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친환경 선박용 LNG 연료전지의 연구현장에 가다

2016년 03월 04일 17:04

일본 해상기술안전연구소(NMRI)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도쿄 신주쿠 역에서 20분가량을 지하철로 이동해 미타카 역에 내린 뒤 다시 20분간 버스를 타고 쿄린대학병원까지 가서 10분 정도를 더 걸어가야 겨우 정문이 보였다. 어렵게 찾아간 연구소는 말 그대로 철통 같은 보안을 하고 있었다.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는 연구시설 견학도 자주 진행했지만, 최근 위탁 연구 및 공동 연구 증가로 외부 공개가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수차례 요청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겨우 취재에 성공할 수 있었다.

 

도쿄 외각 미타카에 있는 일본 해양기술안전연구소(NMRI)의 정문 모습. - NMRI 제공
도쿄 외각 미타카에 있는 일본 해양기술안전연구소(NMRI)의 정문 모습. - NMRI 제공

 

 

일본 NMRI는 1916년 선박용 제품 검사소(船用品検査所発足)로 출발한 연구소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2015년 4월부터 독립 행정법인에서 국가 연구개발법인으로 전환되면서 그 위상이 좀 더 높아졌다. 약 170명의 연구원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명실공히 일본의 대표 해양·해양기술 연구 거점이다. 이름에 걸맞게 선박 관련 연구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중 환경·동력계(環境·動力系)에서 진행하는 LNG 연료전지 연구에 대해 알아봤다.


NMRI의 친환경 선박 연구 역사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은 국토교통성 주관으로
차세대 선박 건조 사업을 진행했다. NMRI는 그 사업의 일환으로 ‘슈퍼에코십 지원센터’를 운영했다.
당시 연구진들은 일본의 이전 선박보다 CO2 25%, NOx 90%, SOx 60%를 각각 감소시킬 수 있는 연료 추진설비를 제작하는 이론적 기반을 확립했다고 발표했다. 10여 년이 지난 최근에도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환경·동력계에서 진행하는 연구도 이 중 일부분이다.

 

LNG 이용한 연료전지에 주목한 계기

환경·동력계는 카즈요시 하루미(春海一佳) 계장의 진두지휘 아래 선택적 촉매 환원법(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CR)의 고성능화, 촉매를 이용해 선상에서 유황을 제거하는 기술, 선박용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제어 기술, LNG, LCO(Light Cycle Oil) 등의 대체 연료 이용 기술 등에 관해 연구한다. 또한 향후 새로운 연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엔진시험장비를 도입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환경·동력계는 동력 시스템 연구그룹, 환경 영향 평가 연구그룹, 환경 분석 연구그룹, 환경 엔진 연구그룹의 총 4개 그룹으로 나뉜다. 그중 환경 엔진 연구그룹에서 LNG를 이용한 선박 연료전지 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국토교통성의 차세대 해양환경 관련 기술개발 지원사업인 ‘LNG 개질에 의한 선박 연료전지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전력공급 시스템의 연구개발’ 중 하나이다. 일본의 디젤엔진 전문회사 얀마(ヤンマー(株))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최근 선박회사들은 환경 규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 연료를 중유에서 LNG로 전환하는 방법에 주목한다. LNG를 연료로 하는 동력 시스템으로는 가스터빈이나 가스엔진, 연료전지 등이 있다. 이 중 현재까지는 가스엔진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연구그룹 측은 LNG를 이용한 연료전지의 열효율이 가스엔진 또는 고효율로 알려진 선박용 디젤엔진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그룹에서는 연료전지의 높은 열효율, 저소음, 편리한 유지 보수 등을 고려했을 때, 차량용 연료전지가 상용화된 현재, 선박용도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거기다 최근 선박에 전기 추진 시스템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은데, 이를 위해서 굳이 열기관 같은 기계장치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연료전지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해양기술안전연구소(NMRI)가 자랑하는 선박 시험시설인 400m 시험수조. - NMRI 제공
일본 해양기술안전연구소(NMRI)가 자랑하는 선박 시험시설인 400m 시험수조. - NMRI 제공

 


LNG를 수소로 개질해 선박에 활용한다
연구그룹은 선박용 연료전지의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LNG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어 내는 방식을 꼽았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 수소를 추출하기 위해 개질 장치가 필요하다. 개질 장치를 통과해 추출된 수소는 연료전지의 전극(연료극)에 들어가 촉매와 반응해 수소 이온이 되고, 수소 이온을 투과시키는 전해질을 지나 반대편 전극(공기극)에서 산소와 반응해 물이 된다. 이온 이동 반응 현상을 이용해 전류를 외부로 꺼내 발전장치로 사용하는 원리다. 선박 탑재가 가능한 LNG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개질 장치가 달린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FC) 시제품 시험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 해양기술안전연구소(NMRI)가 개발하고 있는 연료전지 스택. - NMRI 제공
일본 해양기술안전연구소(NMRI)가 개발하고 있는 연료전지 스택. - NMRI 제공

이 시험장치의 연료전지 스택(단위전지를 직렬로 적층한 것)은 퓨얼셀파워(Fuel Cell Power)사의 제품이다. 출력 1kW 단위전지 24개가 적층돼 있는데, 전극 면적이 133cm2이며 대략 폭 14cm, 높이 22cm, 길이 22cm의 크기다.


연구그룹은 개질 가스 중에 포함되는 CO가 전극의 백금 촉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LNG를 수소로 개질한 뒤 CO 변성기, CO 선택 산화기를 이용해 메탄을 제거하고 연료전지 스택에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연료전지 스택에 직접 수소를 공급하는 방식과 개질 가스를 공급하는 방식을 시험해 결과를 비교했다. 결론적으로 두 경우의 출력이 거의 같았고, CO 농도도 허용치 이하인 것을 확인했다.


연료전지를 선박에 탑재할 경우에는 파도 등에 의해 선체가 기울어지는 것도 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료전지 스택을 기울여 경사가 출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또한 연료전지 스택에 흐르는 전류를 시간에 따라 변화시킨 부하 변동 시험을 실시해 연료전지의 출력이 부하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것도 연구내용 중 하나다.

 

연료전지의 최대 장점은 높은 열효율과 환경친화성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작비가 높고 관련 기술이 완전하지 못하며, 바다라는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다양한 실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연료전지가 발전이나 원동기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흐름으로 봐서는 선박용 연료전지 기술을 많이 확보하는 쪽이 조선산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 NMRI에서도 선박용 연료전지 연구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세한 연구내용의 공개도 꺼리는 모양이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10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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