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 교수는 “실물 폭파 실험은 새로 선박을 만들 때 충격에 강한 배를 만들 수 있고, 기존 선박에 대해서는 내구성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수중 폭발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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