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내년에도 목표는 금연

2016년 12월 21일 15:22

*본 콘텐츠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서 발행한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새해가 다가오면 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가 많다. 하지만 매년 다짐해도 3일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이 흡연자의 하소연. 아무리 의지를 다잡아도 금연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중독’현상을 단순히 ‘하면 안 돼, 하지 말자’로 억눌러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담배 가격 인상 정책이 실패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억 3,000만 갑(13%) 증가한 27억 7,000만 갑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 기준 예상 담배 세수는 12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10조 5,181억 원)보다 증가했다. 반면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금연을 지원하는 예산은 2015년 5.4%에서 4.3%로 비중이 줄었다.

담배 소비량은 담뱃값이 상승하고 6개월간 반짝 줄어들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담뱃세 인상이 ‘비싸니까 피지 말아야지’라는 ‘억누름’을 강화했을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금연을 지원하지도, 유도하지도 못한 것이다.

 

담배 욕구, 억누르기만 하면 언젠간 터져 나온다

 

담배가 피고 싶을 때마다 ‘피면 안 된다’는 억제는 한계가 있다. 빵, 콜라, 밥 등 당이 든 음식을 습관적으로 많이 찾는 ‘당 중독’도 비슷하다. 다이어트가 매번 실패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억누름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눌렀던 욕구가 스프링처럼 튕겨 나오면서 오히려 폭연, 폭음, 폭식 등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독 치료의 시작은 인식이다. 금연클리닉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이 ‘당신은 흡연자인가’이다. 스스로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다음은 직시다. 담배가 내 몸에 얼마나 어떻게 해로운지 구체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막연히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국제금연정책을 평가하는 ITC는 지난해 6월 한국 흡연자를 대상으로 금연을 시도하게 되는 담뱃값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지가 낮은 사람일수록 담뱃값 상승에 영향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금연의 성공 여부를 떠나 평소 흡연의 해로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담뱃값 인상이라는 변수가 생기면 ‘몸에도 좋지 않은데 굳이…’라는 마음이 올라오면서 금연을 시도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흡연에 대한 경고 문구보다는 경고 그림이, 또 경고 그림의 경고 수준이 높을수록 금연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Nagelhout GE 등, 2016)도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주변에 흡연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자료를 두고 욕구가 올라올 때마다 읽거나 담뱃갑의 경고 그림이나 흡연으로 인한 후두암, 폐암 등의 이미지를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두면 금연에 도움이 된다.

 

담배를 ‘언제’, ‘왜’ 피는지 알고 금연 시작해야

 

다음 단계는 담배를 피우는 나를 이해해야 한다. 흡연은 사실 자기학대다. 내 돈으로 내가 사서 내가 내 몸을 망가뜨린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왜 흡연을 하는지,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유를 안다고 바로 금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이럴 때 담배 피우는구나’ 아는 것만으로도 담배를 무의식적으로 습관처럼 피는 상황은 줄어들 수 있다. 또 원인을 제거하면 금연도 수월해진다.

흡연자들이 꼽은 대표적인 이유는 만성 스트레스다. 연구결과(이경임, 2010)를 살펴보면 스트레스가 높은 군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흡연율이 1.4배 높고 고 스트레스 군은 2.2배 높다. 흡연자의 다수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다고 응답했다. 작업 환경, 대인관계, 역할, 업무 과중 등이 주된 이유다. 여성은 조금 다르다. 직장 스트레스보다 불안과 우울, 초조,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이 흡연 욕구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원인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직접 다루거나 변화시키는 방법을 찾기보다 흡연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행동 중독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흡연자들의 다수(98.27%)는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흡연 외 다른 대처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금연을 시작하면 스트레스 해소법이 사라져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에 니코틴 금단 현상이 더해져 우울이나 불안, 조바심, 수면장애, 의욕 저하 등 심리적 금단증상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금연 시작 전 꼭 자신의 흡연 이유를 찾고, 흡연 외에 그 이유에 대처할 방법을 마련하는 게 꼭 필요한 이유다.

또 살펴봐야 할 것이 ‘언제’ 담배를 찾는지다. 흡연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불안하고 초조하지 않아도 담배를 피운다. 습관 때문이다. 흡연자들은 식사 후나, 친구들과 어울릴 때, 화장실을 갈 때, 아침에 일어나서 등 특정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찾는다(이경임, 2010). 특히 여성의 경우, 흡연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학습되면서 혼자 있는 상황이 오면 담배를 찾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자신이 담배를 찾을 때가 언제인지를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그때’가 오면 또 이럴 때 내가 담배를 찾는구나, 인지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흡연량을 줄일 수 있다.

 

금연 클리닉, 약물 등 보조요법과 함께 주변인의 격려 메시지도 금연에 도움

 

혼자만의 노력으로 어려울 때는 금연클리닉을 찾아 상담을 받거나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연을 돕는 약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바레니클린이다. 니코틴은 니코틴 수용체와의 결합을 통해 도파민을 분비시켜 쾌감과 만족을 일으킨다.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대신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해 니코틴의 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바레니클린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부프로피온이나 니코틴 패치나 껌, 사탕 등을 이용한 니코틴 대체요법을 쓸 수 있다.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의 일종으로 체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를 높여 금단 증상을 줄여준다. 니코틴 대체요법은 담배의 유해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니코틴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금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의학 저널 Lancet에 게재된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문(Anthenelli RM 등, 2016)을 보면 효과는 바레니클린을 사용한 군이 가장 높은 금연율을 보였고 부프로피온과 니코틴 패치 등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신경 정신적 안전성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오심이나 불면, 두통 등의 부작용은 나타났다.

 

전자담배도 금연을 유지하는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Manzoli L 등, 2016)

은 전자담배를 단독으로 피우는 집단(229명)과 담배를 피우는 집단(480명), 전자담배와 담배를 혼용해 피우는 집단(223명)을 대상으로 24개월간 추적조사를 통해 금연율을 조사했다. 확인결과, 전자담배만 단독으로 사용한 집단의 금연 유지율이 61.6%로 가장 높았다. 담배를 피우는 집단은 23.1%가 금연을 유지했고 담배와 전자담배를 혼용한 집단은 26%가 금연을 지속했으나 많은 수가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하고 지속해서 담배를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 전자담배의 단독 사용은 금연 유지를 도와줄 수 있지만, 혼용 사용은 담배 소비량을 감소시킬 수는 있어도 금연 확률을 높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주변에서도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다. 격려의 문자 메시지를 하루 한 번씩 꾸준히 보내는 것이다. 창원대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연클리닉을 6주간 다니면서 30일간 금연 격려 문자메시지를 받은 그룹과 금연클리닉만 다닌 그룹을 비교한 결과 첫 번째 그룹의 금연 성공률이 48%로 후자 그룹(30%)보다 높았다.

흡연은 중독이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연을 간절히 원한다면 아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이화영 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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