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금고엔 주기율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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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이라는 기업을 세계에 각인시킨 포스트잇과 스카치테이프. 그런데 정작 3M ‘금고’에는 이들 대신 ‘주기율표’가 들어 있다는데. 더사이언스는 5일 이 ‘주기율표’의 비밀을 찾아 미국 중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자리 잡은 3M 본사를 찾았다. ●수십 년간 진화한 첨단기술이 ‘주기율표’에 다 모였네 “3M의 전통과 문화는 ‘혁신(innovation)’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3M 본사 인근 이노베이션센터에서 만난 로버트 피노치아로 기술소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1902년 5명이 의기투합해 숫돌제조업체에 납품할 강옥석을 채굴하는 채광회사로 시작한 3M은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전 세계 60개국에 7만 5000여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구실만 73군데에 이른다. 긴 시간 동안 늘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피노치아로 기술소장은 “포스트잇과 스카치테이프는 모두 실패를 혁신의 발판으로 삼은 좋은 예”라고 말했다. 1904년 채광사업에 실패한 3M은 업종을 바꿔 자동차에 쓸 수 있는 방수테이프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스카치테이프 개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카치테이프에 사용된 기술은 의약용 밴드로 가지를 쳤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1960년대 OHP가 막 선보였을 때 3M은 OHP용 필름을 개발했고 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고민했다. 당시 OHP의 단점은 위쪽에 달린 렌즈가 유리로 만들어진 탓에 너무 무겁다는 것. 3M 연구진은 렌즈를 플라스틱으로 개조해 무게를 줄이는 연구에 착수했고, 이 렌즈는 최근의 자동차 램프용 렌즈로까지 발전했다. OHP용 필름 역시 박막트랜지스터(TFT) 필름을 거쳐 요즘의 액정디스플레이(LCD)로 이어졌다. 3M이 개발하는 첨단기술엔 ‘조상’과 ‘계보’가 있는 셈이다. 피노치아로 기술소장은 “3M은 45개 기반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기술을 가지치기 한다”면서 “이 기술들은 마치 화학에서 주기율표를 구성하는 원소처럼 3M의 원천기술을 구성하는 주기율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M은 홈페이지에서 기술 소개 부분을 이 주기율표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Bi’는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을, ‘Em’은 전자소재(Electronic materials)를, ‘Rf’는 전자태그(RFID) 기술을 가리킨다. ●‘테크포럼’과 ‘15% 문화’ 주기율표를 구성하는 원천기술들 간의 교류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나는 원천이다. 패션으로 말하자면 ‘믹스매치’인 셈. 1년에 두 차례씩 열리는 ‘테크포럼(Tech Forum)’은 이런 ‘믹스매치’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테크포럼에서는 CEO와 연구원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기술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눈다. ‘15% 문화’라는 독특한 근무 환경도 아이디어 교류를 돕는다. 3M은 직원에게 자기 시간의 15%를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과 협업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제네시스(Genesi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장비를 구입하는 등 연구 개발비로 1만 5000달러(약 1740만원)도 지원한다. 피노치아로 기술소장은 “혁신은 실수에서 시작하고, 이 실수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밑거름”이라면서 “3M ‘금고’에서 가장 귀중한 물품은 바로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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