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머리나는 발모제 개발! 제목만 보고 "광광 우럭따"

2015년 10월 30일 18:00

광광 우럭따

 

[동사] 다른 사람의 사정에 공감해 눈물을 흘리다, 혹은 슬퍼 울다.

[연관표현] 울부짖었다, 안습

 

다른 사람의 사연이나 감정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크게 공감함을 뜻하는 말이다. 정말 슬퍼서 우는 경우도 포함하지만, 주로 안타까운 이야기에 공감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풀리는 것 없는 평범한 중하류 인생의 절반은 현실적이고 절반은 웃긴 사연을 인터넷 커뮤니티나 온라인 뉴스에서 접하고 크게 공감했을 때 쓰면 적절하다. 키 작고 평범한 얼굴에 내세울 직장도 돈도 없는 청년의 소개팅 실패기나 어렵게 구한 알바 자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쫓겨난 사연, 학교 때 왕따 당했던 경험담 등에는 '광광 우럭따'라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광광 우럭따'는 '펑펑 울었다'를 변형한 표현이다. 디시인사이드 '던전앤파이터' 갤러리에서 처음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본래 국내 인터넷에선 '울었다' 혹은 '안습'(안구에 습기) 등의 표현으로 게시물에 공감을 표시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를 좀 더 강하게 나타내려다 '펑펑 울었다'는 표현이 나왔고, 귀여운 느낌의 '팡팡 울었다'로 변형됐다. 이어 '팡팡'이 얼핏 모양이 비슷해 보이는 '광광'으로 바뀌었다. 특정 단어를 그 단어와 비슷해 보이는 다른 한글 글자로 바꿔 쓰는 '야민정음'이 적용된 것이다. 야민정음은 '야구 갤러리 + 훈민정음'의 줄임말로, 이런 류의 언어 유희가 디시인사이드 야구 갤러리에서 주로 쓰이기 시작한 데서 붙은 이름이다. 

 

'울었다'가 '우럭따'로 변형된 과정 역시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관련 있다. 던전앤파이터가 업데이트되면서 '워록'이라는 새 캐릭터가 등장했는데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자 실망한 사용자들이 '우럭'이란 별명을 붙였다. 이후 워록 관련 게시물마다 사람들이 '우럭아 왜 우럭? ㅠㅠ' 같은 댓글을 달고 놀면서 '울었다'가 '우럭따'로 변형됐다.

 

우럭따의 탄생. 던전앤파이터 ‘워록
우럭따의 탄생. 던전앤파이터 ‘워록' 캐릭터 공개 당시 프로모션 이미지. - 네오플 제공

 

광광 우럭따는 '팡팡'을 '광광'으로 바꿔가며 한글의 조형적 잠재력을 실험하는 네티즌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악플과 키보드 배틀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랜선 너머 따뜻한 공감을 나눌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심화학습]
공감하는 마음을 과도하게 격하게 나타내려면 '울부짖었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공감 가는 글에 '울부짖었다'라고 댓글을 달면 된다.


이 표현은 2000년대 초반 웹소설 연재 사이트에 올라온 '투명 드래곤'이란 판타지 소설에서 유래했다. 초등학생스러운 문체와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 전개로 화제가 된 이 소설의 1화에 '드래곤이 울부짖었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작품은 네티즌들의 마음에 강력한 인상을 새기며 '울부짖었다'는 표현을 인터넷 언어 사전에 남겼다. 

 

아래는 '투명 드래곤' 1화 전문이다.

 

"크아아아아"

 

드래곤중에서도 최강의 투명드래곤이 울부짓었다
투명드래곤은 졸라짱쎄서 드래곤중에서 최강이엇다
신이나 마족도 이겼따 다덤벼도 이겼따 투명드래곤은
새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짓었다

 

"으악 제기랄 도망가자"

 

발록들이 도망갔다 투명드래곤이 짱이었따
그래서 발록들은 도망간 것이다

 

꼐속
- 전설의 시작. 투명드래곤 제1화

 

나무위키 제공
나무위키 제공

 

[생활 예제]
A: 13년간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고백하려고 카톡 보냈는데, 실수로 엄마에게 보내버렸어요.
B: 광광 우럭따 8ㅅ8

 

 

※ 편집자 주
정말로 모바일 세상이 왔습니다. TV를 보면서도, 화장실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스마트폰만 보게 됩니다. 여러 사이트를 돌다보면 생소한 용어들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검색을 해보지만, 뭔 뜻인지 모를 때가 많지요. 그 잘난 체면 때문에 누가 볼까 함부로 검색하기 께름칙해  ‘후방주의’하면서 봐야할 용어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저격! 인터넷신조어’를 준비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언어 교양을 채워드립니다. 가끔 시험도 볼 꺼에요. 조회수 좀 나오면 선물도 드릴지 몰라요. 많은 ‘터치’ 바랍니다.

 

 

※ 필자 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한세희 디지털 컬럼니스트

sehee.h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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