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상인 시대 대비하려면 보건부 분리하고 병원 감염관리비 보전해야"

2020.05.08 19:23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달 8일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유튜브 캡처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달 8일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유튜브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2차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의 감염관리비용 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공공병원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보건부를 독립하고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며 비대해진 보건소 역할도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이달 8일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한 의료시스템 재정비’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를 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의료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으로 연 포럼에는 의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로 새로운 감염병이 언제든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의료기관은 감염병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진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아니더라도 의료기관에서는 모든 환자가 코로나19와 비슷한 감염병에 감염돼 전파력 가질 가능성을 고려해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병원은 방역 수단을 일상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 교수는 “병의원 등 의료기관 내에서는 환자와 의료진 간 사회적 거리 유지, 같은 시간대 방문환자 수 관리, 주기적 환기와 소독 및 방호구 착용 등이 일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진찰뿐 아니라 진료전후 감염관리에도 의료인의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는 만큼 업무 강도와 위험도도 증가시키게 된다. 전 교수는 이에 대비하려면 적절한 진찰료 현실화와 감염관리비용 보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보인 민관 협력시스템도 상시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전 교수는 “중앙에서는 정부와 의협 등 전문가단체, 지방에서는 지자체 보건소와 지역의료인단체, 지역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응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시스템을 상시화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민간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즉시 감염병 대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과 발열 및 호흡기 전담 진료소 지정 활성화하는 한편 공공병원의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감염병 대응은 음압병상 등 투자가 많이 필요해 민간 의료기관에겐 한계가 있다”며 “지역 공공의료를 재정비하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해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 취약시설에 대한 감염관리를 강화하고 비대면 진료제도도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과 복지를 떼어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전 교수는 “지금의 보건복지부는 보건과 복지라는 별개 분야를 함께 다뤄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 지속적으로 한계를 드러내 왔다”며 “특히 주무 장관이 보건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을 함으로써 의료인과 국민 사기를 떨어트리는 상황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보건위생과 방역, 의정, 약정에 관한 사무를 소관하는 보건부와 복지부를 구분해 분야별 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단기간 내 실현이 어렵다면 보건복지부 내에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2차관을 신설하는 복수차관제를 실시해 볼수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질병관리본부가 방역을 주도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되며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독립 외청으로 승격시켜 독립성을 보장하고 내부 전문가를 양성해 방역 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의 역할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보건소 관련 법령이 지속적으로 개정되며 기능이 지역보건계획 수립, 건강증진, 정신보건, 구강보건, 재활사업 등으로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지자체의 각종 건강사업이 경쟁적으로 늘어나면서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기본 업무에 지장이 초래된다는 지적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에 보건소가 지역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일반진료와 보건사업 등으로 인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보건소는 가장 중요한 지역사회 보건위기 대응을 위한 상시 대비체제를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이 ‘효과적인 중환자 관리를 위한 대비’,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전문위원회 위원장이 ‘실효성 있는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두련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 교수, 감신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기모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전문위원회 위원장,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포럼 다시보기 : https://youtu.be/tXKe1rpan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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