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이 중심이 된 원전산업 클러스터, 해외에서는?

2015년 11월 20일 15:56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혁신의 요체로 평가받고 있다. 실리콘 밸리와 같은 테크놀로지 클러스터(Technology Cluster)는 특정 기술과 연관된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정부기관과 과학연구기관이나 대학을 중심으로 집적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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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클러스터 전략을 사용하는 이유는 산업경쟁력 강화와 지식기반경제구축에 따른 각종 경제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클러스터는 동일 산업이나 유관 산업의 기업들이 지리적으로 결집함에 따라 관련 원자재와 전문가 집단의 자문, 노동력 등 각종 생산요소들을 저렴한 비용에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보통신 시설, 교통 등 인프라 뿐만 아니라 법률, 금융 서비스도 함께 육성된다. 이같은 물적 기반은 전문가 수준을 향상시켜 혁신을 가능케 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든다. 클러스터 소재 기업과 기관들 사이의 사회 관계망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원자력 산업 경쟁력 강화의 다양한 효과
원자력이라는 공통성 및 보완성을 가진 구성원(기업, 연구기관, 행정기관)들이 일정 지역에 입지하여 상호 유기적인 분업 및 협력관계를 맺게 되는 원자력 클러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원자력산업 클러스터는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원전 선진국들은 원전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있다. 특히 전후방사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뿐만 아니라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원전안전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원전수용성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김성태 청주대 교수는 “국내에서도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경제 활성화와 함께 국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전문적이고 특화된 지원체계, 즉 원자력산업 클러스터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의 해법이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해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침체가 예상됐었지만 현재 세계는 침체기 이후의 부흥기라고 평가할 수 있을만큼 원전건설이 확대되고 있다. 원전과 원자력 연구기관, 산업 생산체계와 기업 지원체계로 구성되는 원자력 클러스터의 필요성도 그만큼 증대되고 있다.

 

연구와 산업이 연계된 미국의 원자력 클러스터
미국의 대표적인 원자력 클러스터는 TVC(Tennessee Valley Corridor지역)다. TVC는 켄터키주의 남부 및 동부지역, 버지나아주의 남서지역, 테네시주의 녹스빌(Knoxville), 오크리지(Oak Ridge), 중부 테네시(Middle Tennessee), 채터누가(Chattanooga), 북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의 서부지역, 앨라배마(Alabama)주의 북부지역 등을 걸친 지역을 총칭한다.

 

