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더 많이 찾는 커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16년 10월 21일 14:42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SEMA 함께 행복 同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섭취빈도 1위 식품은 커피였다. 배추김치(10.8회), 잡곡밥(8.9회), 쌀밥(6.5회)보다 더 잦은 일주일에 12잔 정도다. 밥보다 더 많이 찾고 있는 커피의 소비량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면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는데 과연 사실일까? 커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커피는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2014년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인디애나 대학교 교수인 Aaron E. Carroll은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메타 분석(Meta-analysis) 논문을 발표했다.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많았으나, 이러한 논문들의 데이터를 재조사해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총 127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6차례의 연구를 분석해 내놓은 결론은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뇌졸중,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릴 확률이 가장 낮았다는 것이다. 5잔 이상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커피를 전혀 안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특별한 건강상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이는 첨가물이 없는 블랙커피에만 해당한다. 설탕과 우유, 크림, 시럽 등 각종 첨가물을 넣은 커피나 관련 음료는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2형 당뇨병 발생 위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형 당뇨병이란 우리가 보통 말하는 성인 당뇨병을 말한다. 커피의 당뇨병 예방 효과는 2013년 중국 칭다오대 연구팀이 발표한 메타 분석결과에서도 확인되었다. 하루에 세 잔 이상 커피를 마실 경우,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2형 당뇨가 발병할 확률이 21%, 여섯 잔 이상 마시면 33%가 낮아졌다. 보통 커피뿐만 아니라 디카페인 커피도 효과가 있었다. 커피에 풍부한 마그네슘, 리그난, 클로로겐산 모두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 2형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간 질환과 간암의 위험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고 나타났는데, 세계암연구재단의 메타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루에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14% 이상 낮았다. 파킨슨병, 기억력 감퇴, 치매 같은 신경 질환 사이에도 예방 효과라 부를 만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카페인은 누구에게나 이로운 물질일까?

 

 

임신 중에 커피를 마시면 유산이 된다는데?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높아지며,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다. 심장 기능의 속도 조절과 혈관의 팽창작용, 그리고 수면작용을 도와주는 아데노신의 역할을 카페인이 방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음료수에 들어있는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집중력 저하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거나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유전적으로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면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 분쇄한 커피콩을 종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뜨거운 물에서 우리는 프렌치 프레스 방식의 커피를 하루에 여섯 잔 이상 마시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할 수도 있다. 생체리듬을 깨뜨릴 수 있어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커피를 멀리하는 게 좋다. 커피숍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사람들은 동년배보다 혈압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카페인이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부작용 중 가장 말이 많은 이슈는 임산부의 커피 섭취다. '커피 마시면 유산이 된다는데 사실인가요?'와 같은 질문이 아직도 육아 카페에 올라오곤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2004년 국제역학협회연구소가 발표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1996년부터 유산과 커피의 관계에 대해 실시한 역학조사 15개 중 방법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연구는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2010년 미국 산부인과협회가 임산부라도 하루에 커피 두 잔 정도는 안전하다는 권고를 내놓았으나 아직도 임신 중에 커피를 지속적으로 마시게 되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의 양을 감소시켜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에는 카페인이 정말 없는가?

1회 제공량당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에너지 음료가 아닌 커피다. 에너지 음료의 카페인 평균 함량이 99mg인데 비해,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123mg으로 가장 높다. 이어 액상 커피(84mg), 커피믹스(48mg) 순이다. 성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400mg)은 커피(커피전문점 기준)는 3.3잔, 에너지음료는 4캔에 해당한다. 또한, 어린이 및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권고량(50kg 기준ㆍ125mg)은 커피전문점의 커피 1잔, 에너지 음료 1.3캔에 해당한다.

카페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최근에는 디카페인 커피가 뜨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 한 잔에 든 카페인의 양은 보통 커피의 20분의 1인 5mg 정도다. 현재는 화학적인 방법을 활용해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데, 커피 애호가들은 이 과정에서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이 사라진다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카페인을 만들지 않는 '유전자조작 커피나무'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다. 최근에 각광받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발전하면 언젠가는 카페인 0%의 맛있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윤예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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