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부 바로하기] 과학 - 그래프가 알맹이

2003.12.16 10:00
과학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생물, 물리, 화학, 지구과학 등 과목 수도 많아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조금만 시각을 바꿔 과학이 다루는 분야를 살펴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상생활에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물리교육과 송진웅 교수가 서울 성동고 2학년 원찬희군(17), 서울 신동중 2학년 권태은양(14)과 만나 과학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권태은: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학원에서 미리 배워오는 친구들이 많은데 혼자서 공부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송진웅: 과학은 복습보다 예습이 중요하다. 모르는 용어를 처음 접하면 생각이 멈출 수 있으므로 최소한 교과서 내용을 미리 훑어보는 것이 좋다. 중요한 용어나 질문할 내용을 노트에 적어놓으면 도움이 된다.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5, 10분 정도만 투자하면 수업이 더욱 재미있어진다. 예습하면 이전 내용과 연계해 새로운 것을 이해하기 쉽다. 특히 물리는 이전에 배운 내용을 모르면 따라가기 힘들다. 수업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이전 과정으로 돌아가 공부할 필요가 있다. 원찬희: 각종 실험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할 수 있나. 보고서를 잘 쓰는 방법은? 송: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실험만 하면 바쁘기만 하다. 또 결과가 공식, 이론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기 쉽다. 실험 내용이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미리 살펴보면 실험 절차와 방법을 익히고 결론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보고서를 쓸 때 결과 해석이 중요하다. 현실 여건상 측정기구나 재료에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기대한 결과가 안 나올 수 있다. 각종 법칙과 이론은 이상적인 상황에서 만든 것이다. 뉴턴의 법칙을 실험하더라도 현실에서는 마찰, 공기 저항, 중력가속도 등이 있어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원인을 찾아보자. 권: 달달 외우며 시험공부를 하더라도 금방 잊어버린다. 과학을 잘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송: 한국의 과학 학습량이 외국보다 많은 게 사실이다. 자신만의 과학 정리 노트를 만들어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중요한 내용을 색깔이 다른 펜으로 적으면 기억하기 쉽다. 과학에서는 그래프와 그림이 중요하다. 그래프는 핵심 원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어서 손으로 직접 그려가면서 X축, Y축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물리에는 그래프가 많이 나온다. 그래프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생물, 화학, 지구과학 등 암기 내용이 많은 과목을 공부할 때는 마인드맵과 비슷한 개념도를 그려보자. 핵심 용어와 개념들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림으로 그려보며 연관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라 지식간의 관계다. 관계를 정립하려면 교과서의 목차를 꼭 공부해야 한다. 목차는 전체 교과서의 내용과 지식 구조를 가장 잘 담고 있는 틀이다. 목차의 큰 제목부터 외우고 익히면 다음달에 배울 내용이 현재 배우는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있다. 공부를 다 한 뒤 머릿속에 목차가 잘 떠오른다면 전체 내용을 잘 파악한 것이다. 공간과 같이 3차원적인 내용은 머릿속에 그려봐야 한다. 가령 달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려면 내가 태양의 위치에 가 있다고 상상해 본다. 자신의 관점을 태양의 위치, 지구의 위치 등으로 변화시켜보는 식이다. 물리에는 수학이 포함되긴 하지만 고차원적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 미분 적분 개념을 조금 활용하는 것이어서 수학 성적이 낮다고 물리나 화학에 적성이 안 맞는다고 여길 필요는 없다. 원: 생물, 화학 등은 외울 게 정말 많다.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송: 이름을 정하는 규칙을 알면 외우기가 쉽다. 생물의 경우 사람의 모습 등을 그려서 외우는 방법도 사용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물리를 공부하며 지구과학을 좋아하게 됐다. 물리를 알면 해류, 기류 등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지구과학을 좋아하다보면 또 자연 지리에 관심이 가고 이는 사회 지리와도 연결이 된다.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이 공부를 즐겁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과학은 다른 과목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으므로 그 연결고리를 찾아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권: 물리는 특히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하나. 송: 과학 과목이 다 그렇지만 특히 물리와 화학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습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깊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리, 화학 등은 스스로 문제를 푸는 것이 공부 양보다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해답지를 보고 싶은 유혹이 있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자기 것이 된다. 어려운 문제라고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문제에서 힌트를 발견해야 한다. 문제에서 주어진 내용이 무엇인지, 구하는 양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문제를 꼼꼼히 살펴보면 그 안에 답을 구할 수 있는 내용이 다 들어 있다. 문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해능력도 필요하다.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는 한자가 많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자 용어는 더욱 늘어난다. 말뜻을 아는 것이 개념을 이해하는 선결 조건이므로 필요하면 한자어를 직접 찾아보는 게 좋다. 뜻도 모르는 말을 무작정 외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과학잡지-인터넷 사이트 공부재미 붙이는데 도움 이공계 위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 가운데 직업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송진웅 교수는 “사회가 발달할수록 과학기술이 중요해짐에 따라 이과적인 소양이 있어야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과 분야 학문을 먼저 공부하고 필요에 따라 경영학 경제학 등을 공부하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좋은 토대를 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많은 연구소, 공장을 비롯해 제조업 첨단산업에 일하는 절대 다수는 이공계 출신이다. 첨단산업일수록 전문적인 관련 지식이 없으면 경영하기가 어렵다. 대덕연구단지와 각 기업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석박사급 기초과학 연구자로 정보통신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국제적인 선두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송 교수는 “이공계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분야인 만큼 성공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면서 “화학자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 대표적인 환경과학자”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대표이사 소장인 안철수씨 역시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켜주는 좋은 이공계 역할 모델로 꼽았다. 과학을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송 교수는 “교육과정이 생활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지만 학생들도 생활 속에서 과학현상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재미있는 과학 잡지나 과학 관련 상식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동아사이언스닷컴(www.dongascience.com) 사이언스올닷컴(www.scienceall.com), 국립중앙과학관(www.science.go.kr), 과학교사들이 운영하는 각종 웹 사이트들을 서핑하면 생활 속의 과학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많다. 환경다큐멘터리를 보거나 과학축전, 각종 강연회 등에 참석하는 것도 권할만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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