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아동 인터넷 중독률, 성인보다 높아

2012.03.06 00:00

맞벌이를 하는 차모 씨(34)의 여섯 살 난 아들 진성(가명) 군. 육아를 맡은 할머니가 영어나 숫자를 가르칠 수 없어 태블릿PC에 아동 교육용 프로그램을 깔아줬다. 혼자서 게임을 하며 알파벳을 배우는 아이가 기특하기만 했다. 할머니는 아이가 노는 사이 집안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올해 초부터 아이는 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게임에 빠져 밥 먹기도 거부하고 이를 통제하면 떼를 썼다. 만 5∼9세 아동이 만 20∼49세 성인보다 더 심각하게 인터넷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1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의 인터넷 중독률은 7.9%로 성인(6.8%)보다 높았다. 만 10∼19세 청소년 중독률이 10.4%로 가장 높았다. 전체 인터넷 중독률은 7.7%(233만9000명). 정부는 인터넷 사용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처음으로 아동의 인터넷 중독률을 조사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연령이 4.8세로 어려졌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동이 인터넷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이고 부모들이 인터넷 사용에 관대하기 때문에 쉽게 중독된다”며 “요즘 아동에게 가장 재미있는 장난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층에서는 취약 계층일수록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쉬웠다. 월평균 소득 2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13%), 다문화가정(14.2%), 한부모가정(10.5%)은 청소년 평균 중독률이 10.4%를 웃돌았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0월 24일∼12월 10일 아동 663명, 청소년 2130명, 성인 7207명 등 총 1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 학생 군인 직장인 등 130만 명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예방교육을 추진한다. 우경임 동아일보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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