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명예퇴직수당 챙기고 기술 몰래 빼돌리고…KAIST 등 4대 과기원 감사결과

2020.08.25 18:22

감사원 4대 과기원 감사결과 공개

교수 44명 신고 않고 이해관계 기업에 기술 넘겨

KAIST 교직원 명예퇴직수당 요건 바꿔 4700만원 챙겼다가  '덜미'

 

 

KAIST 제공

KAIST 제공

KAIST의 전 교직원이 퇴직을 앞두고 명예퇴직수당 지침을 바꿔 원래는 받을 수 없던 명예퇴직수당 4710만 4000원을 부당 지급 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됐다.

 

감사원은 25일 KAIST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의 운영 실태를 점검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 결과 총 24건의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항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0월 명예퇴직한 KAIST 전 처장은 3월 처장으로 부임한 후 사문화된 명예퇴직제도를 활성화하고 신규채용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사유로 정년 잔여기간을 6개월 초과해 완화하고 잔여기간이 6개월 초과 2년 이내이면 기준금액과 인정 기간을 2.67배로 늘리는 ‘교직원 명예퇴직 시행지침 개정안’을 직접 작성해 4월 관계부서에 이를 개정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KAIST는 공공기관으로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명예퇴직수당 자격요건 지침을 따라야 한다. 이 요건은 공공기관 명예퇴직수당을 공무원 기준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명예퇴직수당 적용기준은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을 1년 이상 남긴 직원에 해당한다.

 

기획재정부 지침보다 완화된 KAIST 개정안은 직원인사위원회와 원규위원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5월 개정 및 시행됐다. 그 결과 전 처장은 정년 잔여기간이 8개월로 기재부 지침에 따른 명예퇴직 대상자가 아닌데도 자신이 명예퇴직 대상자가 돼 명예퇴직수당 4710만 4000원을 받았다. 이 개정안에 의해 9명의 교직원에게 기재부 지침 계산과 달리 명예퇴직수당 5억 5856만 8000원이 과다 지급됐다.

 

감사원은 “KAIST의 교직원 명예퇴직 시행지침이 공공기관 지침에 맞게 개정될 때까지 명예퇴작수당이 지속적으로 과다하게 지급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AIST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KAIST 자체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에서는 교내에서 직무를 통해 발명한 것을 개인 명의로 특허 출원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이 4대과기원 명의로 지식재산권을 출원하거나 등록한 적이 있는 교원 886명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KAIST 소속 교원 5명이 5건의 특허를 직무발명하고도 개인 명의로 출원하거나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AIST는 이밖에도 교원이 학교에 알리지 않고 기술실시권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적발됐다.

 

직무발명을 교직원이 창업한 기업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 넘겨준 사례도 있었다. KAIST 교원 33명과 UNIST 9명, GIST 1명, DGIST 1명이 과기원에 발명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자신이 창업했거나 주식 지분을 보유한 기업 명의로 출원한 것이 확인됐다. 출원 건수는 KAIST 108건, UNIST 114건, GIST 10건, DGIST 1건이다.

 

과학기술 분야 학업 및 연구기업 취업을 통해 병역을 대신하는 제도인 전문연구요원과 관련한 부적정 사항도 다수 확인됐다. UNIST는 정부 지침에 따라 석사 전문연구요원을 공개채용 해야함에도 박사 전문연구요원에 떨어진 이들을 비공개 채용으로 뽑아 병역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UNIST는 병무청 배정 박사요원이 박사학위과정 수료자보다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자 2018년 ‘전문연구요원 운영안’을 만들고 박사요원으로 선발되지 못한 나머지 인원을 8개 부설 연구소에 석사요원으로 비공개 채용했다. 운영안을 만들기 전인 2017년에도 9명을 비공개 채용하고 2018년 43명, 2019명 45명을 채용하는 등 지금까지 97명을 비공개 채용했다.

 

감사원은 “채용한 석사요원을 병역특례 인정 업무가 아닌 박사학위 논문 준비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며 다른 석사요원과의 근무 형평성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등 제도 도입 취지를 훼손했다”며 “정당하지 않은 비공개 채용으로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문연구요원의 새벽 근로를 인정하는 제도를 운영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새벽근로 인정 제도전문연구요원이 연구를 이유로 늦은 시간이나 새벽까지 일하면 다음날 이를 근로 시간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감사원이 지난 1년간 박사 전문연구요원의 시간대별 퇴근 현황을 확인한 결과 29만 141건 중 29%인 85128건이 저녁 9시부터 자정 사이 퇴근한 기록이 있었다. 다음날 0시부터 9시 사이 퇴근한 기록도 10%였다.

 

그럼에도 GIST만 이 제도를 운영할 뿐 KAIST와 DGIST, UNIST는 이러한 제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세 학교에 "심야 및 새벽시간에 실험 및 연구활동이 이루어지는 현실 등을 고려하여 새벽시간 근로를 인정하는 등 복무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세 학교는 이를 도입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밖에도 KAIST는 전문연구요원의 대리 출근 등 복무관리 문제도 지적받았다.

 

DGIST는 실험용 생쥐를 수입해오는 과정에서 이를 운송하는 업체가 생쥐 가격을 실제 가격의 약 1만 분의 1 수준인 1마리당 3달러까지 줄여 관세를 총 3909만 6440원 적게 낸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DGIST는 이를 수정해 신고하고 세액을 납부한 후 운송업체로부터 납부한 세액을 회수해 시정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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