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맨유서 뛰고 싶다는 볼트… 가능한 포지션은?

2011.08.23 00:00
[동아일보] ‘번개 드리블’… 수비수 감전될수도

빈말이 아니었다. 축구에 대한 강한 열망이 느껴졌다. 20일 대구에서 한국의 ‘축구 영웅’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을 만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은퇴 뒤 축구 선수를 한다면 측면 공격수나 스트라이커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볼트의 바람은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을까. 또 어떤 포지션을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축구 전문가들은 “기본기가 뒷받침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큰 키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뽐낼 수 있는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장신 선수들을 통해 볼트의 축구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해봤다. ‘스트라이커’ 볼트의 최대 장점은 역시 폭발적인 스피드와 제공권이다. 볼트는 201cm의 장신 스트라이커 피터 크라우치를 연상케 하는 하드웨어를 지니고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상대 수비수에게 볼트는 크라우치보다 더 큰 공포심을 줄 수 있다”며 “조직적인 축구를 하는 프리미어리그의 빅4보다는 순간적인 역습에 능한 중하위권 팀에 가면 전술적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공격수로서의 볼트는 약점도 갖고 있다. 축구에서 요구되는 스피드는 순간적인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20m 이상 달려야 최고 속력을 낼 수 있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박문성 MBC 해설위원은 “볼트는 정해진 주로만 달려봤지 지그재그 달리기에 약할 수 있다”며 “크라우치는 장신임에도 발재간이 좋은데 볼트는 그 또한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볼트의 중앙 수비수로서의 가능성엔 회의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장신에 상체가 발달된 볼트가 몸싸움에 능할지 모르나 무게중심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볼트가 훌륭한 체격조건에도 골키퍼나 미드필더로 뛰기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신 교수는 “리오 퍼디낸드(맨유) 같은 장신 중앙 수비수는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경기의 맥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축구 경험이 부족한 볼트가 팀플레이를 해야 하는 포지션을 맡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스피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윙백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견해도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축구계에서 빠르다는 의미는 11초 정도를 말하는데 볼트의 스피드는 무척 매력적이다”며 “드리블 능력만 있다면 호베르투 카를루스(브라질), 마크 오베르마스(네덜란드), 차두리 등과 같은 빠른 윙백의 자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유근형 동아일보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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