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그것이 알고 싶다 10] 숫자로 보는 핵융합, "7"

2015년 12월 10일 16:31
7은 행운의 숫자다. 7이 ‘럭키 세븐(Lucky 7)’이 된 데는 야구의 공이 컸다.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있었던 일이다. 7회 공격 때 타자가 친 공이 외야 플라이로 날아가다가 마침 강풍이 불면서 파울볼이 홈런이 됐다. 다른 경기에서도 7회만 되면 유독 득점이 많이 나왔던 메이저리그에서 이렇게 ‘럭키 세븐’이라는 용어가 자리를 잡았다.

 

사실 7은 이미 오래전부터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였다. 일주일은 7일, 무지개 7색, 7음계, 7개의 대륙과 7개의 바다로 나뉘는 지구…. 인간이 만들어 낸 것에 신화와 우연성까지 더해져 ‘7’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운의 숫자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 7은 인류의 새로운 도전을 상징하는 숫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꿈의 에너지이자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목표로 출범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가 7개국이기 때문이다.

 

ITER는 화석 연료 고갈과 환경 문제를 대비해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추진하는 인류역사상 가장 큰 국제공동과학기술 프로젝트이다. ITER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EU, 러시아, 중국, 인도 등 7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7개 회원국은 프랑스 남부의 소도시 카다라쉬에 핵융합실험로를 건설하고 있다. ITER 참가국들은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2040년대에는 핵융합에너지를 상용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핵융합에너지 국제공동개발사업은 지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핵융합 분야의 협력을 ‘공동성명’에 포함시켜 발표했고, 1988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에 ITER 위원회를 구성한다.

 

미국, EU, 러시아, 일본 등 핵융합 선진국들이 서로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제적인 공동 연구 장치를 건설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공동개발 사업은 생각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막대한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가장 먼저 핵융합 공동개발을 추진했던 미국도 실험로를 비롯한 장치 개발과 건설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2001년 잠시 사업에서 탈퇴했을 정도다.

 

결국 2001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ITER 이사회는 앞서 1998년 최종 확정된 설계안을 뒤집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를 했다. 이어 중국이 2003년 합류, 미국도 다시 ITER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2003년 5월 정식회원국이 되었고 인도가 2005년 마지막으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금의 7개국이 완성되기에 이른다.

 

ITER의 새로운 설계가 완료된 이후부터는 어디에 핵융합실험로를 건설할지를 두고 참여국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자국에 ITER를 둔다는 건 기술력과 접근성뿐 아니라 수백수천배의 부가적인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2003년 ITER사업에서 철수한 캐나다가 가장 먼저 건설부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이후 일본, 스페인, 프랑스가 유치 경쟁에 뛰어 들었다. 최종적으로 프랑스(EU)와 일본이 경합하다가 상호 합의 하에 프랑스 카다라쉬로 결정된 후 비로소 2006년 10월 ITER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을 의미하는 공동이행협정이 이루어졌다.

 

이들 7개국은 사이좋게 건설비와 사업비를 나눴다. 건설국인 EU가 전체비용의 45.5%를 부담하기로 하고 나머지 여섯 개 나라가 9.1%씩 분담한다.

 

또 ITER 건설은 회원국별로 할당된 주요 장치를 각국에서 제작하고 조달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회원국들 사이에서 할당된 ITER 장치 및 부품 개발·조달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7개국의 이 위대한 도전은 ‘럭키 세븐’의 행운과 희망의 기운이 녹아 있다. ‘꿈의 에너지’로 성큼성큼 다가서는 가운데 7은 이제 미래 인류의 새로운 희망을 알리는 숫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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