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의 롤모델, 지역경제와 결합한 세계의 원전들

2015년 11월 06일 15:20

경제 규모가 커지면 가정과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도 그만큼 크게 늘어난다. 선진국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경제개발도상국은 경제 수준 향상에 따른 에너지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인구증가까지 겹쳐서 국제에너지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력 수요량은 현재보다 8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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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거리는 온실가스다.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많은 연료를 사용해야 하고, 자연히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난다. 특히나 201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될 ‘신기후체제’는 회원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실제로 주요 국가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바탕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가장 효율적인 대안 원자력, 불안감 해소가 관건
원자력에너지는 온실가스 발생이 매우 낮고 발전단가가 저렴해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원자력은 유독 안전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는 편이다. 짧지 않은 원자력의 역사 동안 3세대를 거쳐 4세대 원자로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기술적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달성했지만 후쿠시마 사고 및 납품비리 등의 문제가 겹쳐지면서 대중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원자력발전소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건설할 때 해당 지역의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영국, 핀란드, 캐나다 등은 원자력 시설이 안전과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의 사회와 경제를 함께 이끌어가며 주민들로부터 시설 유치에 대한 찬성 의견을 얻어내고 있다. 세계의 원자력 선진국들은 어떻게 주민들로부터 수용성을 높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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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사정도 다르고 원전을 운영하는 방법도 다양했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지역 사회와 경제에 도움을 주며 원자력을 지역과 하나로 묶는 공동체 전략을 추구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역 주민을 일정 비율 이상 직원으로 채용해 일시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곳이 적지 않다.

 

26조 원 경제적 파급효과 보이는 캐롤라이나 원전
미국은 2013년 기준 프랑스 58기, 일본 50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10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며 운영 중인 국가다. 미국 정부는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전기를 생산하는데 원자력발전소가 필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동향을 보면 전력수요가 높은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19개 부지에 총 28기의 원전 건설에 대해서 통합인허가(COL)를 신청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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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역에 따라 원자력 연구기업과 기술 기업이 실리콘밸리처럼 모여 원자력 산업 단지를 형성하며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전략을 취한다. 대표적인 곳이 테네시밸리 지대다. 이곳은 보유한 뛰어난 인력과 전문가를 활용해 다양한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원자력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테세시밸리 지대는 멀지 않은 곳에 항공우주, 컴퓨터엔지니어링센터 등 다양한 연구기관이 위치해 연구개발과 기술 향상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배경은 지역의 대학과 직업훈련기관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인력 공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다양한 학술대회와 활동, 관광 등을 연계해 지역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증대와 원자력 경쟁력 향상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 클렘슨대학의 마슨 연구팀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원자력발전소와 관련 시설이 1년에 2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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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년에 2만 9000명에게 22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6400억 원을 월급으로 지급해 주와 지방정부에 9.5달러의 세금 수입 효과를 일으키며, 기업과 종업원들의 소비에 따라 간접적으로 20억 달러의 추가 경제 효과와 10만 명의 고용을 유발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연구팀은 이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총 8125명을 고용해 직접적으로 72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고, 원자력 관련 시설 건설사업으로 4221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27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했다.

 

미국원자력에너지연구소는 미국의 원자력발전소가 매년 4억 70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근로자들의 월급 40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다. 또한 원전 가동으로 최소 400명에 최대 700명이 영구적으로 직장을 얻게 된다. 이들은 지역의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평균 36%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에는 최대 3500명분의 일자리가 추가된다.

 

원전 기술 수출로 지역 발전에 기여
캐나다는 페터보러 지역이 유명하다. 이 지역은 2012년 기준 총 6만 명의 근로자들이 약 150여개의 회사와 기관에서 원자력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1인당 평균연봉은 약 10만 불 수준이며, 이 중 4000명은 고급인력으로 분류돼 캐나다 혁신역량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개발한 캐나다의 가압중수형원자로 CANDU 시스템은 전 세계 원전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캐나다의 원전 수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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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종합전력회사인 온타리오사는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용역이나 물건을 온타리오 지역의 소매 업체에서 구매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부르고뉴 지역에 원자력발전소와 관련 시설을 복합적으로 운영해 인구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의 GDP 역시 계속 증가해 현재 420억 유로(약 60조 원)에 이르고 있다. 실업율도 전국 평균보다 0.9%나 낮았다. 특히 이 지역은 유럽의 원자력부문 전문가가 다수 포진해 있을 뿐 아니라 초정밀 철강전문가, 엔지니어링 전문가, 훈련 전문가, 우수한 연구진 등이 모여 있다. 게다가 원자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종에 가까이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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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페센하임은 원자력발전소 폐쇄에 대해서 주민들의 반대 시위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발전소는 도시 형성의 출발점이자 완성이었다. 1956년 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을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1977년 원전이 들어서면서 지금과 같은 도시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페센하임시와 주민들이 원전 폐쇄를 반대하며 재가동을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경제다. 현재 페센하임 원자력발전소에는 주민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가족까지 포함하면 900여 명에 해당한다. 페센하임 전체 주민 2300여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원전 폐쇄는 곧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원자력발전소가 페센하임 지역의 든든한 경제적 밑바탕이었던 셈이다.

