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 인터넷신조어]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라면 끓여주세요

2015년 12월 27일 18:00

현기증

 

[명사] 간절히 원하는 것이 즉각 이루어지지 않을 때 조바심과 함께 느끼게 되는 어지러운 증상
[용법] 다른 사람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하며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해 주세요”라는 형식으로 말한다.
[유래] MBC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나온 일반인 출연자의 대사에서 유래

 

즉각 충족을 원하는 강렬한 욕구가 해결되지 않을 때 느끼는 조바심과 어지러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빨리 들어 주기를 원할 때 ‘현기증 난다'며 재촉하면 적절하다. 보통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 해 주세요"라는 형식으로 사용한다.

 

이 표현은 2008년 2월 MBC에서 방영된 ‘기분 좋은 날'이란 프로그램 중 '체중역전! 동반다이어트 시즌 2' 코너, '0.1톤 형욱이의 폭식습관' 편에 출연한 김형욱씨의 발언에서 유래했다. 이 방송에서 다이어트가 필요한 과체중남으로 출연한 형욱씨는 어머니에게 라면을 끓여달라고 부탁하며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라면 끓여주세요"라고 재촉한다.

 

이후 이 남자는 전설이 되었다. - MBC 화면 캡처 제공
이후 이 남자는 전설이 되었다. - MBC 화면 캡처 제공

또 아들의 비만을 우려하며 라면 1개만 끓이려는 엄마에게 형욱씨는 계속 라면을 더 끓이라고 조르며 슬그머니 라면 2개를 밀어넣는다. 

 

이 대사는 이마에 손을 짚으며 괴로워하는 표정과 절묘하게 어울리며, 현대인의 해결되지 않는 갈급한 욕망을 상징하는 말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터치 한번으로 모든 것을 눈 앞에 얻을 수 있는 O2O 서비스와 로켓 배송의 시대에 오히려 더욱 조급한 욕망에 조바심내는 현대인의 심리를 제대로 찔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송 이후 캡처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며 필수요소 짤방으로 자리잡았고,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수퍼마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수퍼마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현기증' 패러디. - 나무위키 제공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김형욱씨는 이후 다른 지상파 방송의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에도 간혹 출연하며 근황을 전했다. 방송 출연할 때마다 다이어트 성공으로 살을 뺐다가 요요 현상으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모습을 번갈아 가며 보여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던 중 2014년 ‘SBS 스페셜’ 출연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인터넷 대세 캐릭터로 떠오르는 뒷심을 발휘한다.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 형욱씨는 야채만 가득한 다이어트 밥상을 바라보며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네. 자연에도 달리는 동물이 있는데 그게 없네”라는 시적 대사를 남긴다.

 

이 방송 후 과거 전설의 ‘현기증' 이미지가 재발굴되며 EXID의 ‘위아래' 역주행을 연상케 하는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tvN 인기 프로그램 SNL에 개그맨 김준현과 함께 출연해 자신의 발언을 패러디 하는가 하면 ‘백종원의 3대 천왕'이란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어머니와 함께 아프리카TV 먹방을 진행, 최고 동시접속자 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 등 대중에 노출될 때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네티즌들이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 

 

 

[생활 속 한마디]

A: 죄송하오나 폭설 때문에 주문하신 스타워즈 광선검 상품 배송이 다소 지연될 듯 합니다.
B: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배송해 주세요. 

 

 

※ 편집자 주
정말로 모바일 세상이 왔습니다. TV를 보면서도, 화장실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스마트폰만 보게 됩니다. 여러 사이트를 돌다보면 생소한 용어들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검색을 해보지만, 뭔 뜻인지 모를 때가 많지요. 그 잘난 체면 때문에 누가 볼까 함부로 검색하기 께름칙해  ‘후방주의’하면서 봐야할 용어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저격! 인터넷신조어’를 준비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을 위한 언어 교양을 채워드립니다. 가끔 시험도 볼 꺼에요. 조회수 좀 나오면 선물도 드릴지 몰라요. 많은 ‘터치’ 바랍니다.
 
 

※ 필자소개
한세희. 연세대를 졸업하고 전자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모바일 등의 분야를 열심히 취재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속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관심이 크다.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따라다니며 쉽게 풀어쓰고 싶어한다. 요즘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잉여 인간 체험 중이다.

 

 


한세희 디지털 컬럼니스트

sehee.h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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