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희망 '인공망막 장치' 성능 끌어올릴 실마리 찾아

2020.07.16 16:14
KIST 성능 오락가락한 원인 밝혀
일관성 없는 신경 신호 과정을 보여주는 변성 망막. KIST 제공.
일관성 없는 신경 신호 과정을 보여주는 변성 망막. 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시세포가 유전자 변이로 죽어가는 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필요한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규명했다. 선천적이지 않고 뒤늦은 나이에 실명할 위기로 고통에 겪는 환자들을 치료할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지만 작은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임매순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미국 하버드 의대 쉘리 프리드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망막 질환의 진행 정동에 따른 인공 시각 신경 신호 변화 패턴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망막 색소 변성 및 노인성 황반 변성 등 망막 변성 질환은 빛을 전기화학적 신경 신호로 바꿔주는 광수용체 세포를 파괴해 시력을 상실하는 질병이다. 치료 약물이 없고 구조가 상대적으로 간단한 각막이나 수정체와는 달리 망막은 신경 조직이 복잡해 이식이나 교체가 불가능하다. 

 

망막 변성 질환 환자들은 인공 망막 장치로 시력을 회복한다. 망막 변성 질환에 걸려도 광수용체 세포 뒤에서 뇌로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절 세포가 살아남기 때문에 안구내 마이크로 전극을 이식해 전기 자극을 가하는 원리다. 그러나 인공 망막 장치를 이식받은 환자마다 성능에 큰 차이를 보이는데 그동안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인공 망막 장치는 반복적인 전기 자극으로 인공 시각 이미지를 주기적으로 갱신한다. 이 때문에 일관된 신경 신호 전달이 중요하다. 알파벳 ‘K’를 보는 동안 전기 자극이 일관적으로 반복돼 신경 신호를 만들어야 글자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사람의 망막 색소 변성과 유사한 양상으로 실명된 유전자 조작 실험용 쥐에서 인공 망막 사용자 간 성능 차이를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체계적인 실험으로 질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공 시각 신경 신호 변화를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질환이 이미 진행된 망막에서 연구가 이뤄졌다. 연구진의 실험 결과 망막 변성 진행에 따라 전기 자극에 대한 신경 신호의 크기와 일관성이 감소했다. 

 

임매순 KIST 선임연구원은 “망막 변성 진행 정도를 면밀히 검토해 인공 망막 장치 이식 대상 및 시기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번 연구는 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질병이 심각하게 진행된 망막에서도 신경 신호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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