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그것이 알고 싶다 6] 숫자로 보는 핵융합 ,"300초"

2015년 11월 24일 09:15

300초. 5분이라는 시간은 대부분 우리 일상에서 짧은 순간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업무 중간에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커피 한 잔을 타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시간. 또는 끓는 물에 라면을 넣고 면이 익길 기다리는 시간 정도이다.

 

하지만 5분이라는 시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순간도 있다. 재난사고나 교통사고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초기 5분을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출동하는 긴급차량의 골든타임은 화재의 초기진압과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으로, 5분이 기적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 플라즈마, 널 알아가는 시간

 

핵융합연구에 있어서도 5분, 300초라는 시간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최종 플라즈마 운전 목표는 300초이다.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플라즈마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장시간 운전기술이라고 하는데, 왜 KSTAR에서 300초 플라즈마 운전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매년 KSTAR 실험 결과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보는 것이 플라즈마 운전시간이다. ‘몇 키로암페어(kA)의 전류 상태에서 몇 초간의 플라즈마를 유지했다’는 실험 결과가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2008년 KSTAR의 첫 번 째 플라즈마 실험 때로 잠시 돌아가 보면, 당시 KSTAR의 운전시간은 249ms(밀리초·1ms는 1000분의 1초)였다. 그야말로 찰나다. 이를 최종 목표인 300초로 늘리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핵융합실험에서 운전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단순히 플라즈마 운전시간 증가라는 목표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장시간 운전을 통해 플라즈마의 불안정성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 오로라처럼 사라지는 널 잡기 위해

 

핵융합 반응은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일어난다. 고체, 액체, 기체와는 다른 제4의 물질로 불리는 플라즈마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로 존재한다. 고온고압의 전하를 띄고 있는 플라즈마를 토카막과 같은 인공장치를 사용해 가둔다고 해도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튀어나가려 한다.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플라즈마를 토카막 안에 얌전히 잡아두기 위해서는 100만분의 1초 단위로 동작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플라즈마의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플라즈마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밖에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플라즈마가 가둠 장치를 빠져나가려고 할 때 이를 잡아주는 동시에, 플라즈마 상태를 핵융합이 가능한 초고온·초고압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필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라즈마 움직임의 양상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하고, 그래야 다음 단계인 정상적인 운전기술 확보까지 나아갈 수 있게 된다.

 

● 태양과 다른 방법으로, 태양을 닮고 싶어

 

핵융합로가 모방하려는 태양의 경우 이 같은 플라즈마의 불안정성을 거대한 중력이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의 중력으로는 아주 적은 양의 플라즈마조차도 가둘 수가 없다. 지구에서는 토카막 장치 같이 자기력을 이용(자기장 가둠 핵융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플라즈마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자기장의 세기를 무한정 높여서 태양과 유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 따라서 플라즈마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장시간 운전에 최적화 된 상태에 대한 연구, 즉 플라즈마의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다.

 

이처럼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는 핵융합로 내부에서의 초고온 플라즈마의 움직임을 완벽히 파악하고 제어하여, 연속 운전에 다다를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생애주기처럼 이론적으로 플라즈마의 타임스케일을 300초라고 보고, 그 시간 안에 대부분의 불안정 요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300초 이를 달성하면 핵융합로 건설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 ‘300초’에 다가가는 또 한걸음

 

지난해 KSTAR는 실험을 통해 고성능 플라즈마를 500kA전류 상태에서 20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하였다. 최초플라즈마 실험에 성공한지 5년 만에 첫 해 실험보다 100배 가까이 플라즈마 유지시간을 늘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금년도 실험에서는 30초간 고성능 플라즈마 상태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올해도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요한, 그리고 플라즈마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300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생애주기처럼 이론적으로 플라즈마의 타임스케일을 300초라고 보고, 그 시간 안에 대부분의 불안정 요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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