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타운의 미래지향적 모델 제시한다

2014년 12월 19일 15:30

국내 최초로 계간 축열 시스템과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기술이 만난다. 미래부가 충북 진천(진천‧음성 혁신도시)에 마련하는 친환경 에너지 타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곳이 성공적으로 실증되면, 친환경 에너지 타운의 미래지향적 모델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지난 1월 정부가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지역에 맞게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타운을 조성할 필요성을 밝혔다. 최근 대형 발전소 위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에 한계가 드러나고,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하는 소규모 발전소의 부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른 대책이었다. 소각장, 매립장 등 혐오시설을 유치하지 않으려는 님비현상의 지속도 이러한 결정을 이끌어 냈다.


이후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후변화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환경 관계부처, 환경공단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타운 후보지 20여 개를 추천받아 그중 1차 후보지 6개 지역을 발굴했다. 여기서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시범사업 주관부처가 6개 후보 지역 지자체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시범사업 선정 위원회’를 구성해서 최종적으로 충북 진천, 광주광역시, 강원 홍천의 3개 지역을 선정했다. 사업은 내용과 특성을 고려해 미래부가 진천에서, 산업부가 광주에서, 환경부가 홍천에서 각각 주관부처를 맡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래부는 충북 진천에서 광주(산업부), 홍천(환경부)과 성격이 다른 혁신적인 친환경 에너지 타운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부가 마련하는 친환경 에너지 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충북 진천, 신재생에너지 설비 융복합해 이용
“혐오시설을 친환경 에너지 생산기지로 전환시켜 주민편익을 도모하자. 생산한 에너지는 주민에게 무료로 공급하든지, 판매해 수익금을 공익사업에 사용하자. 혐오시설이 기피시설이 되지 않도록 하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친환경에너지타운구축사업단 이동원 단장은 정부가 제시한 친환경 에너지 타운의 골자를 이렇게 설명했다. 11월 1일자로 출범한 친환경에너지타운구축사업단은 내년 4월까지 6개월간 친환경 에너지 타운의 준비 단계에 대한 기획 연구를 맡게 되고, 이후 미래부로부터 본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진천에 친환경 에너지 타운을 구축하는 시범 사업을 4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홍천에 가축분뇨처리시설, 광주에 쓰레기매립지가 각각 자리 잡고 있듯이 진천에는 하수처리장이 있다.

친환경 에너지 타운이 조성되는 충북 진천은 엄밀하게 진천‧음성 혁신도시를 말한다. 정부기관이 많이 들어서고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2016년 말까지 이곳의 하수처리장 인근에 학교뿐 아니라 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군출장소, 보건소 등 공공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다. 하수처리장에서는 발생하는 하수 양이 많지 않아 하수슬러지는 다른 곳으로 옮겨져 활용될 예정이므로, 대신 하수 처리수가 갖고 있는 열을 이용해 히트 펌프를 가동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이 단장은 “진천‧음성 혁신도시의 친환경 에너지 타운은 에너지 공급 대상이 앞으로 건설되는 데다가 일반 주민 가정이 아니라 학교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할 것이사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기에 적합한 곳”이라며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융복합해 이용하고, 계간축열(季間畜熱) 시스템을 장기간 도입해 실증하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에너지관리공단을 중심으로 보급돼 왔는데, 거의 모두 단일 설비를 독립적으로 이용했다. 예를 들어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의 단일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진천‧음성 혁신도시에서는 이런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융복합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국내 최초로 계간 축열 시스템 실증한다
“계간 축열 시스템은 남는 열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는데, 국내 최초로 진천‧음성 혁신도시에서 실증 연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단장은 기상에 따라 영향을 받는 태양광, 태양열 발전의 경우 기상이 안 좋아 전기가 모자라면 한전 배전망을 활용할 수 있지만, 열에너지는 그렇지 못하다며 계간 축열 시스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태양열의 경우 여름에는 얻는 열이 많고 쓰는 열은 매우 적은 반면, 겨울에는 일사량이 적지만 사용하는 열은 많다. 이런 계절적 불일치를 해소하고 연중 열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계간 축열 시스템이다. 즉 봄에서 가을 사이에 남는 열에너지를 대형 축열조(예를 들어 물탱크)에 저장했다가 겨울에 사용하게 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일반적으로 하루나 1주일의 단기 축열 시스템은 국내 연구소, 학교, 기업에서 많이 연구돼 왔다. 하지만 계간 축열 시스템 같은 장기 축열 시스템은 국내 기술이 미흡한 상태다. 그래서 사업단에서는 유럽의 계간 축열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여러 가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에너지자립 마을이 태양열을 이용하는 지역난방시스템과 연계해 계간 축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 매년 2회에 걸쳐 ‘태양열 지역난방(Solar District Heating, SDH)’ 워크숍도 개최되고 있다. 덴마크는 태양열 지역난방 시스템을 10여 개 이상 시범 적용해 운전 중에 있으며, 추가로 더 많은 시스템을 보급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시스템이 2012년 덴마크 에어로(Aero) 섬의 마스탈(Marsta)l 지역에 설치된,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열 지역난방 시스템이다. 집열 면적이 3만 3600m2이며, 태양열 외에 지열, 우드칩, 바이오연료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융복합적으로 적용한다. ‘선스토어(SUNSTORE) 4’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마스탈 지역에 100% 신재생에너지로 지역난방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EU에 이런 시스템이 20개가량 추가로 보급될 것이다.


