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축구단의 반란 “2050년 월드컵 우승국, 한판 붙자”

2011.07.13 00:00
2050년, 월드컵 우승국과 로봇이 축구를 한다면 누가 이길까. 이미 2005년 1월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로봇 연구소’의 슈 이시구로씨는 2050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간 축구팀을 꺾을 수 있는 로봇 축구팀을 만들겠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앞으로 39년 뒤의 벌어질 인간 대 로봇의 축구 경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로봇’ 진영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5일부터 11일 일주일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로보컵 2011’에서는 인간의 형상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축구를 하는 ‘휴머노이드 리그’가 진행됐다. 기존 로봇 축구대회와 달리 두 다리로 뛰고 공을 차며 두 팔로 드로인을 하는 등 로봇은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했다. 로봇의 키에 따라 세 체급으로 나뉘어 진행된 휴머노이드 리그에서는 미국 버지니아공대 로봇역학연구실이 ‘성인’체급과 ‘어린이’ 체급을 동시에 석권하는 영예를 안았다. 성인 체급에서 활약한 ‘찰리-2’ 는 이번 대회 최고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선정됐다. 인간과의 시합을 앞둔 로봇은 물체를 인식하는 감지 능력과 인간처럼 뛸 수 있는 운동 능력에서 한계를 드러냈지만 대회를 통해 매년 로봇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어 2050년 월드컵 우승국과의 대결 전망을 밝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간과 비슷한 형상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축구 도전 휴머노이드 리그는 로봇의 키에 따라 세 체급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각 체급별로 경기 방식이 다르다. 30~60㎝의 ‘어린이’ 와 100~120㎝의 ‘10대’ 체급은 각각 3대3, 2대2로 경기를 벌인다. 130㎝ 이상의 ‘성인’ 체급은 승부차기 형식으로 우열을 가린다. 리그를 통해 상위 팀이 결승을 치르는 ‘플레이오프’로 게임이 진행되며 여기에 드리블과 스로인, 패스, 달리기 등의 ‘기술 점수’가 더해지는 번외 경기를 더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규칙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기본적으로 따르지만 ‘오프사이드’는 적용되지 않으며 시합 중에 밖으로 나간 공은 별도의 스로인이나 코너킥 없이 심판이 경기장 안으로 넣어준다. 참가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공을 인지하는 ‘센서’에 있다. 머리 외의 부분에 카메라를 달 수 없다. 물체에서 반사되는 파동을 인식할 수 있는 장비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머리 부위에 소리를 듣고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센서 장착만 가능하다. 로봇이 바라볼 수 있는 시야의 각도도 180도 이내로 사람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한다. 세 체급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성인 체급의 경기다. 키가 130㎝ 이상이라 사람의 형상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이다. 2050년 월드컵 우승국과 시합을 벌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체급이기도 하다. ●성인 체급 로봇… 승부차기 형식으로 우열 가려 성인체급의 규칙은 간단하다. 가로 세로 각각 6m, 4m로 이루어진 경기장에 공격수와 골키퍼 역할을 하는 두 팀의 로봇이 마주 선다. 무작위로 경기장에 공을 놓은 뒤 공격수 로봇이 공을 찾아 골대를 향해 슛을 하면 된다. 주어진 시간은 단 2분. 골키퍼 로봇은 골대에서 60㎝ 떨어진 골라인 지역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골대로 들어가는 공을 막으면 된다. 골이 들어가거나 2분이 지나면 서로의 역할을 바꿔 경기를 계속한다. 승부차기 형식과 비슷하지만 슛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자유롭다. 전후반 각각 10분의 시간이 주어지며 하프타임은 5분이다. 결승전에서 찰리-2는 싱가폴대의 ‘로보-에렉투스’를 1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자신의 뒤에 위치한 공을 찾은 찰리-2는 골라인 지역 앞으로 한 번 드리블을 한 뒤 골대 좌측을 향해 슛을 날렸다. 로보-에렉투스는 공을 감지하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고 공은 골대 우측에 정확히 꽂혔다. 경기 시작 1분 20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 뒤 로보-에렉투스는 골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움직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제한시간인 2분을 넘겨 슛 찬스를 계속해서 놓치고 말았다. 찰리-2는 경기 내내 정확한 슛을 연이어 선보였지만 로보-에렉투스의 선방에 막혀 한 골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첫 골을 끝까지 잘 지킨 찰리-2가 우승을 함으로써 2002년 이후 일본과 독일이 번갈아가며 우승을 했던 부분에서 미국이 첫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시합이 끝나고 찰리-2 설계와 제작에 참여한 박사과정 한재권 씨는 “오늘은 굉장히 기쁜 날”이라며 “찰리-2가 최고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영광을 안게 됐다”며 기뻐했다. ●로보컵과 같은 지속적 투자… 2050년 인간과 경기 가능 비록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운동능력과 공을 찾을 수 있는 감지능력, 스스로 전술을 이해하며 이동할 수 있는 인공지능 등 사람과의 시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로보컵에 참가하는 로봇의 기술력이 매년 향상되고 있어 그 가능성은 밝은 편이다.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실감교류로보틱스센터장은 “2030년이 되면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의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로보컵과 같이 로봇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2050년 인간과의 한판 승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보컵 2012는 내년 멕시코 시티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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