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Lab_현장탐방] 음식물쓰레기에서 자동차연료 만든다

2015년 01월 30일 13:08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 중에는 메탄가스가 상당량 포함돼 있다. 이를 고순도로 뽑아낼 수 있다면, 자동차 연료, 도시가스로 활용할 수 있다. 메탄가스 정제 플랜트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원 환경자원공정센터를 방문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내 메탄가스 정제 플랜트 및 효율적 이동 시스템화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Non-Co2 온실가스저감기술개발사업단의
과제로 한국화학연구원과 (주)시노펙스, (주)청해 ENV, 대진대학교가 함께 진행한다. 프로젝
트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연구는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고순도 메탄가스를 얻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내 메탄가스 정제 플랜트 시스템 기술은 어떻게 개발되고 있을까. 한
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공정본부 환경자원공정연구센터를 찾아 자원분리회수그룹의 김정훈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김정훈 연구원이 한국화학연구원에 있는 분리막 모듈 테스트 자동화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이 테스트 설비에서 나온 실험결과를 토대로 실증 장비를 제작하고 운영한다.
김정훈 연구원이 한국화학연구원에 있는 분리막 모듈 테스트 자동화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이 테스트 설비에서 나온 실험결과를 토대로 실증 장비를 제작하고 운영한다.

 

바이오메탄 차량, 스웨덴에만 1만 2000대
바이오가스는 음식물 쓰레기, 축산 폐수, 하수찌꺼기 등을 설비에 넣고 발효시키면 나오는
가스다. 보통 60~70% 순도의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보통 바
이오가스에서 유해가스만 제거한 뒤 난방 정도에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바이오가스
에서 불순물과 이산화탄소를 잘 걸러 고순도 메탄가스를 추출한다면, 자동차 연료나 도시가
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를 보통 바이오메탄이라 부른다.

 

해외에서는 신재생연료혼합의무화제도(RFS)가 시행되어 바이오연료 소모량(수요량)이 매년 증
가하고 있다. 유럽은 바이오가스 생산량이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바이오가
스에서 메탄가스를 정제하는 기술이 많이 개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상용화되
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이미 2007년에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만든 고순도 메탄으로 운행되
는 차량만 1만 2000대를 넘어섰다. 이를 양으로 따지면 2600만 Nm³/년(0℃, 1기압, 상대습
도 0%의 기준대기압 조건에서 측정한 유량)이 된다. 스웨덴은 2020년까지 수송부문 연료의
20%를 바이오가스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2030년까지 천연가스 사
용량의 10%를 바이오가스로 대체하려 한다.


바이오가스에서 고순도 메탄가스를 추출해내는 기본원리는 단순하다. 우선 기존 음식물 쓰
레기 처리장에 소화가스를 포집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바이오가스를 생성시킨다. 이렇게
생성된 바이오가스는 전처리를 통해 수분, 황화수소, 실록산, 암모니아 등의 이물질을 제거
한다. 이러한 전처리 과정을 마친 후 고순도 정제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는 걸러내고 순수
한 메탄가스만 남기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고순도 정제기술이 공정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주로 흡착공정(이산화탄소
와 흡착이 잘 이뤄지는 촉매를 활용해 분리하는 기술)과 흡수공정(아민, 솔벤트 등의 화학 물질
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은 공정이
복잡해 플랜트 규모가 커지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특히 흡수법의 경우 유독물질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화학연 내 테스트 설비에 장착된 분리막 모듈. 이 기다란 원통 안에 분리막이 들어 있으며 이곳을 통과하면서 이산화탄소가 걸러지게 된다. -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화학연 내 테스트 설비에 장착된 분리막 모듈. 이 기다란 원통 안에 분리막이 들어 있으며 이곳을 통과하면서 이산화탄소가 걸러지게 된다. -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분리막 이용한 고순도 정제기술 개발
기존 공정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분리막을 이용한 정제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일단 플랜트 공정이 간단해진다. 흡착법, 흡수법 같은 경우 전처리 과정이 복잡하거나 폐수처리 등 다양한 공정이 필요한데 비해 분리막을 이용한 방법(막 분리법)은 설비를 기존 플랜트의 1/3 크기로 소형화할 수 있어 초기투자비용이 저렴하다. 막 분리법은 또한 위험한 촉매를 사용하지 않거나 폐수처리 등이 필요 없어 운영에도 많은 장점이 있다.