덴마크뿐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가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타운 분야에서 가장 앞장서 나가고 있다. 독일은 2000년대에 들어 ‘솔라서미(SOLARTHERMIE) 2000’ 프로젝트를 통해, 산학연관이 참여해 여러 유형의 제로에너지 타운을 연구하고 실증해 왔다.


이 단장은 “유럽 내 23개 타운에서 계간 축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며 “계간 축열 시스템에 대한 실증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독일 연구소 솔리테스(SOLITES)에 기술 용역을 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7월 1일부터 1년 6개월간 기술 자문을 받는데, 실무 경험이 많은 솔리테스 측은 먼저 우리 설계를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를 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려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부 신재생하이브리드 기술의 모범 사례
진천‧음성 혁신도시에 들어서는 친환경 에너지 타운은 연면적 1만 8000m2에서 100%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건물은 진천군과 충북 교육청에서 건설하게 되고,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종류와 용량은 이에 맞게 결정하고 설치하게 된다. 이 단장은 “이곳에서 연간 전기 1100MWh, 열 1000MWh를 생산해 소비할 것”이라며 “실제로는 이보다 에너지를 더 적게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단은 계간 축열 시스템, 지열 및 하수열을 이용하는 히트 펌프 외에 태양광발전과 연료전지 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전기는 판매해 그 수익을 지역 발전에 이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2000m2급 태양열 집열기, 5000m3급 계간 축열조, 10kWe급 연료전지, 100kWe급 히트펌프로 약 1000MWh의 열을 생산해 연간 1억 원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950kWe급 태양광 설비, 10kWe급 연료전지로 약 1200MWh의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해 연간 4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업단은 이미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개발하고 실증하면서 건물 단위에서 태양열과 지열을 융복합하는 기술을 확보한 가운데, 이를 타운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진천‧음성 혁신도시의 친환경 에너지 타운은 하수처리장과 연계한 친환경 에너지 타운을 보급하고 확대하는 시범단지로서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융합해 이용하는 모범사례로 활용될 것이다.


“이곳은 친환경 에너지 타운의 선진적 모델이자 미래지향적 모델입니다. 특히 계간 축열 시스템은 유럽에서 상용화 수준으로 많이 하지만,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입니다. 또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중앙 공급방식으로 관리해 그 성능을 오래 유지시키며, 그 신뢰성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또한 이 사업은 미래부의 13대 성장동력과제 중 하나인 신재생하이브리드 기술을 모범적으로 실현한 사례가 될 것이다. 미래부는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융복합해 이용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는 연구개발을 하는 것이며, 이 중에서 장점을 골라 다른 부서에서 보급하는 데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 단장은 “이 사업을 수주하면 진천군의 공공건물에 맞게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조합하고 실제 설치해 실증 연구를 하게 될 것”이라며 “또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융복합과 관련한 여러 가지 모델을 이론적으로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음성 혁신도시에 구축되는 하수처리장 연계형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친환경 에너지 타운 시범 단지는 2016년 완공한 뒤, 2년여에 걸쳐 성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모니터링 기간을 거친다. 그 뒤 친환경 에너지 타운 사업을 확대 보급하기 위한 사업화 모델 개발 단지로 활용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이용기술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해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 Green Tech. HORIZON> 4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이충환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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