 

전원삼법과 특별조치법으로 지역 발전 지원하는 일본
현재 53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은 도카이무라 원자력발전소 부근에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본부와 원자력과학연구소, 핵연료사이클공학연구소 등 원전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다. 부근의 히타치시에는 히타치사 등 원전관련 산업체가, 도카이무라촌의 평원공업단지에는 원전관련 대기업과 협력하는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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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원전 지역에 대해 경제적인 지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1974년에 제정한 전원삼법에 따라 발전소가 건설되는 현(도)과 지역, 주변지역 등에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공용시설의 정비사업과 지역활성화사업을 위해 교부금 등을 지원한다. 또 2000년에 도입한 원자력발전시설 특별조치법에 따라 지역의 생활환경과 산업기반 시설 정비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한다. 원자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지역에 고정자산세에 의해서 지자체의 수입이 증가하고 지역 재정이 풍족해진다. 현에는 핵연료에 부과되는 핵연료세가 주요한 재정수입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원자력발전소 공사가 시작되면 지역의 다수가 이 일에 종사할 수 있다. 또 공사자재의 지역조달과 공사관계자의 일용품 구입 등을 통해 늘어나는 지역의 세금 수입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

 

국립공원에 가까운 셀라필드 원전, 휴양도시로 거듭나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전을 가동한 영국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셀라필드 원전을 국립공원 레이크 디스트릭트 인근에 세웠다. 덕분에 셀라필드시는 조용한 어촌마을에서 원전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관광객들이 몰리며 영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바뀌었다. 또 셀라필드 원자력홍보관은 어린 친구들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도 이곳을 방문해 1년 내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가 아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 스웨덴의 중・저준위폐기물 처분장이 위치한 포스마크 지역은 주민 6000명 중 1000여 명이 관련 시설에 고용돼 경제적 파급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처분장에 매년 2만 5000여 명이 방문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본은 1982년부터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처분장을 운영하면서 이 지역이 관광명소로서 인정받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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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우리나라처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지원 제도가 없다. 대신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인 방사성폐기물관리청(ANDRA)이 지역사회를 지원한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 있는 로브 지역에서는 매년 60억 원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로브 처분시설에 근무하는 인력의 30%를 지역출신으로 고용해 지역 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역환경보전사업과 소득증대 사업 등을 진행해 지역 발전을 도모해 로브가 관광지로 거듭나는데 기여했다. 또 로브 지역의 인근 마일인 에뽀떼몽은 목축업이 전부였는데, 방폐장이 운영되기 시작한 1992년부터 관련 일자리가 생기면서 점차 지역경제가 윤택해졌다. 원자력 시설 유치로 일자리가 늘고, 관광지로의 탈바꿈,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원전으로 보상 대신 정당한 수익 배분
핀란드는 지자체가 원자력발전소나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유치해도 특별한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에우라요키 지역의 경우 처분장에서 나오는 법인세와 전체 주민 6000명 중 30% 정도가 원전 시설에서 일하게 되는 고용창출효과가 전부다. 에우라요키 총 예산 중 3분의 1 가량이 원전 관련 시설에서 발생하는 부동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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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핀란드는 원전 사업자가 이미 지역사회 일부나 다름없다. 지방세 비중이 높은 핀란드에서 많은 세금을 내는 원전 사업자는 지역의 중요 납세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핀란드의 발전소는 해당 지역 내 기업이나 지자체가 직접 투자해 설립된다. 원전 사업자가 지역과 동화하며, 지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러한 투자관계에 따라 원전 사업자는 지역사회에 일정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는 ‘지역사회에 대한 보상’의 형태가 아니라 주주에게 정당한 수익을 돌려주는 형태를 띠기 때문에 집행 과정에서 잡음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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