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리는 비행기다”… 2015년 운행할 시속 430km 고속철 ‘해무’ 시승해보니

2012.05.18 00:00
[동아일보] “속도와 편안함 모두 항공기에 버금가죠. ‘선로 위의 비행기’라고나 할까요.” 16일 오후 4시 반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중앙역. KTX를 이을 차세대 고속열차인 ‘해무(HEMU-430X)’가 플랫폼에 나타나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정창영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 현장에 있던 참석자 200여 명이 일제히 박수로 맞이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해무는 지난해 10월 대차(臺車·철도주행장치) 시험에서 최고시속 428.9km를 기록했다. 프랑스 V150(시속 575km·2007년), 중국 CHR380(486km·2010년), 일본 신칸센700(443km·1996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른 열차다. 해무는 이날 출고식 이후 2015년까지 10만 km의 주행시험을 거친 후 실제 운행에 들어간다. 출고 당일 창원중앙역에서 진영역까지 28km 거리를 탑승해 봤다. ○ 두 마리 토끼(속도, 편안함) 모두 잡을까 탑승자 입장에서 본 해무의 첫인상은 “안락해졌다”는 것이다. 도입 당시 “자리가 좁다”는 평이 많았던 KTX에 비해 좌석 간격이 넓어졌다. KTX 일반석 좌석 간격이 93cm였지만 해무는 100cm다. 앞좌석 아래로 발을 뻗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항공기처럼 좌석마다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이 설치된 점도 눈에 띈다. 영화와 뉴스 등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자태그(RFID)를 통해 티켓을 인식해 도착역이 가까워지면 “도착 5분 남았습니다” 하는 식으로 통보도 한다. LCD 화면에 있는 ‘호출’ 버튼을 눌러 승무원을 부를 수도 있었다. 물론 탑승자에게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다. 목진용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 기획전략본부장은 “해무의 최고 속도는 시속 430km지만 실제 운행속도는 이보다 낮은 시속 350∼400km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산을 현재 KTX로 여행할 경우 2시간 25분이 걸리지만 해무가 시속 400km로 달릴 경우 1시간 36분이 걸린다. 서울∼대구(1시간 37분→1시간 6분), 서울∼광주(2시간 52분→1시간 7분) 등도 주행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홍순만 철도연 원장은 “해무 도입으로 전국이 1시간대 출퇴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첫 동력 분산형 시스템 실험 기술적으로 볼 때 해무는 국내 첫 동력 분산식 열차라는 의미를 가진다. 선두와 후미의 동력차만 차량을 끄는 것이 아니라 차량 엔진이 여러 차량에 분산됐다. 이에 따라 속도를 높이거나 낮출 때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김기환 철도연 고속철도사업단장은 “해무가 시속 3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KTX에 비해 2분가량 줄어든 233초”라며 “역과 역 사이가 짧은 국내 여건에서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무는 철도연 등 52개 기관이 5년 동안 931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했다. 창원=박재명 동아일보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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