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대 1학기 비대면 수업 교수·학생 '불만족'

2020.09.07 11:00
한국공학한림원 설문조사 결과..."자기주도학습 기회로 삼아야"
강현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이다. 서울대 공대 제공
강현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각 대학이 비대면 강의를 중심으로 재편된 현재는 당분간 볼 수 없는 풍경이 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의 조사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시작된 비대면 교육은 학생의 체감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특별한 관련은 없다. 서울대 공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국내외의 교육 현장에서 온라인 기술을 활용한 원격 비대면 교육이 늘었다. 실험과 실습이 많은 공학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의 공대 교수와 학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대면 수업에 비해 효과가 아직 높지 않다는 평이 많은 반면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이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서 제기됐다.  


조형희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와 강소연 연세대 공학교육혁신센터 교수팀은 지난달 31일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공학교육혁신 온라인 포럼에서 4~7월 전국 공대 교수 100명과 대학생 4152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의 효과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 교수는 “코로나 확산에 따라 공학 교육이 비대면으로 갑작스럽게 전환되면서 지난 학기에 많은 대학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개선사항을 통해 비대면 공학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조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수와 학생 사이의 수업 만족도가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대 교수들은 72%가 약간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강소연 교수는 “짧은 준비기간에 비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고, 공대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거꾸로 수업(과제 먼저 풀고 수업 듣는 방식)'을 시도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약간 또는 매우 만족한다는 학생은 38%에 불과했고 보통이거나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이 60%가 넘었다. 조 교수는 “교수들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중고교 시절 뛰어난 인터넷 강의를 들어본 학생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대면 공학 교육에 대해 교수(왼쪽)와 학생의 체감 효과를 대면 교육과 비교한 결과, 교수와 학생 모두 대면에 비해 효과가 높지는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비대면 공학 교육에 대해 교수(왼쪽)와 학생의 체감 효과를 대면 교육과 비교한 결과, 교수와 학생 모두 대면에 비해 효과가 높지는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효과에 대해서는 교수와 학생이 모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수 중 비대면 수업이 효과 있다고 답한 비율은 33% 수준이었고 학생은 25%만이 약간이라도 효과가 더 있다고 응답해 전체의 4분의 1~3분의 1만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학에서 중요한 실험의 만족도는 더 낮게 나왔다. 실험까지 동영상 강의로 진행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아예 가르치지 않은 경우도 많았는데 약간이라도 만족한다는 응답이 23%에 불과했다.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했다는 점은 교수와 학생 모두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교수 절반 이상이 비대면 수업을 위해 평균 5시간 이상을 준비에 투자했으며 87%의 교수들은 이전의 대면수업보다 준비시간이 길었다고 답했다. 길어진 시간은 25%가 2시간이라고 답했으며 3시간 이상도 38%에 달했다.

 

여기에 비대면 특성상 과제를 늘리면서 과제 결과에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응답이 많았다. 학생 역시 비대면 수업의 여파로 과제가 늘어난 점을 주요한 부담으로 꼽았다. 그 외에 교수는 학생의 이해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학생은 집중이 힘들고 질문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조 교수는 "학생들은 시공간 제약 없이 학습할 수 있고 반복시청이 가능하며 학습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꼽았다”며 “개인 맞춤형 자기주도 교육을 정착시킬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학생들의 요구를 종합하면 교수와 학생간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피드백 방안을 제공하며 공정한 평가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또 디지털 내러티브 세대인 학생 눈높이를 맞춰 교수의 디지털 매체 활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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