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십 기술로 환경과 경제 모두 살린다

2016년 02월 29일 10:24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본격화됨에 따라 친환경선박인 그린십(green ship)의 건조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 국제정세의 변화에 맞춰 한국 조선업계도 그린십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을 찾아가 최근 그린십 기술현황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가늠해봤다.

 

LNG를 연료로 하는 주 추진엔진인 ME-GI엔진. 현대중공업이 MAN디젤, 바르질라 엔진 등 해외 엔진 메이커와 협력해 2014년 12월 개발을 완료했다. - 현대중공업 제공
LNG를 연료로 하는 주 추진엔진인 ME-GI엔진. 현대중공업이 MAN디젤, 바르질라 엔진 등 해외 엔진 메이커와 협력해 2014년 12월 개발을 완료했다. - 현대중공업 제공

 

요즘 조선업계의 최대 이슈는 온실가스 배출규제이다. 2013년부터 건조되는 선박에 IMO가 적용하
고 있는 에너지효율 설계지수EEDI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부터 10%, 2020년부터 20%,
2025년부터 30%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산화탄소(CO2)와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은 EEDI의 온실가스 배출규제의 중심에 있다.


세계 각국의 조선업계는 IMO의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이행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 중에 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저감과 에너지효율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현 상황에 대해 현대중공업 기술기반연구소 의장시스템연구실의 장광필 실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선박연료는 중유(Heavy Fuel Oil, HFO)입니다. 현재 규제에서 중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크러버(scrubber)라 불리는 황산화물 저감장치와 질소산화물 저감설비인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을 엔진에 별도로 장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장비를 엔진에 장치하는 것은 비용과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발생합니다.”


스크러버는 선박 메인엔진에 비견할 정도로 크기가 크고, SCR은 예를 들어 지름 3m에 길이 6m의 원
통형 크기가 무게만 20톤에 달한다고 한다. 비록 엔진에 따라 두 장비의 크기가 달라지긴 하나, 선박에 무게가 가중되는 것은 에너지 측면에서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다. 장 실장은 또 “이 같은 장비를 장착하지 않으려면 MGO(Marine Gas Oil)라 불리는, 황 함유량이 적은 고급 경유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비용 면에서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LNG추진선박
고심 끝에 얻어낸 결론은 LNG추진선박이다. LNG 추진선박은 중유를 주 연료로 하는 기존 선박에 비해 질소산화물을 약 25%, 황산화물을 약 99%, 이산화탄소를 약 23% 각각 덜 배출하는 친환경선박이다. LNG추진선박 건조에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3가지의 핵심 장비가 필요하다. LNG 연료용 주 추진엔진, 액체상태의 LNG를 기화시켜 엔진에 공급하는 연료공급 장치, 대기압에서 영하 163℃까지 견딜 수 있는 고강성의 연료탱크가 그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9년부터 LNG추진선박 개발에 착수했으며, MAN디젤, 바르질라 엔진 등 세계
유수의 엔진 메이커와 협력해 LNG를 연료로 하는 주 추진엔진(ME-GI엔진)을 2014년 12월 개발 완료했다. 이와 더불어 액체상태의 LNG를 기화해 고압 또는 저압으로 엔진에 공급하는 연료 공급장치(Fuel Gas Supply System, FGSS)도 개발해 주 추진엔진과 함께 주로 대형 LNG운반선에 적용할 예정이다. 적용할 시스템의 특장점에 대해 장 실장은 “LNG추진 시스템을 LNG운반선에 적용할 경우,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의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반 도중 기화되는 LNG를 선박 추진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버려지는 LNG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LNG 추진체계의 핵심 장비들은 아직까지는 상당한 고가여서 현재와 같은 저유가 시대에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에서는 이런 약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했다. 그것은 최소한의 LNG 추진 설비만을 갖춰 놓은 뒤 제조단가와 유가 상황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에 다다르면 간단한 개조(retrofit)를 통해 바로 LNG가스 추진체계를 적용할 수 있는 LNG-레디(ready) 기술이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LNG-레디 기술은 DNV-GL선급(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노르웨이선급(DNV)과 독일선급(Germanischer Lloyd)이 2013년 합병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 최대 선급협회)으로부터 기본 승인을 획득했으며, 2013년과 2014년 중동으로부터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에 적용해 2014년 11월 처음 인도하기 시작했고 2016년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LNG-레디(ready) 선박. 최소한의 LNG 추진설비만 갖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간단한 개조를 통해 바로 LNG가스 추진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 - 현대중공업 제공
LNG-레디(ready) 선박. 최소한의 LNG 추진설비만 갖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간단한 개조를 통해 바로 LNG가스 추진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 -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의 또 다른 그린십 기술
현대중공업의 LNG추진선박 외에 또 다른 친환경선 박 기술에는 이중연료(dual fuel) 추진엔진 기술,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제조기술, 하이핀(Hi-FIN) 기술 등이 있다.

 

이중연료 추진엔진 기술은 이종연료 추진엔진 기술로도 불리며, 두 가지 다른 연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10월 세계 최초로 석유와 LNG를 연료로 하는 30MW급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개발했으며, 이 엔진을 탑재한 선박을 인도와 노르웨이에 각각 1척씩, 총 2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선박 평형수(ballast water)는 1988년 미국 오대호의 얼룩줄무늬담치 사건 이후 세간의 관심을 받아온 대표적인 해양생태계 교란 원인 중 하나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은 2011년 자외선 살균방식의 평형수 처리장치인 에코밸러스트(Eco-Ballast)와 전기분해방식인 하이밸러스트(Hi-Ballast)를 개발했으며,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 적용해 테스트를 마친 상태이다. 향후 IMO의 ‘선박평형수관리협약’이 발효될 경우, 협약 비준국 내 바다에는 미처리 평형수는 버릴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전 세계를 운항하는 모든 선박은 의무적으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를 장착해야 하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800억 달러(약 93조 원)에 이르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하이핀은 일종의 연료효율 개선장치이다. 프로펠러 중심부에 부착하는 바람개비 형태의 장치로, 프로펠러가 도는 방향의 반대로 와류를 생성해 프로펠러의 와류 현상을 상쇄함으로써 추진 효율을 높여준다. 하이핀을 장착한 선박은 최대 2.5%의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86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75만 달러 상당의 연료절감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LNG운반선에만 적용됐으나 최근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LPG운반선 등 전 선종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를 통한 선박 에너지효율화 측면의 기여도는 앞으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십 분야의 향후 전망
LNG추진선박과 관련한 시장은 2025년에 약 17조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산
업통상자원부는 LNG추진선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LNG 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육·해상의 설비 관련법을 제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대형 LNG추진선박 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 아래 향후 조선업의 미래 성장 동력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장 실장에 따르면, 현재 대형 LNG추진선박을 개발하고 건조하는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또 미국은 LNG추진선박에 대한 개발 계획이 없지만, 일본은 표준선에 국한해 적용하고 있으며, 유럽은 대형선보다는 페리선 등 소형여객선 위주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LNG추진선박 분야는 한국 조선업계에게는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Green Tech. Horizon>   10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녹색기술센터 이재연 연구원

jylee@gtck.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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