국내처럼 플랜트를 설비할 수 있는 부지가 한정된 경우에는 막 분리법이 큰 도움이 된다. 김정훈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실증 실험에서 98% 순도의 메탄가스를 95% 정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김정훈 연구원은 “98%의 순도면 자동차연료와 도시가스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막 분리법에 사용되는 분리막은 주로 폴리이미드(polyimide)나 폴리설폰(polysulfone)을 이용해 제작된다. 분리막 분야는 독일의 에보닉스사가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데, 주로 폴리이미드 고분자소재를 이용한다. 이 독일 기업은 이미 2012년에 3단 막분리 플랜트를 개발해 메탄 회수율 90~95%, 순도 97%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분리막을 이용한 막 분리법의 원리는 위 그림과 같다. 이산화탄소의 분자 크기는 0.330nm이며 메탄가스의 분자 크기는 0.380nm다. 이 크기와 투과속도 차이를 이용해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분리된 이산화탄소는 액화해 저장하거나 압력용기에 저장해 재활용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이 기술에 적용되는 분리막은 폴리이미드 등 고분자소재의 화학구조를 변화시켜 이산화탄소 크기만 통과할 수 있도록 구멍을 만든 제품이다. 김 연구원이 이끄는 팀은 참여기업에서 개발한 폴리설폰 분리막에 바이오가스를 3회 통과시키는 3단 공정을 완성한 단계이며, 추후 4회까지 재순환시키는 4단 공정을 최종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실증 플랜트 거쳐 도시가스 판매까지
김 연구원이 이끄는 팀은 폴리설폰 막을 대상으로 공정 운전변수에 따라 메탄 순도와 회수율을 예측하고 스케일-업 설계 자료를 얻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 내에 자동화된 분리막 모듈 테스트 설비를 마련했다. 이 장비를 통해 압력, 유량, 농도, 분리막 등을 바꿔가며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 설계를 완성했다.


파일럿 플랜트 내의 분리막 설비(skid). 이 설비는 3단 처리 시설로 구성돼 있다. -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파일럿 플랜트 내의 분리막 설비(skid). 이 설비는 3단 처리 시설로 구성돼 있다. -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올 2월에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음식물‧축분 혼합 공공처리시설에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했다. 파일럿 플랜트는 1시간에 6Nm³의 메탄가스를 정제할 수 있는 규모이며 이 설비를 통해 전처리과정부터 기체 분리막 공정 등을 실험하고 있다. 이 플랜트는 3~4단 재순환 공정으로 되어 있으며 실험결과 메탄가스 순도 98%에 메탄 회수율 90~95%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파일럿 플랜트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20배 스케일-업 실증 플랜트의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 설계를 기본으로 100Nm³/hr 크기의 플랜트를 구축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실증 플랜트는 내년 1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메탄가스를 파주시 도시가스로 판매할 계획이다. 가격은 기존의 80~90% 정도가 될 것이고, 연간 판매 수익은 5억 원(순수익 2.7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투자비를 3년 반 정도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다.


김정훈 연구원은 “바이오메탄 정제기술 개발 등의 노력을 통해 지구온난화 해결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재생연료혼합의무화제도에 대비하고, 국내 바이오메탄 정제시장을 확보하며, 나아가 해외 바이오메탄 정제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탄가스 정제플랜트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1년 1250억 원으로 조사됐으며 2020년에는 7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바이오가스의 시장규모는 2011년에 이미 20조 원을 넘어섰으며 2020년에는 141조 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 Green Tech. HORIZON> 3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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