이중 오크리지와 녹스빌은 주로 연구개발과 정부활동, 미국 에너지부 시설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보증 기술을 시장으로 이전하기 위해 로앤 스테이트(Roane State)와 펠리시피 스테이트(Pellissippi State) 간의 강력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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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이나 원자력 클러스터(Carolinas’ Nuclear Cluster)는 남 캐롤라이나 경쟁력위원회의 보호 하에 창립됐으며 민간기업, 공기업,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 50개 이상의 기관들이 속해 있다. 다양한 학술대회, 활동, 관광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용과 원자력 관련 경쟁력이 점증하고 있다. Clemens대학의 매이슨 팀의 추계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원자력발전소와 관련 시설이 1년에 2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6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이중 연간 2만9000명이 22억 달러를 급여로 받고 있으며, 이들과 기업의 지출로 20억 달러의 추가적인 간접생산유발 효과가 있고, 10만 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기업들이 밀집된 부르고뉴와 서 컴브리아
프랑스의 부르고뉴 원자력 클러스터(Burgundy Nuclear Cluster)는 2005년 프랑스정부의 산업구조조정과 R&D활동 촉진을 위해 형성됐다. 2011년까지 약 140개 회사가 가입해 다양한 R&D 과제들을 조율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44개 원자력발전소를 위한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원자로 및 시설의 설계, 제조, 운전, 유지보주 및 해체 등을 주요 관심사로 하는 알스톰과 EDF 등 총 163개 기업(2013년 8월 기준)과 연구소, 6개 대학 캠퍼스가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생존율이 전국평균보다 훨씬 높은 3년 이후 68.6%에 이르며 유럽 원자력부문의 전문가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다. 초정밀 철강전문가, 금속 및 기계공학에서부터 일반 엔지니어링, 훈련 및 연구개발 등의 전문가들이 핵관련 서비스의 일관된 처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2010년 기준 32개의 협동 R&D projects를 진행했다. 클러스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GDP 역시 계속 증가해 2014년 기준으로 420억 유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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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달리 엄밀한 의미의 원자력 클러스터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핵연료처리(Nuclear Fuel Processing)산업이 대표적인 산업이라는 시각에서 북서지역(Northern England)을 클러스터라고 부르고 있다. 이 지역은 ‘준원자력지역’(near-nuclear areas)이고, 원자로 신규건설의 일부와 현존 원자로의 폐로 기회 등에 대한 자본조달이 용이한 기업들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 중 서(西) 컴브리아 클러스터(West Cumbria Business Cluster)는 원자력에 대한 역량과 비전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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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컴브리아 클러스터는 해당지역의 공급사슬과 경제에 대한 셀라필드의 원자로 폐로의 파급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2003년 설립됐다. 셀라필드 원전을 국립공원 레이크 디스트릭트 인근에 세운 후 도시는 관광객들이 몰리며 영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로 바뀌었다. 또 셀라필드 원자력홍보관은 어린이들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도 이곳을 방문해 1년 내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형 클러스터의 가능성, 캐나다
가압중수로(CANDU) 원천기술 보유 국가인 캐나다의 원자력 클러스터는 오대호 연안의 온타리오호에 인접해 있다. 13만4933명(2013년 11월말 기준)이 거주하고 있는 피터스버러 원자력 클러스터(Peterborough Nuclear Cluster(이하 PNC))에는 GE-Hitachi Nuclear Energy Canada Inc.와 롤스로이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막강한 중소기업들이 25개와 Trent University, Fleming College, Seneca College 등 인력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고등교육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외에도 EPIC 벤처기업 지명 시스템과 청년창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원자력 발전 관련 공급사슬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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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입장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는 국제조약상 핵연료 재처리가 아직 불가능하여 관련 산업은 물론, 연구도 국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캐나다와 같은 형태의 클러스터, 즉 원자력 전문 교육기관부터 관련 중소기업이 모인 형태의 ‘원전 산업체 클러스터’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원자력산업대전’과 같은 박람회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에 대해 보인 관심과 현재 국제 원전 시장의 현황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원전 사업을 클러스터로 모음으로써 시너지 효과와 함께, 원전 산업에 대한 수용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원자력 산업 클러스터가 계획중이다. 월성원전과 한울원전의 소재지인 경상북도는 도 차원에서 동해안 권역을 원전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011년 6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동해안에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향후 수십 년 간 먹고 살 거리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선 6월 21일에는 ‘경상북도 원자력 클러스터 포럼’이 개최되어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경북도는 2028년까지 경주, 포항, 영덕, 울진을 비롯하여 동해안 일대에 원자력 관련 기관을 집중 유치하고 원자력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원자력 클러스터는 경북 동해안에 원전만 밀집되어 있을 뿐, 기업과 연구시설은 서울과 대전에 분산되어 있어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구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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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안 원자력산업 클러스터가 23조 원이 넘는 생산창출효과, 20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경주에 원자력산업진흥원과 원자력수출산업단지, 원자력기술표준원, 국제원자력 기능인력 교육원, 원자력병원을 유치하고, 포항에는 원자력전문대학원과 에너지부품산업단지, 울진 제2원자력연구원과 스마트원자로 실증플랜트, 원자력마이스터고가 조성될 계획이다. 신규원전이 들어설 영덕 역시 원자력테마파크와 원자력 연관 산업단지가 들어서서 원자력 클러스터의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지역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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