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AC을 핵안보 및 핵비확산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2015년 10월 02일 09:00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핵비확산 및 핵안보 분야에서 선진 국가로 성장하게 된 데는 2006년 설립된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지난 7월 9일 제4대 KINAC 원장에 선임된 손재영 원장은 국내 유일의 핵비확산 및 핵안보 전문기관인 KINAC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과학기술처 원자력안전 및 통제정책 업무를 시작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 원자력안전위원회(NSSC) 사무처장 등을 역임한 손 원장은 "KINAC이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적은 인력 속에 잘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감명 깊게 읽었다는 손 원장을 만나 핵비확산 및 핵안보 분야의 현안과 KINAC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제공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제공

 

 IAEA 사찰을 대신하다

 

손 원장은 KINAC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원자력이 야누스의 얼굴처럼 두 가지 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원자력은 핵무기로 사용될 때 무척 위험한 반면, 평화적으로 이용될 때는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창하면서 전 세계가 원자력발전에 주목했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이 무기로 전용하려고 해 국제사회가 이를 방지하고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사용하도록 핵비확산조약(NPT)을 채택했고, 많은 국가가 NPT에 가입하고 안전조치협정을 체결했다. 손 원장은 "KINAC이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사실을 국제 사회에 보여주고 그에 대한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그동안의 성과 중에서 3가지 주요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2008년 우리나라가 통합안전조치체제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KINAC 설립 후 우리나라의 핵물질 관리 능력이 더욱 높아졌고, 이는 IAEA의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IAEA가 우리나라의 자체 사찰 결과를 IAEA 사찰 결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인 통합안전조치체제에 진입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2008년 당시 전세계적으로 통합안전조치에 진입한 국가는 원자력 선진국인 일본, 호주 등 10여개국에 불과할 정도였는데 여기에 우리나라가 가입국가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미는 곧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핵비확산 선진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말과 같다.

 

두 번째 성과는 2012년 서울에서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를 들었다. 당시 핵안보 및 핵비확산을 주제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 국가의 원자력 관련 종사자들을 초청해 국제핵비확산체제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시킬 수 있는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INSA) 건립에 박차를 가했다.

세 번째 성과는 지난해 IAEA의 물리적 방호 자문서비스와 관련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점을 언급했다. IAEA 전문가들이 2주간 방한해 국내 원자력 시설에 대한 안보, 보안 및 방호 기술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는데, 우리나라가 물리적 방호 분야의 모범사례로 제시될 만큼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도 기여

 

최근 41년 만에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도 KINAC의 업무와 깊이 관련된다. 손 원장은 "미국의 원자력 관련 기술을 사용하거나 제3국에 수출할 때 건건이 사전동의를 받았던 제약에서 벗어났으며, 사용후핵연료와 관련해 이를 연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관련 성과를 4가지 꼽았다.

 

먼저 한미 간의 상설 고위급위원회가 설립돼 원자력 관련 활동을 정기적으로 협의하는 채널이 만들어졌고, 둘째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플루토늄을 분리해 재활용하는 기술(파이로프로세싱)의 첫 단계를 연구개발할 수 있게 됐으며, 셋째로 미국의 원자력 부품을 수출할 때 부품 하나하나의 건별 동의 방식이 아니라 일괄 동의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하기 위해 저장 및 영구 처분 등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2024년 국내의 원자력발전소 내 임시 중간저장시설들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므로, 신규로 중간저장지를 건립하든지, 최종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손 원장은 "우리가 원전산업의 후행핵연료주기 분야의 활동에서 자율성,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미국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 이를 보여주고 있는 KINAC의 모든 활동이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전 사이버보안에서 핵비확산 관련 정책 싱크탱크까지 담당

 

최근에는 원자력 분야에서도 사이버 보안이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사이버테러 위협이 고리 원전과 월성 원전을 대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원전이 가지는 중요성과 사회적 파급력을 감안하면 기존의 금융권을 대상으로 하던 사이버테러 이상의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원전의 전산망은 외부와 연결된 인터넷망, 행정망, 보안 및 제어만으로 구성돼 있다. 인터넷망과 행정망은 일반 전산망과 다르지 않아 이에 대한 예방과 대응조치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지만, 원전의 보안망과 제어망에는 필수적으로 보호해야 할 디지털시스템 수백 개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철저한 사이버보안 체계를 구축하기 힘든 특징이 있다.

 

손 원장은 "다행히 2013년 12월 정부가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방재 대책법'을 개정해 원전의 보안 및 제어망에 대한 사이버보안 규제를 시작했다"며 "사이버보안을 담당할 신규인력을 보강하는 한편, 원자력 전문가, IT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이버보안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원전의 건설에서 운영, 해체까지 전주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보안 분야의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뜻이다. KINAC의 주요 업무 분야는 사이버보안뿐 아니라 IAEA 사찰과 관련된 안전조치 활동, 원자력 시설에 대한 물리적 방호, 원자력 관련 물자의 수출입 통제 등이다. 손 원장은 "이와 관련된 기술은 물론이고 각종 규제요건을 개발하는 것이 KINAC의 업무"라며 "앞으로 원전 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분 등에서 안전 조치, 물리적 방호, 사이버보안 등에 대한 신규기술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KINAC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이긴 하지만, 외교부, 통일부 등 유관 부처와도 많은 업무 협력을 하고 있다.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이란을 포함한 중동 등지에서 핵문제 및 핵비확산 동향이나 관련 정책을 개발할 때 전문 기관으로서 기술적 사항을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손 원장은 "앞으로 KINAC이 핵안보 및 핵비확산 분야에서 국제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제 원자력 산업계에서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모범국가라는 것을 국제 사회에 인식시켜 주고 선도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원자력통제기술원 제공
원자력통제기술원 제공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의 핵비확산뉴스(http://kinac.re.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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