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과학] 런던 구한 ‘콜레라 감염지도’, 역학의 탄생

2020.09.05 15:00
 존 스노의 업적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브로드 가에는 존 스노가 손잡이를 뽑았던 펌프가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그의 이름을 딴 술집. Matt Brown 제공
존 스노의 업적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브로드 가에는 존 스노가 손잡이를 뽑았던 펌프가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그의 이름을 딴 술집. Matt Brown 제공

1854년 8월 28일 영국의 수도 런던의 브로드 가. 이곳의 아기 한 명이 콜레라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부터 콜레라 환자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9월까지 무려 616명의 목숨을 앗아간 ‘브로드 가 콜레라 유행’의 시작이었다.


콜레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설사다. 쌀뜨물처럼 보이는 설사를 심하면 하루에 20L 이상 한다. 설사가 쌀뜨물 같은 이유는 소장 내부 조직이 다 벗겨져 나왔기 때문인데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률이 50%가 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영국의 불결한 거리를 묘사한 잡지 삽화.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구가 늘어난 런던은 위생 상태가 매우 불결해 각종 전염병에 취약한 상태였다. 위키미디어 제공
영국의 불결한 거리를 묘사한 잡지 삽화.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인구가 늘어난 런던은 위생 상태가 매우 불결해 각종 전염병에 취약한 상태였다. 위키미디어 제공

19세기만 하더라도 콜레라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다수 의사들은 나쁜 공기에서 나오는 ‘독기’가 원인이라 생각했다. 런던의 의사였던 존 스노는 콜레라의 원인을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9월 초 존 스노는 동네 교회의 부목사였던 헨리 화이트헤드와 함께 환자의 집을 방문하며 환자가 감염 전 어떤 활동을 했는지 조사한 ‘감염지도’를 만들었다.

 

존 스노가 직접 그린 브로드 가의 감염지도 부분. 건물마다 몇 명의 환자가 나왔는지 그래프로 나타냈다. 위키미디어 제공
존 스노가 직접 그린 브로드 가의 감염지도 부분. 건물마다 몇 명의 환자가 나왔는지 그래프로 나타냈다. 위키미디어 제공

그 결과 콜레라 환자 대부분이 브로드 가에 있는 펌프에서 물을 마셨다는 결과가 나왔다. 콜레라가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된다는 증거였다. 존 스노는 동네 주민들을 설득해 9월 8일 아침 브로드 가 펌프 손잡이를 떼어냈다. 오염된 물로 콜레라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사건은 이후 ‘존 스노가 펌프 손잡이를 뽑아서 콜레라를 막았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펌프 손잡이를 뽑아서 콜레라가 끝난 것은 아니다. 콜레라 사망자 수는 그전부터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 스노의 행동은 더욱 중요한 결과를 낳았다. 콜레라가 물을 통해 전염된다는 증거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감염지도를 통해 전염병의 원인을 파악하면서 ‘역학’이라는 새로운 의학 분야를 만들어냈다. 이후 존 스노의 감염지도는 전염병 연구의 기본이 되었다. 

 

존 스노 (1813-1858). 위키미디어 제공
존 스노 (1813-1858). 위키미디어 제공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17호(9월 1일 발행). 콜레라를 막으려면 펌프 손잡이를 뽑아라? 존 스노의 ‘감염지도’, 런던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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